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지상전 개시 규탄 긴급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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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에 더 많이 모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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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오후 12시 30분 주한 이스라엘대사관이 위치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이스라엘의 전면적 지상군 침공을 규탄하는 긴급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이스라엘의 전면적 지상군 침공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10월 30일, 28개 단체가 긴급하게 모여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데 이어, 오늘 집회와 행진을 연 것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월 28일(현지 시각)부터 지상군 침공을 전면화해 팔레스타인에 야만적 공격을 퍼붓고 있다. 어제(10월 31일)만 하더라도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 캠프에 수천 킬로그램의 폭탄을 퍼부어 팔레스타인인 수백 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잔혹한 학살과 점령은 전 세계적 저항과 비난에 직면해 있다.
평일 낮 시간, 긴급하게 열린 오늘 집회와 행진에도 150여 명이 모여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드높였다.
팔레스타인인·이집트인들을 비롯한 아랍인들과 한국인들이 함께했고, 집회의 모든 발언은 아랍어-한국어 통역이 제공됐다.
첫 발언에 나선 이집트인 하산 씨는 친서방 언론들이 진실을 가리려 하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의 용기 있는 투쟁과 세계 곳곳의 연대 행동으로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인내와 희생을 보고 워싱턴, 뉴욕, 파리, 로테르담, 오슬로, 한국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금 팔레스타인인들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인내가 무엇인지, 희생이 무엇인지, 그리고 강자에 맞서는 용기가 무엇인지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런 희생과 투쟁을 통해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벌여 온 강미령 씨(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소속)도 발언에 나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더 많이 나서자고 호소했다.
“75년 동안 수시로 학살을 자행한 이스라엘이 방위권을 운운하는 것은 역겨운 위선입니다. 강탈국가 이스라엘에게는 그럴 권리가 없습니다.
“최근 뉴욕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유대인들이 거대한 시위를 벌여 지하철을 멈춰 세웠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아랍 전 지역과 지난 2주간 세계 각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를 보고 힘을 느꼈습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이런 아랍 지역과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입니다. 이들은 우리의 저항을 부수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것입니다!”
오랫동안 이주민 권리와 인권을 위해 활동해 온 차미경 ‘아시아의친구들’ 대표는 이번 전쟁이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에 의해 고통받아 왔음을 지적하며 이스라엘이 식민 점령 체제임을 강조했다.
“언론을 접하면 항상 똑같은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아는 팔레스타인 문제는, 이번 폭력이 가자지구의 공격으로부터 시작된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에 의한 피해 이전부터 가자지구 주민의 80퍼센트는 생존을 위해 국제사회의 원조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인구의 50퍼센트 이상이 실업 상태였습니다. 전쟁 전에도 팔레스타인 민중은 병원의 필요한 물품과 의약품 40퍼센트가 부족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깨끗한 식수를 마시지 못하고 한계점에 도달해 있었습니다. 70년 넘게 이스라엘이 자행한 반인륜적 범죄의 증거입니다.”
이집트인 여성 미나 씨도 팔레스타인의 이웃나라 사람으로서 “이스라엘의 범죄를 똑똑히 봐 왔다”며 강탈과 학살 범죄를 자행해 온 것은 바로 이스라엘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은 이번 전쟁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에서 시작됐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전쟁은 1948년 이스라엘이 나크바를 저지르면서 시작된 것입니다.”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의 김승호 대표는 식민 지배와 그에 맞선 저항 사이에서 양비론을 취해선 안 된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에 함께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이 1920년대 일제에 맞선 독립군들의 저항과 같다고 말했다. 최근 김 대표는 “이스라엘 규탄” 몸벽보를 하고 광화문역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일제에 맞서 무장 투쟁을 한] 홍범도 장군과 일본 제국주의 사이에서 중간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양심이 있다면 분명한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지배자를 규탄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항하는 사람과 연대하고 그들을 지지해야 합니다.”
팔레스타인과 하마스의 저항을 분명하게 옹호한 김승호 대표의 연설을 듣던 한 아랍인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펼쳐 들고 김 대표 옆에 서며 지지를 보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광화문역 사거리와 종각역 인근을 활기차게 행진하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알렸다. 이스라엘대사관 인근을 지날 때에는 멈춰 서서 분노와 야유의 함성을 퍼부었다.
광화문과 종각 일대에 점심 식사를 위해 거리에 나온 직장인들이 이날 집회와 행진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이날 사회자는 가자지구의 주민과 통화로 연결해 집회에서 팔레스타인 현지의 목소리를 전하려 시도했지만, 이스라엘의 폭격과 봉쇄로 가자지구의 통신이 두절돼 그럴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늘의 시위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고립시킬 수 없다는 증거”라며 이스라엘의 가자 폭격과 봉쇄에 맞서 더 많이 모이자고 호소했다.
이스라엘 규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행진은 오는 11월 4일(토) 오후 3시에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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