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하마스는 가자지구의 저항에서 어떻게 성장했는가?

2021년 휴전 선언 직후 알아크사 사원 앞에서 하마스 깃발을 들고 환호하는 팔레스타인인들 ⓒ출처 Activestills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맞선 저항에서 탄생했다. 하마스라는 이름은 ‘이슬람 저항 운동’의 아랍어 약자에서 유래했다.

하마스는 1987년 제1차 인티파다(항쟁)가 일어났을 때 만들어졌다. 그러나 하마스가 만들어지기 이전 수십 년 동안 그 구성원들은 주로 의료와 복지에 관심을 쏟았다.

제1차 인티파다는 포괄적 평화 협정을 맺는 것을 전제로 1993년에 끝났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중재한 이 협정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이스라엘 정부의 지지를 받았다.

이 협정은 ‘오슬로 협정’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PLO와 그 동맹 세력들은 이스라엘을 인정해 주는 대가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 제한적 통제권을 갖게 됐다.

그러나 핵심 쟁점인 동예루살렘 문제(아랍 구역에 속하지만 이스라엘이 점령 중이다)와 국내외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환권* 문제는 추후에 열릴 “최종 지위 협상”으로 미뤄졌다.

하마스는 이 합의를 거부해 1996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다. 주류 정당인 파타가 새 의회에서 과반을 차지했다.

그 와중에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땅을 계속 빼앗고 정착촌을 확장했다. [1995년에] 미국 상원은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예루살렘 전체를 이스라엘의 수도로 봐야 마땅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마스는 이 기간 동안 환멸을 느낀 사람들의 구심점이 됐다. 하마스는 2000년에 일어난 제2차 인티파다의 중심이었고, 2006년 선거에서 가자지구 의석을 싹쓸이했다.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점령에 격렬히 저항했고 자살 폭탄 테러도 그런 수단의 하나였다.

이후 하마스가 이끌게 된 정부는, 파타가 주도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이 지원한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무너졌다. 그러나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는 여전히 집권당이다.

하마스는 거리의 분노를 배경으로 탄생했지만, 점차 협상으로 끌려들어 왔다. 하마스는 공식적으로는 이스라엘 국가를 인정하지 않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가 나란히 존재할 수 있다는 주장을 서서히 받아들였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영토를 1967년 전쟁 이전으로 복원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는 1948년 나크바(‘재앙’) 때 이스라엘에 빼앗긴 땅을 되찾자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일부 이스라엘 논평가들이 하마스와의 협상을 촉구했던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고향으로 귀환할 권리를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 한, 그 어떤 협상으로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겪는 억압을 해결할 수가 없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동등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을 때만 평화가 찾아올 수 있다.

가자지구는 지붕 없는 감옥이다

하마스가 공격을 시작한 가자지구는 세계 최대의 지붕 없는 감옥이다.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이 공식적으로 장악하고 있지는 않지만 봉쇄와 그로 인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약 230만 명의 사람들이 영국 남부 해안의 와이트 섬 크기만 한 지역[한국의 진도 크기]에 갇혀 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18세 미만이며 3분의 2가 난민이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전쟁 중에 가자지구를 점령했다. 가자지구 사람들은 점령을 고분고분하게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고, 결국 통제에 어려움을 느낀 이스라엘은 2005년 약 7000명의 정착민과 군대를 철수시켰다.

2006년 가자지구 사람들이 하마스를 민주적으로 선출하자 이스라엘은 탄압을 강화했다.

당시 이스라엘 총리의 고문이었던 도브 와이스글라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계획이 하마스 투표에 대한 응징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다이어트 시키려는 것이지, 굶어 죽게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 정권과 함께 지금까지도 가자지구 사람들의 생명을 쥐어짜고 있다. 물품과 사람의 이동은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가자지구는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다.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에는 약 60만 명의 난민이 비좁은 난민 캠프 8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가자지구에는 제곱킬로미터당 5700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런던의 인구 밀도와 매우 비슷하지만, [수도] 가자 시티의 인구 밀도는 9000명이 넘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 공격과 폭격을 주기적으로 벌이고 그때마다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 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2014년 6주 동안 공격을 퍼부으며 22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사람을 살해했고 그중 500명은 어린이였다.

당시 공격으로 14만 채의 주택이 파괴되거나 피해를 입었다. 2012년 유엔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하지 않으면 2020년경에는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곳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시한으로부터 3년이 지났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10월 둘째 주에 가자지구 지상군 침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그럴 경우 이스라엘은 자신을 거부하는 주민들을 억눌려야 하는 문제에 또다시 봉착할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레바논의 헤즈볼라나 이란의 지원을 받는 세력과 더 큰 전쟁을 벌여야 할 가능성도 경계할 것이다.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을 패배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