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KTV는 가수 백자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라

정부 기관인 KTV 국민방송(KTV)이 4월 윤석열 비판 패러디 영상을 자사 영상을 이용해 만들어 올렸다는 이유로 가수 백자 씨를 고소했다.

8월 1일 가수 백자 씨는 마포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했다.

가수 백자에 대한 KTV의 고소 규탄 기자회견(8월 1일, 마포경찰서 앞) ⓒ촛불행동

KTV는 올해 설연휴 기간에 윤석열이 출연한 ‘대국민 합창 무대 영상’을 제작·방영했다. 그 영상에서 윤석열은 대통령실 직원들과 함께 가수 변진섭 씨의 옛 히트곡인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를 합창으로 불렀다.

가수 백자 씨는 이 영상에 자신의 개사곡을 더빙해 “탄핵이 필요한 거죠”라는 풍자 영상물로 개작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백자tv에 올렸다.

KTV는 유튜브에 요구해 해당 영상을 삭제케 했고,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까지 했다.

8월 1일 백자 씨가 소환된 마포경찰서 앞에서 촛불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들과 문화예술인들이 KTV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저작권법상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업무상 작성하여 공표한 저작물은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돼 있고, KTV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인 한국정책방송원이 운영하는 기관이기에 애초 고소의 법적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윤석열의 위선도 들춰 냈다. “2021년 10월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은 예능프로그램 SNL에 출연하여 ‘SNL이 자유롭게 정치 풍자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건가’라는 질문에 ‘그건 도와주는 게 아니라 SNL의 권리’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이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KTV가 저작권 위반으로 유튜브에 삭제 요청한 영상은 총 47건으로 김건희와 관련된 것이 38건, 9건이 윤석열과 관련된 영상이다.”

촛불행동 등 기자회견자들의 말처럼 이번 고소는 사실상 “윤석열 탄핵 여론을 위축시키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하명 고소”인 것이다.

또한 가수 백자 씨는 촛불행동 회원으로 윤석열 퇴진 촛불 집회의 인기 예술인이다. 그가 개사한 “탄핵이 답이다”는 퇴진 집회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번 고소는 윤석열 퇴진 운동에 대한 표적 탄압이기도 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취임 이후 윤석열과 김건희의 치부를 들춘 온라인 게시자와 언론인을 고소·고발해 줄곧 괴롭혀 왔다.

8월 1일에는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와 한상진 기자의 재판이 시작됐다. 윤석열이 대장동 개발 비리 일당의 다른 대출 비리를 눈감아 준 의혹을 보도한 것이 윤석열 명예훼손이라며 검찰이 기소했기 때문이다.

검찰의 이 기소가 너무 억지스러운 나머지 판사조차 공소장을 대놓고 비판했다. 판사는 공소장이 기소 혐의와 무관한 “간접 정황이 공소 사실에 너무 많이 포함돼 있다”며 내용 수정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선출이 끝나자, 윤석열은 비리 범벅에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마저 인정하지 않는 꼴통 우익 이진숙을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했다. 곧이어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에 노조가 없어서 너무 좋다고 한 김문수를 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정치적 위기 탈출을 위한 반격 진용을 갖추는 것이다.

가수 백자 씨의 영상 등 정부 비판 표현물에 대한 윤석열의 공격을 그냥 보아 넘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