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부산·수원·원주·인천의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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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 일요일 부산·수원·원주·인천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의 집회와 행진 소식을 전한다.(가나다 순)
부산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이번으로 스무 번째를 맞이하는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사회자는 이스라엘의 확전 의도를 규탄하며 집회를 시작했다.
요르단 국적의 팔레스타인인 라자는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과 이에 협력하는 아랍 지배자들을 규탄하고, 아랍의 평범한 사람들이 여기에 도전하고 있음을 전하는 발언을 했다.
“지금 가자지구는 어디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 많은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 정부와 계속 협력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아랍 민중은 이스라엘과의 모든 협력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
한 이집트인 참가자의 발언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저는 신앙과 언어에 따라 사람들이 같은 편에 서는 것이 익숙한 문화권에서 왔습니다. 그래서 이런 광경을 처음 봅니다. 이곳에서 저는 팔레스타인과 아무 연고가 없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모두 정의를 사랑하는 인류의 일원이었습니다.
“한국 전역에서 시위를 벌여 왔습니다. 여러 이유로 팔레스타인 지지를 표명하기 어려운 모든 아랍인을 대신해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집회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하다 보니 사람이 늘었다.
이번 집회에는 학생들이 늘었다. 그동안 집회에 꾸준히 참가해 온 한 팔레스타인인은 학교에서 학우 10여 명을 데리고 오기도 했다.
이런 고무적 사례가 더욱 많아지도록 부산에서 연대 활동을 꾸준히 건설해야 한다. 또 새 학기를 맞아 대학에서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성휘
수원
붐비는 휴일의 수원역 로데오거리에서 열여섯 번째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를’ 수원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이번 집회에는 이주 노동자들의 참가가 더 늘었다. 유일하게 쉬는 요일인 일요일에 수원역 거리로 나온 이주 노동자들은 팔레스타인 깃발과 “Free Free Palestine (프리 프리 팔레스타인)” 구호에 이끌려 가던 길을 멈추고 합류하거나 응원을 보냈다.
사회자 김어진 씨는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공격을 규탄했다.
“네타냐후는 전쟁을 더 크게 벌이려고 합니다. 치 떨리게도 서안지구까지 공습했습니다. 지상군을 투입했습니다. 이스라엘이야말로 진짜 테러리스트입니다.”
힘찬 구호 소리에 흥미를 느낀 청소년 10여 명도 집회를 지켜보다가 “그런 일(인종 학살)은 있어선 안 되잖아요!” 하며 함께 구호를 외쳤다.
방글라데시인 술탄 사킬 씨는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인류애를 대표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스라엘에 맞서 더 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자고 발언에서 호소했다.
“이스라엘은 어린아이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병원, 학교, 대학은 어디든지 폭격을 당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인류애는 어디에 있습니까? 최근 이스라엘은 서안지구를 대대적으로 폭격했습니다. 가자지구,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이스라엘은 폭격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을 위한 연대 행동 속에서 함께 연대합니다. 10월 6일 오후 2시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행동이 열립니다. 우리 모두 함께 참가합시다”
남아공에서 온 카리마 씨도 이스라엘의 잔악함을 규탄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종 학살을 시작하면서 ‘하마스를 패배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했습니다. 하마스가 가자에 있다면, 이스라엘 점령군은 서안지구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가자지구 사람들의 삶은 파탄 났고, 수백만 명이 난민이 되고, 기아와 소아마비까지 발생했습니다. 서안지구에서는 인종차별주의 세력이 수백 명을 학살하고, 수천 명을 체포하고, 건물을 파괴하고, 불법 정착지를 계속 확장하고 있습니다. … 이스라엘 점령군이 달성한 것은 파괴, 부도덕, 응보 없는 살인뿐입니다!”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 1년이 다 돼가는 지금, 수원에서도 서로 다른 국적의 다양한 사람들이 저항과 연대의 1년을 만들어가고 있다.
박혜신
원주
강원도 원주에서 아홉 번째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원주와 충주에서 온 새로운 참가자들도 있었다.
추석 전 장을 보러 시장에 나온 많은 사람들이 집회와 행진에 관심을 보였고, 몇몇 외국인들이 행진 대열을 카메라로 찍기도 했다.
모금에 선뜻 응하는 사람, 수고한다며 커피를 놓고 가는 사람, 가자 전쟁 1년 10·6 전국 집중 행동 홍보물에 관심 보이는 사람 등 거리에서 우호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대규모 공격과 확전 시도를 규탄했다.
사회를 본 박소연 활동가는 이렇게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이스라엘은 서안지구 전역을 공격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을 살해하고 있습니다. 하마스를 섬멸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지만, 서안지구는 하마스가 통치하는 지역도 아닙니다. 이스라엘의 목적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인종청소하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충주에서 온 한 참가자는 이스라엘과 이를 지원하는 미국 정부를 규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년 동안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자 중동 전역으로 전쟁을 확대하려 합니다. ‘피해자 코스프레’ 하면서 미국과 서방의 지원을 더 확실하게 받으려고 합니다.
“미국의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 서방 지배자들은 그런 이스라엘에 더 많은 무기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충주에서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또 다른 참가자는 이날 집회와 행진이 끝난 후, 전쟁으로 목숨을 잃는 어린이들 생각에 여러 번 울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원주 같은 작은 지역에서도 꾸준히 활동하는 것이 소중하다고도 했다.
안우춘
인천
인천에서 열아홉 번째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에는 50여 명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한국인은 물론 재한 팔레스타인인, 이집트인, 요르단인, 예멘인, 우즈베키스탄인, 방글라데시인, 일본인 등. 지인에게 집회 일정을 듣고 멀리 서산에서 달려온 사람들도 있었다.
인천 내 마스지드(모스크)를 꾸준히 방문하고 지난 학기 인하대 앞에서 홍보전을 하는 등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새로운 사람들의 참가로 이어진 것이다.
다양한 구성의 참가자들을 위해 집회 연설은 한국어, 아랍어, 벵골어로 통역됐다.
발언에 나선 우즈베키스탄인이자 인하대 학생인 아자맛 씨는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있다며, 그들과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 주 새 학기가 시작됩니다. 한국과 세계 곳곳에서 아이들은 학교에 돌아가 인생의 새로운 장을 시작하는 것에 들떠 있습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학교가 파괴됐음에도 의사나 교사가 되기를 꿈꾸는 팔레스타인 소녀를 떠올려 보십시오.
“오늘 이곳에 오면서 저는 바로 그런 아이들과 연대하러 가는 것임을 새삼 느꼈습니다. 우리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팔레스타인 상황을 알리고, 항상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가자지구 출신의 재한 팔레스타인인인 마르얌 씨는 레바논과 서안지구로 공격을 확대하는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4만 명이 넘는 영혼이 이 범죄적인 시오니스트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습니다. 가자는 시작에 불과하며, 그들은 레바논과 요르단강 서안에 대한 침략과 습격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가자와 팔레스타인에서 우리의 동포들은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생명과 희망을 주며, 인내하고 단호하게 저항하고 있습니다.
“4만 명의 영혼이 헛되이 가지 않았음을 세계에 확실히 알리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입니다.”
레바논계 한국인인 노하자 씨는 뜻하지 않은 일로 집회에 오지 못해 그의 연설문을 사회자가 대독했다.
“저는 6살 때까지 레바논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왔습니다. 요즘 [레바논에 있는] 아빠와 연락을 할 때면 항상 안전한지부터 물어봅니다.
“제 고향이자 따뜻한 기억으로 가득한 레바논까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마음이 먹먹하고 걱정이 앞섭니다.
“식민 지배의 아픔이, 학살이 절대 되풀이돼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프리 팔레스타인’을 외치는 것은 절대 누군가를 적대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의와 자유를 뜻합니다.”
집회 후 참가자들은 로데오거리 일대를 행진했다. 행진은 일요일 저녁 로데오거리로 나온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김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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