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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조사팀의 하마스 성범죄 주장:
이스라엘 국가가 제공한 정보에 따른 것일 뿐

3월 4일 유엔 특사인 프라밀라 패튼이 이끄는 조사팀이 보고서를 내어, 지난해 10월 7일 공격 당시 하마스가 여성들을 조직적으로 성폭행했다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는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측이 자행한 성범죄 혐의 보고가 일부 포함됐으나, 압도적인 강조점은 하마스의 성범죄 문제를 다루는 데 있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특사 팀의 보고서는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그리고 혐의가 입증됐다고 보기에 조사 과정에 문제들이 있다.

조사팀은 애초 이스라엘 정부의 요청으로 이스라엘에 방문했고, 모든 활동은 “이스라엘 정부의 전폭적인 협조하”에 이뤄졌다. 조사팀은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과 33차례의 미팅을 가졌다. 그리고 노바 음악 축제 현장 등 현장 방문도 모두 이스라엘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조사팀은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폭행 피해자들”을 “한 명도” 직접 만나지 못했고, 하마스의 성범죄를 입증할 법의학적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웠음도 인정한다.

그래서 조사팀의 보고서를 보면, 그들이 수집한 정보는 “대부분 이스라엘 국가기관들이 제공했다.” 그래서 그런 정보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음을 의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팀은 음악 축제 현장 등 적어도 3곳에서 집단 성범죄가 벌어졌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보고서는 이스라엘 비난 여론 물타기 용이다. 이스라엘에 방문한 유엔 특사 프라밀라 패튼 ⓒ출처 이스라엘 외교부

그러나 보고서를 살펴보면 사건 정황 등 간접적 근거들은 제시돼 있으나 여전히 스모킹 건, 즉 결정적 증거는 없다.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가 조직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진술이나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유엔 보고서도 본질적으로 거기서 한발도 더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하마스는 자신들에게 제기된 집단 성범죄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그리고 그것이 “가자지구 내 인종 학살을 부추기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가 공개되기에 앞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비난은 더 거세지고 있었다. 라파흐에서 벌어지는 학살은 물론이고, 이스라엘군이 구호 차량을 기다리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발포해 적어도 870여 명이 죽거나 다쳤기 때문이다. 또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인 여성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유엔 인권 전문가들의 보고서가 지난달에 나왔다.

이런 일들 직후에 공개된 유엔 특사의 보고서는 ‘10월 7일 공격’의 진실 규명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에 대한 비난 여론을 흐리는 데에만 이용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