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받는 대중적 지지의 원천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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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은 매우 잔인하고 수많은 인명을 앗아 가고 있지만, 대체로 신중하고 느리게 전개되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과 대결하는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광범한 지지를 받고 수만 명의 전사를 보유하고 있음을 이스라엘 군과 정부가 알기 때문이다.
“하마스”라는 이름은 아랍어로 “열심”이라는 뜻이다. 하마스는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최다 득표해 가자지구를 통치하게 됐다.
하마스는 전체 132석 중 73석을 획득했다.
하마스는 어린이집, 무료 급식소, 도서관, 스포츠 클럽, TV 채널, 아동 잡지를 운영한다.
그런 서비스는 이스라엘의 점령 때문에 굶주리고 억압받고 살해되는 평범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삶에 필요한 것들을 제공한다.
하마스의 창설은 ‘무슬림형제단’으로 알려진 이슬람주의 정치 단체들이 중동에서 부상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팔레스타인에서 무슬림형제단은 1946년에 창설됐다.
평범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의식에 조응하고 그들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 하마스는 창설 이래 여러 차례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이론·이데올로기·정치적 주장을 조정했다.
하마스는 제1차 인티파다 와중에 작성한 1988년 강령 문서에서 자신의 목표를 제시했다.
하마스의 정치적 경쟁자들은 여전히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모색하고, 제국주의 국가들이 중재하는 협상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마스는 비타협적 투쟁을 강조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파괴와 시온주의에 맞선 성전聖戰을 촉구하고,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포함한 ‘평화협정’들을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마스의 최초 강령 문서에는 팔레스타인을 이슬람 국가로 만든다는 목표도 포함돼 있었다. 유대인에 대한 폭력을 촉구하는 유대인 혐오적 구절도 있었다.
그러나 하마스는 자신의 주장이 팔레스타인 대중의 의식에 조응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들면 입장을 조정했다. 결국 2017년에 강령 문서를 개정했다.
팔레스타인을 이슬람 국가로 만들겠다는 수사는 삭제됐다. 이는 하마스가 오로지 종교적인 사회를 수립하려고만 한다고 우려하는 세속적 팔레스타인인들을 염두에 둔 수정이었다. 하마스는 2006년 내각을 꾸릴 때 기독교인도 한 명 포함시켰다.
또, 2017년 개정 강령은 하마스의 투쟁이 “시온주의 프로젝트”에 맞선 것이지 유대인에 맞선 종교적 대결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하마스는 유대인을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적으로 삼고 싸우는 게 아니라, 팔레스타인을 점령한 시온주의자들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오히려 시온주의자들이야말로 자신의 식민 점령 프로젝트와 불법 단체[이스라엘 국가]를 유대교·유대인과 끊임없이 동일시한다.”
하마스의 최초 강령 문서는 운동 내에서 여성이 해야 할 구실을 자녀 양육으로 한정했다. 이 대목은 2017년 개정 때 삭제됐다.
2021년 자밀라 알샨티는 여성 최초로 하마스 정치국원에 임명됐다. 하마스 여성 회원들이 수십 년 동안 압력을 넣은 결과였다.
하마스 지도부가 마지못해 그 압력에 응한 것이기는 하지만, 알샨티는 여성이 정치국원 선출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정치국원으로 뽑힐 수 있었다.
2017년 개정 강령은 한 가지 중대한 후퇴를 했다. 팔레스타인 국가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이스라엘 국가의 존재를 함축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PLO의 전략적 실패가 하마스 부상의 주요인이다
2006년 하마스의 팔레스타인 총선 승리는 파타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에 대한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를 표현했다.
1993년 오슬로 협정 이래 점령지 팔레스타인인들의 처지는 악화 일로를 걸었다. 빈곤과 고통, 이스라엘 국가의 억압이 더 심해졌다.
집권당 파타와 그 지도자들에 대한 불만이 일정한 시간에 걸쳐 누적됐다. 그들은 그전까지 50년 넘게 팔레스타인인들을 대표했던 세력이었다. 파타는 오슬로 협정을 체결하면서 타협이 실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약속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을 설득했다.
협상으로 팔레스타인 국가를 얻어 내려는 파타의 시도는 오히려 이스라엘에게 아파르트헤이트[인종 분리] 체제를 굳힐 더 많은 기회를 줬고, 그 결과 평범한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과 고난은 더 깊어졌다.
파타와 달리 하마스는 평범한 팔레스타인인들의 목소리를 훨씬 더 분명히 대변하며 오슬로 협정이 사기라고 분명하게 주장했다.
점점 파타 지도자들의 이해관계와 목표는 평범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익과 동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많은 사람들이 파타 지도자들의 부패에 신물을 냈다. 그런 지도자들의 하나로 가자지구 보안군 전 수장 무함마드 다흘란이 있다.
1997년 다흘란은 가자지구 북동부 카니 검문소의 화물 터미널에서 걷은 세금을 개인 계좌로 착복한 것이 폭로돼 부패 스캔들에 휩싸였다.
평범한 팔레스타인인들은 파타 지도자들의 계급적 이해관계가 자신과 매우 다르다는 것을 점차 알게 됐다.
하마스를 비롯해 중동 전역에서 이슬람주의 정치 단체들이 성장한 것은 스탈린주의의 영향을 받은 주요 좌파 정당들이 1960년대 이래 실패를 거듭한 결과이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계략으로 하마스가 성장했다고?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부상하도록 돈을 댔나? 간혹 이런 주장은 하마스가 그저 시온주의자들의 책략으로 생겨났고 지금도 그것이 하마스의 본질임을 뒷받침하려고 제시된다.
1980년대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정을 이끌었던 이스라엘군 준장 이츠하크 세게브는, 하마스 등의 이슬람주의 단체들이 세속적 PLO와 파타는 물론 좌파 조직들에도 대항하는 “균형추” 구실을 할 수 있다고 〈뉴욕 타임스〉에 말했다.
세게브는 이스라엘이 모스크에 기부금을 냈다고 말했다.
이것이 PLO에 대항하는 정치적 대안을 만들어 내려는 이스라엘의 계략이었다면, 지금 그 계략은 어마어마한 역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이스라엘은 오늘날 하마스가 받는 광범한 대중적 지지를 결코 돈으로 살 수 없었을 것이다. 현재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에 부역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그 수장 마무드 아바스를 지원하는 데에 훨씬 열심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때때로 이스라엘과 충돌할지는 몰라도, 투쟁적인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을 단속하는 데서 핵심 구실을 한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보안군은 지난달 여러 차례 시위 참가자들을 폭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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