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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팔레스타인인 학자 가다 카르미 인터뷰:
“단일 국가로만 팔레스타인 해방이 실현될 수 있다”

가다 카르미는 예루살렘에서 태어났다. 1948년 인종청소에 의한 이스라엘의 건국으로 그녀의 가족은 망명을 떠나야 했다. 그 후 그녀는 중요한 팔레스타인 출신 저술가이자 활동가가 됐다. 가다 카르미는 왜 역사적 팔레스타인 땅에 비종교적 단일 민주 국가를 세우는 것만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염원을 실현할 유일한 길인지 설명한다.

가다 카르미

두 국가 방안, 즉 유대 국가와 팔레스타인 국가가 역사적 팔레스타인 땅을 나눠 갖는 방안에는 어떤 문제가 있나?

두 국가 방안의 첫 번째 문제점은 실현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수십 년 동안 논의돼 왔지만 거기서 이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왜 그랬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 쟁점이 있다. 팔레스타인 국가는 지리적으로 어디에 위치하게 되는가?

지도를 펴서 서안지구를 보면 마치 얽은 자국처럼 유대인 정착지들이 온통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지지자들이 이 유대인 정착지를 치워서 그 땅을 비우겠다고 약속하지 않는 한, 두 국가 방안은 실행될 수 없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그런 약속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설령 그 모든 유대인 정착지를 철수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두 국가 방안은 문제가 많다. 부정의하기 때문이다. 그 방안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인들은 원래 팔레스타인 땅의 5분의 1을 가져가고, 이스라엘은 5분의 4를 갖게 된다. 75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영토의 20퍼센트(서안지구, 가자지구, 동예루살렘)면 충분하고, 나머지 80퍼센트는 700만 유대계 이스라엘인들에게 주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적으로 부정의하다. 심지어 앞서 말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수는 유엔 난민 캠프에 살고 있는 500만~600만 명의 난민을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그들 또한 팔레스타인인이다. 그리고 나처럼 아예 먼 나라로 쫓겨난 사람들도 200만~300만 명이 있고, 그들도 고향으로 돌아갈 권리가 있다.

두 국가 방안은 사실상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너희 팔레스타인인들은 모두 그 좁은 곳에 비좁게 모여 살아라. 거기에 모두가 들어갈 수 없다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두 국가 방안은 애초에 해법일 수 없었다. 그래서 전혀 실현되지 않은 것이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서는 이미 오늘날 역사적 팔레스타인 전역을 지배하고 있는 시온주의 국가를 끝장내야 한다

당신은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를 아우르는 비종교적인 단일 민주 국가를 제안했다. 그런 국가는 어떻게 운영될까?

비종교적인 민주 국가에서 시민의 권리는 특정 민족이나 종교 집단의 구성원인지의 여부에 달려 있지 않다. 시민들은 인종이나 종교와 관계없이, 그리고 집단이 아닌 개인으로서 법 앞에 평등할 것이다.

이렇게 시민을 정의하면 누가 이스라엘 유대인 공동체에 속하는지를 둘러싼 갈등도 피할 수 있다. 유대인은 동질적 집단이 아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는가? 모로코, 에티오피아, 미국처럼 문화적으로 다양한 장소에서 온 사람들을 포함하고 러시아에서 온 유대인들도 상당수 있는데 말이다.

따라서, 비종교적 국가는 현지의 다문화적인 현실을 더 충실하게 반영하고, 상이한 문화들이 어우러진 가운데 팔레스타인인들이 더 자연스럽게 구성원으로 합류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비종교적 국가는 아랍과 이슬람 사회에서 오랫동안 익숙한 전통에도 더 잘 부합할 것이다. 바로 다원주의와 상호 교류, 자신들과 접촉하는 타종족과 타종교에 대한 관용의 전통이다. 이러한 전통은 이슬람 제국의 전성기뿐 아니라 비교적 근래까지도 이어졌던 것이다.

15세기 스페인에서 박해를 피해 도망쳐 온 유대인들은 이슬람 제국인 오스만 제국에 정착해 번영을 누렸다. 현대에도 종교적 소수자들은 심지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과 시리아의 알라위파 정권 같은 전체주의 정권하에서도 평등을 누렸다.

팔레스타인 사회는 유럽 유대인의 대량 이민으로 시온주의라는 배타적 신조가 관철되기 전까지 무슬림, 그리스도인, 유대인뿐 아니라 아르메니아인, 체르케스인, 유럽인 등이 성공적으로 어우러진 사회였다. 비종교적 국가에서 종교 관례와 사회 관습은 사적인 영역의 일에 머물고 국가 정책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

많은 아랍인들이 “비종교적”*라는 단어가 “무신론”을 의미한다고 우려하며 비종교적 단일 국가에 반대했다. 그러나 비종교적이라는 말은 교회와 국가의 분리를 뜻할 뿐이다. 비종교적 민주주의는 사람들이 서로와 국가에 대한 소속감을 통해 공통의 민족 정체성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우월주의 사상, 종족이나 인종에 따른 제도적 차별, 전 국토에 대한 배타적 소유 의식이 억제되고 아주 점진적일지라도 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바라건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이러한 공존 속에서 새로운 정체성이 발전해 종족 등에 따른 과거의 분열적인 규정을 영구적으로 대체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목표는 시온주의와 정면충돌할 것이고 시온주의의 종말을 고할 것이다.

그 모든 얘기가 이상적으로 들리기는 하지만 그런 국가의 수립이 실제로는 유혈 사태를 낳을 것이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 않은가?

비종교적 단일 민주 국가라는 방안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해결책을 둘러싼 기존의 고착화된 입장과 관념을 크게 거스르는 것이다. 전 세계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이라는 관념에 문화적·심리적으로 의존하고, 서방이 이러한 의존을 조장하는 데에 중독돼 있다는 사실도 커다란 장애물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단일 국가 수립이 함축하는 유대인 국가의 종말이 감히 상상해서는 안 되는 전망이 된 것은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자신의 진정한 역사를 부정해 온 것을 배경으로 한다. 이스라엘의 건국 과정과 그 결과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가해진 불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지난 세기 거의 내내 겪은 고통을 이스라엘은 오랫동안 부인해 왔다.

이런 역사 부정과 불의에 대한 응징에서 자유로운 처지를 통해 이스라엘 유대인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대가를 치르지 않고도 정착자 식민 지배 프로젝트의 특권을 누릴 수 있었다. 이런 특권과, 정착자 식민 지배 프로젝트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아랍계 차별은 포기하기 어려운 것일 것이다.

유대인을 우대하는 체계적인 차별은 유대 국가와 그 산하 기구들에 구조적으로 얽혀 있다. 이 끔찍한 갈등이 ‘단일 국가 종착점’(“해법”이라고 부르지는 못하겠다)으로 귀결되는 과정이 순조로울 것이라거나 모든 사람이 갑자기 서로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우리가 처한 현실을 봐야 한다. 어떤 원주민도 결코 원치 않았을 상황이 벌어졌다. 정착자 식민지가 팔레스타인 원주민의 고향에 들어서 있다.

이상적인 해결책은 없다. 출발점부터가 이상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출발점부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 외부로부터 강요된 것이다. 나의 제안은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것이다.

유일하게 인간적이고,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은 이런 것이다. ‘여기 우리 땅에 정착자 식민지가 있는데, 이제는 식민지를 없애고 땅을 같이 공유하자.’ 이를 위해서는 귀환할 권리, 즉 추방당하고 고향을 강탈당한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이 자신이 태어나고 살던 땅으로 돌아갈 수 있는 권리가 필수적이다. 이것은 근본적 권리이다.

어떤 조건들이 충족돼야 비종교적 단일 민주 국가가 가능해질까?

이스라엘의 지배하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은 대부분 아무런 권리도 없다. 이 팔레스타인인들이 동등한 권리를 요구하는 거대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투쟁과 비슷할 것이다.

같은 공간에 사는 사람들이 동등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일 뿐 아니라 이전의 익숙한 역사적 갈등의 선례가 있다. 물론, 이러한 운동은 비폭력적일 것이다. 이는 통치권자(현재로서는 이스라엘 국가이다)를 향해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시민권을 부여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시민권 부여 대상에는 가자지구, 서안지구, 동예루살렘 거주민들도 포함된다. 그들은 현재 어떤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서 거대한 운동이 일어나 이렇게 요구해야 한다. “좋다. 너희가 이 땅의 지배자이고 주권을 가진 정부라면, 우리는 너희가 지배하는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권리를 요구한다.” 이것은 전적으로 합리적인 요구다.

만약 이스라엘이 “아니, 그 대신 우리는 너희를 죽일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런 대응 자체가 중요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로 인해 이전까지 가려진 여러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이스라엘이 물러서서 모든 팔레스타인인에게 동등한 권리를 부여한다면 그것은 시온주의의 종말을 뜻할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일이 평화롭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이스라엘의 억압의 주기와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이 거듭되는 가운데 성취될 것이다.

이 억압의 주기는 갈수록 더 잔혹하고, 더 유혈 낭자해질 것이다. 그 원인은 이 분쟁의 본질이 억압적인 정권이 피통치자들의 저항을 억누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때가 얼마나 멀거나 가까운지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결국 저항이 승리할 것이다. 아무리 억압적인 정권이라 하더라도 그 같은 방식을 지속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프랑스령 알제리, 처음에는 프랑스 다음에는 미국에 맞섰던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아프리카에서 대영제국의 몰락 등 많은 역사적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는 매우 중요한 점이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들을 이집트로, 서안지구 주민들을 요르단으로 추방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이 남은 팔레스타인 거주지에서 인종청소를 자행하는 것이 허용된다면 (강조하건대, 서방 국가들이 허용하는 것이다) 원래 팔레스타인 땅에는 ‘단일 국가’나 민주주의 같은 것들을 논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거의 남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

본지는 이렇게 생각한다

가다 카르미가 제시하는 비전은 두 국가 방안에 대한 모든 거짓말과 강변을 논파한다.

조 바이든, 리시 수낙, 윤석열은 모두 두 국가 방안이 해법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 모두 말하지 않는 것이 있다. 실제로는 두 국가 방안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억압하고 팔레스타인 당국(PA)과 같은 부역자 세력에게 탄압을 위탁하는 것 이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서방은 시체나 다름없는 두 국가 방안을 되살려 내, 지금의 대량 학살 상황을 해결할 좋은 대안이 있는 척하는 것에 이해관계가 있다.

그러면서 서방은 그 방안을 수용하도록 베냐민 네타냐후를 회유하거나 강제할 수 있다는 인상을 풍기려 한다. 이런 기만극을 펴는 동안 서방은 이스라엘이 제2의 나크바를 일으켜 팔레스타인인을 또다시 대량 추방하는 계획을 추진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는 ‘평화’를 가져다 주지 않을 것이다. 가자지구에서 학살을 목격한 사람들은 더욱 필사적으로 저항할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절멸의 전쟁을 더 확대하는 것으로 대응할 것이다.

가다 카르미가 말한, 온전한 귀환권을 보장하는 비종교적인 단일 민주 국가를 실현하는 데에는 커다란 장애물들이 있다. 그 대안은 제국주의자들이 시온주의를 구하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커지고 저항 세력이 이스라엘 국가를 압도할 때만 실현 가능할 것이다.

중동 전역의 노동자·빈민의 거대한 운동만이 이를 달성할 수 있다. 오직 팔레스타인과 그 너머의 혁명 운동만이 시온주의와 제국주의를 물리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속한 친서방 세계에서도 혁명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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