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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식량 받으려던 가자 주민 대학살:
구호품 받다 압사당했다는 것은 이스라엘의 거짓말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밀가루 학살”은 이스라엘 국가가 테러를 자행하고 은폐한 전형적 사례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한 다른 학살들 이후에 그랬던 것처럼, 이스라엘의 거짓말은 얼마 지나지 않아 들통나고 있다.

3월 2일 토요일 현재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는 최소 155명에 이르렀다. 이 수치는 시신을 계속 수습하는 와중에 집계된 것이니 최종 수치는 더 늘 수 있다.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굶주린 팔레스타인인이 최소 155명 사망했다 ⓒ출처 알자지라 방송

이스라엘군은 700명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부상을 입혔다. 이스라엘군은 2월 29일 목요일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 있는 나불시 교차로에서 구호 식량을 기다리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발포했다.

이스라엘은 자기 입장을 고쳐 가며 자신의 범죄 행위를 은폐하려 했다. 그리고 미국·영국과 주류 언론들이 이를 비호했다.

2월 29일 목요일 새벽, 식량이 절박한 팔레스타인인 수백 명이 가자시티 하룬 알라시드가(街)로 모여들었다. 밀가루를 실은 구호 트럭의 진입이 허용됐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내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해당 지역으로 구호 물자를 반입하는 것을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인들이 구호 트럭에서 밀가루 포대를 내리려 할 때,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발포했다. 거리가 피로 물들었다.

학살 생존자들은 이스라엘군이 총과 탱크로 사람들을 쏘고 탱크로 깔아 뭉갰다고 전했다. 한 생존자는 알자지라에 이렇게 전했다. “구호 물자를 좀 얻으려고 여기 왔어요. 저는 어제 정오부터 기다리고 있었어요.

“새벽 네 시 반쯤, 트럭이 진입하기 시작했어요. 바로 그때 이스라엘인들이 우리에게 마구 총을 쏘기 시작했어요. 마치 매복 공격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구호 트럭에 다가가자, 이스라엘군 탱크와 전투기가 우리에게 발포하기 시작했어요.”

또 다른 생존자 마무드 이브라힘 압델 살렘 오바이드는 이렇게 전했다. “극심한 굶주림 때문에 저는 처음으로 구호품을 받으러 갔어요. 제가 본 바로는, 알라시드가(街)에 주둔해 있던 탱크 쪽으로 아무도 접근하지 않았어요.

“저는 첫 번째 트럭에서 구호품을 꺼냈어요. 그러고 뒤로 돌았을 때 저는 탱크에서 쏜 총탄 두 발을 맞았어요. 한 발은 등에, 다른 한 발은 손에 맞았죠.”

또 다른 생존자 아티야 압델 파타는 이렇게 전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트럭이 진입하자 사람들은 트럭에 다가가 구호품을 내리기 시작했어요. 그 뒤 세 번째와 네 번째 트럭이 들어오자 점령군이 총을 쏘기 시작했어요.

“저는 구호품을 챙기고 집으로 돌아가려 했어요. 그러다 등에 총을 한 발 맞았어요. 그때 저는 이스라엘군 탱크에서 700미터쯤 떨어져 있었어요.”

‘밀가루 학살’의 책임을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에 돌리려 하는 이스라엘측 선전 책동가 마크 레게브 ⓒ출처 Middle East Monitor

처음에 이스라엘 국가는 사망자 대부분이 구호품에 몰려들었다가 압사한 것이라며 팔레스타인인들을 탓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렇게 주장했다. “오늘 이른 아침 가자지구 북부에 구호 물자를 실은 트럭이 진입하던 중 가자지구 주민들이 트럭을 포위하고 트럭에 실린 구호품을 약탈했다.

“그 과정에서 가자지구 주민 수십 명이 밀리고 밟혀 부상을 입었다.”

이는 금세 거짓말로 드러났다. 사상자 대부분을 수습한 알아와다 병원의 원장 서리 모하메드 살하 박사는 환자 대부분이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살하 박사는 알아와다 병원으로 후송된 부상자 176명 중 142명이 총상을 입었고 34명이 군중 압착 때문인 듯한 부상을 입었다고 AP 통신에 전했다.

카멜 아드완 병원의 원장 후삼 아부 사피이야 씨는 사상자 대다수가 머리·목·가슴에 총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학살 장면을 담은 영상이 SNS에 쏟아져 나오자, 이스라엘군은 발포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그것이 질서 유지 목적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피터 러너는 영국 방송 채널4 뉴스에 나와 이렇게 주장했다. “폭도들이 후송 차량에 몰려들었고, 어느 시점에서 [이스라엘군은 그들을] 저지했다.

“후송대를 호위하던 탱크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밟히는 것을 목격했고, 폭도들을 해산시키려고 신중하게 몇 차례 경고 사격을 했다.”

발포 사실을 어쩔 수 없이 시인한 후,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의 특별 보좌관 마크 레게브는 이스라엘군이 학살에 일절 연루되지 않았다고 시사했다. “구호 트럭이 인파에 둘러싸인 사건 당시 총격이 있긴 했지만, 총을 쏜 것은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들이었다.

“발포한 것이 하마스인지 다른 집단인지는 모른다.”

레게브는 이스라엘이 학살에 연루돼 있지 않고 심지어 당시 현장에 있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국도 이 학살의 야만성을 부인하고 싶어한다. 2월 29일 목요일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 대표들은 이 학살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유엔 안보리 성명 발표를 가로막았다.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 리야드 만수르는 유엔 안보리에서 오직 미국만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유엔 주재 미국 부대사 로버트 우드는 “현장 상황에 대한 모든 사실 관계를 듣지 못한 문제” 때문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은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을 규탄하거나 가자지구 휴전을 촉구하는 안보리 결의안 통과를 다섯 번째로 가로막았다.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 유엔 팔레스타인 인권사무소는 “절실하게 필요한 구호품을 받으려고 모여든 사람들에게 발포한 사건이 최소 14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사건들은 1월 중순에서 2월 말 사이에 살라흐 알딘가(街) 쿠웨이트 교차로와 나불시 교차로에서 벌어졌다.

유엔은 “이 사건들 대부분이” 사상자가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택한 전쟁 수행 수단·방법들은 인도적 재앙을 낳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는 또다시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스라엘을 후원하는 제국주의자들은 학살 은폐를 돕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