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고위 인사가 이스라엘의 노골적 인종 학살 의도를 비판하며 사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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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장관 출신 집권당 국회의원이 ‘가자지구를 지워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11월 1일 수요일, 얼마 전까지 장관을 지낸 이스라엘 집권당 리쿠드당의 한 국회의원이 가자지구 전체를 지구상에서 지워 버려야 한다고 재촉했다. 그녀는 가자지구 전체를 “쓸어버려야” 한다고 했다.
2주 전까지 이스라엘 공공외교부 장관을 지낸 갈리트 디스텔 아트바르얀이 페이스북에 게시한 내용이다. 아트바르얀은 내부 논란을 모두 끝내고 가자지구의 “괴물들”에 집중하자고 이스라엘인들에게 촉구했다.
아트바르얀은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에 분개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 에너지를 한곳으로 모아라. 가자지구를 지구상에서 지워 버리는 데에 말이다.” 그러면서 이런 바람을 덧붙였다. “가자지구의 괴물들은 남쪽 국경으로 날아가 이집트 영토로 넘어가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죽을 것이다. 가자지구를 지워 버려야 한다.”
그녀의 바람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 상당수(혹은 전부)를 이집트의 시나이 사막으로 내몰겠다는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의 오랜 희망 사항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번 주 이스라엘 언론들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네트워크에서 유출된 보고서를 공개했다. 그 보고서에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일단 임시 수용소로 내몬 후 시나이 북부의 도시로 영구히 내몰겠다는 계획이 나와 있다.
작성일이 10월 13일로 돼 있는 그 문서에는 이집트 영토 안에 폭이 수 킬로미터인 “불모지”를 완충 지대로 두는 계획도 들어 있다. 이스라엘 정보부는 이 문서가 진짜임을 시인했다.
하지만 이집트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이집트 영토로 추방하는 데에 거듭 반대해 왔다. 이집트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는 이번 주 초 미국 대통령 바이든과의 통화에서도 자신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엘시시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집트에서 혁명 과정을 다시 촉발할까 봐 두려워한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1700억 달러에 이르는 이집트의 국가 부채 부담을 덜어 주겠다고 나서면 엘시시의 어조는 바뀔 수도 있다.
중동 전문 언론 ‘미들이스트 아이’는 이와 유사한 계획이 수년 전부터 세워졌다고 상세히 보도했다. “‘대(大)가자 계획’은 2014년에 이스라엘·이집트 언론에 유출돼 처음 알려졌다. 이는 엘시시를 압박하려는 움직임이었던 듯하지만, 최근에는 미국의 지지 속에서 준비됐다.
“이집트인들과 팔레스타인인들의 우려가 커지던 와중에, 2011년까지 이집트를 통치했던 호스니 무바라크의 한 측근은 이미 2007년에 당시 미국 조지 W 부시 정부가 그 계획을 받아들이라고 무바라크를 압박했다고 시인했다.”
시나이 사막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을 추방한다는 계획은 1948년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살던 곳에서 쫓아낸 일을 훨씬 큰 규모로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그때처럼 이번에도 이런 일은 죽음과 공포를 통해 이뤄질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다이너마이트·소총 수준이 아니라 F-16 전투기와 대포를 동원할 것이다.
이미 벌어지고 있는 참상의 규모가 크다는 점은 이번 주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뉴욕사무소장직에서 사임한 크레이그 모키버가 강력하게 비판했다.
모키버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군사 행동이 “전형적인 인종 학살”이라고 했다. 모키버는 이렇게 지적했다. “유럽에서 온 종족-민족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에서 벌이는 정착자 식민 프로젝트가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 마지막 남은 팔레스타인 원주민의 파멸을 가속화하는 단계 말이다.
“더구나 미국, 영국, 대부분의 유럽 정부들은 이 끔찍한 공격에 한껏 공모하고 있다.”
모키버는 미국 정부와 영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적극적으로 무기를 공급하고, 경제·첩보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들이 “이스라엘의 잔학 행위를 정치적·외교적으로 덮어 주고 있다”고도 했다.
모키버는 “‘두 국가 방안’이라는 주문은 유엔 내부에서 공공연한 농담거리가 됐다”고 폭로했다.
이후 모키버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종 학살을 입증하는 데서 보통 가장 어려운 부분은 의도다. 특정 집단 전체나 일부를 절멸시키고자 한다는 의도가 드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경우 총리, 대통령, 내각 고위 인사들, 군부 지도자들 등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이 노골적이고 공공연하게 그런 의도를 밝혀 왔다. 지금 이스라엘이 벌이는 일이 인종 학살임을 증명하는 것은 매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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