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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타리크 알리가 말하다:
“베트남, 알제리, 하마스: 해방 운동은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아래는 영국의 혁명적 좌파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가 10월 26일 런던에서 주최한 강연에서 타리크 알리가 연설한 내용의 일부다. 600석 강당을 가득 메운 이날 강연에서는 가자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연설한 팔레스타인인 라파트 알라레, 저명한 유대인 역사가 일란 파페, 아일랜드 ‘이윤보다 인간을’(PBP) 소속 국회의원 리처드 보이드 배럿, 유대계 청년 사회주의자이자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 활동가 소피아 비치가 타리크 알리와 함께 연설했다.

타리크 알리는 영국령 인도(오늘날의 파키스탄) 출신으로 저명한 반전 운동가이자 《뉴 레프트 리뷰》의 편집자였다. 존 레논의 곡 ‘Power to the People’의 직접적 영감을 준 인물이기도 하다.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을 다룬 《근본주의의 충돌》(미토), 그 자신이 주요 인사로 참여한 1968년 저항 운동을 다룬 《1968》(삼인) 등 그의 책 다수가 국내에도 번역돼 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땅에 들어가서 이스라엘인들에게 “우리가 왔다, 우리 땅에서 나가라, 봉쇄를 해제하라” 하고 말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사실 매우 기뻤습니다. 물론 어디서든 민간인이 죽는다는 것이 기쁘지는 않았죠.

그때 저는 베트남 전쟁이 떠올랐습니다. [베트남 저항 세력이] 당시 미국이 장악하고 있던 사이공의 한 카페를 폭격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베트남인들은 이렇게 응수했습니다. “그래, 우리가 했다. 우리가 터뜨린 곳은 모두 미군이 사용하던 곳이다. 우리도 민간인을 죽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런 폭격은 미국이 베트남을 떠나야 중단될 것이다.”

타리크 알리 ⓒ출처 멕시코시티 문화부

알제리 전쟁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알제리 전투》를 권하고 싶은데요. 반제국주의를 다룬 가장 뛰어난 서구 영화 중 하나입니다. 이 영화는 민족 해방 운동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 줍니다.

영화에서, 한 저항 세력 투사에게 왜 카페를 폭격해 프랑스인 가족들을 살해했냐고 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전사는 프랑스가 [저항 세력에게] 공군을 지원해 준다면 폭격이 더 정확해질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모든 해방 운동이 이런 비난을 받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동등한 관계가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무장시킨 핵무기 보유국입니다. 서방 강대국들은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가리지 않고 어디든 언제나 폭격할 수 있게 허락해 줬습니다.

그런데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이 처음으로 반격을 하려 하자, [이에 대한 서방 강대국들의 반응은] 비난 일변도였습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이집트 카이로, 모로코 라바트의 거리에서는 그런 비난이 전혀 없었습니다.

요르단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요르단 국왕과 왕비가 오늘날 서방 정치인한테서는 결코 들을 수 없는 내용으로 공개 연설을 했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포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다름 아닌 요르단 전제 군주가 이런 말을 한 것입니다. 그들은 요르단 수도 암만 거리에서 시위를 벌인 50만 명의 꽁무니를 좇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에 매수된 국가들, 특히 이집트의 엘시시는 자기 미래가 미국의 돈에 달려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집트 군대는 매수됐기 때문에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있습니다.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인종 학살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요, 이것이 20세기 최대 규모의 인종 학살인 벨기에의 콩고인 학살과 같은 규모의 인종 학살은 아니죠. 제1차세계대전 당시 [오스만투르크 제국이 자행한] 아르메니아인 학살과 같은 인종 학살도 아닙니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이 인종 학살된 홀로코스트와 비슷한 정도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팔레스타인인 살해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인종 학살입니다. 명심하세요. 우리 정치인들도 모두 그걸 압니다. 부정할 수가 없죠. 하지만 그들은 뭐 어쩌겠냐고 합니다.

학살을 어떻게 끝낼 수 있는지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1957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수많은 잔학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당시 미국 대통령 아이젠하워는 이스라엘을 불러 이렇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2주 안에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라. 그러지 않으면 이스라엘에 제재를 부과하겠다.” 이스라엘은 철수했습니다. 미국이 없으면 이스라엘이 전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은 전쟁을 멈출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이스라엘이 미국에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이죠.

지금 거리에서 행진하는 수십만 명의 사람들은 정치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를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다. 우리는 거리에서 시위할 것이다.” 이것이 노동당에 남은 몇 안 되는 괜찮은 사람들이 유대인 혐오라는 터무니없는 비난에 굴복해서는 안 되는 까닭입니다. 저는 우리가 [노동당 대표 키어 스타머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 지지를 당론으로 삼은 것에 항의해] 노동당을 탈당한 지방의원들에게 연대를 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 세계에서 투쟁이 계속될 것입니다. 저는 팔레스타인 당국에 이스라엘과의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지금이 그들과 결별할 기회입니다. 네타냐후와 그 정부에 속한 노골적인 파시스트들과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고 하세요.

그들이 가자지구 봉쇄를 끝낼 때까지 대화하지 않겠다고 말하세요. 이스라엘에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당신은 우리를 말살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죽기를 거부하고 계속 나아갈 것이며,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우리를 말살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죽기를 거부하고 계속 나아갈 것입니다” ⓒ출처 Activesti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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