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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에서 1년 가까이 ‘기아 조장 작전’ 펴 온 이스라엘

이스라엘의 학교 폭격, 가옥 파괴, 아동 기아 조장으로 가자지구의 상황이 “재앙 수준을 뛰어넘는 지경”이라고 유엔이 경고했다.

9월 7일 가자지구 보건부는 그 전 48시간 동안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61명이 살해당하고 16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9월 7일에 누세이라트 난민촌을 공격해 최소 8명을 살해했다. 그날 아침 이스라엘군은 라파흐의 미라지 구역을 포격해 한 명을 살해하고 또 다른 한 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9월 6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 내 할리마 알사디야 학교를 폭격해, 학교에서 잠자고 있던 팔레스타인 피란민 최소 8명을 살해하고 15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가자지구에서 최근 영국으로 귀국한 의사 빅토리아 로즈는 알자지라에 이렇게 전했다. “이번에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내가 목격한, 정확히는 수술을 집도한 환자 중에 어린아이가 엄청나게 많았다는 것이다.

“내가 가자지구에 있는 ‘유럽 병원’에 있던 지난 3월에도 아이들이 매우 많았다. 하지만 8월이 되자, 내가 치료한 환자의 약 80퍼센트가 16세 이하였다.

“내가 주로 치료한 부상은 3도 화상으로, 전체 환자의 30~40퍼센트를 차지했다. 하반신 손상 환자, 팔다리가 잘린 아이들도 많았다. 상완 절단 환자도 몇 명 있었고, 안면 손상 환자도 많았다.

“폭발로 코가 날아가고 입술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일곱 살 남자아이도 있었다. 이마 살점이 엄청나게 떨어져 나가 뼈가 드러난 소녀도 있었다.”

가자지구 폐허에 서 있는 팔레스타인 어린아이 ⓒ출처 Wikimedia/Creative Commons

팔레스타인인들은 나날이 계속되는 폭격뿐 아니라, 지붕 없는 감옥인 가자지구에서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 구호 기구 ‘이나라(INARA)’의 창립자 아르와 다몬은 가자지구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의료 지원 활동을 하다가 이번 주에 귀국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의 기반 시설을 하나도 남김 없이 모조리 파괴했다. 상하수도, 전기 등 남아난 것이 없다.”

다몬은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폭격에서 도망치는 “끔찍하고 섬뜩한 게임”을 해야만 하는 처지에 내몰려 있다고 묘사했다.

9월 5일에 유엔 대변인 스테판 두자릭은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이 “재앙 수준을 뛰어넘는 지경”이라고 했다. 두자릭은 100만 명 넘는 사람들이 8월에 식료품을 전혀 얻지 못했고, 조리된 음식을 매일 먹을 수 있는 사람의 수가 전보다 35퍼센트 줄었다고 밝혔다.

두자릭은 이스라엘을 정면으로 규탄했다. 두자릭은 이스라엘이 유엔 운영 급식소 130곳 중 최소 70곳의 활동을 중지시키거나 원래 있던 곳에서 쫓아냈다고 했다.

지붕 없는 감옥의 간수들

유엔특별조사관이 작성한 식량 접근성 관련 최신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지난해 학살을 시작한 이래로 줄곧 “기아 조장 작전”을 펴 왔음을 보여 준다.

마이클 파크리 교수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이 분출하고 이틀 후부터 이스라엘의 기아 조장 작전이 시작됐다고 했다. 굴욕을 당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을 굴복시키려고 가자지구에 대한 식량·물·연료 반입 일체를 차단했다.

“2023년 12월이 됐을 때, 기아 상태 혹은 심각한 굶주림에 처한 전 세계 인구 중 80퍼센트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이었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23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처럼 특정 인구 집단 전체가 이토록 빠른 속도로, 이토록 심각하게 굶주리게 된 것은 제2차세계대전 종전 이후 역사에서 유례없는 일이다.”

파크리는 이스라엘이 농업·어업 등에서 가자지구의 식량 기반 시설을 파괴했다는 직접적 보고들을 받았다고 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인도적 지원을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을 해치고 살해하기 위한 정치적·군사적 무기로 이용했다.”

파크리는 이스라엘의 기아 조장 정책의 뿌리가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온갖 방식으로 굶주림·기아를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휘두르는 무기로 삼고, 식량 시스템을 통한 통제·고통·살해 기술을 가다듬었다.”

10월 7일 가자 전쟁 발발 1년이 다가오는 지금,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이 지붕 없는 감옥의 간수들에게 저항한다는 이유로 그들을 계속 벌하려 달려든다.

지난주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이스라엘군이 필라델피 회랑에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했다. 필라델피 회랑은 가자지구 남쪽과 이집트 사이의 국경 지역이다.

네타냐후는 “필라델피 회랑에 구멍이 뚫릴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항구적 휴전 협상이 맺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이스라엘군이 계속 점령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타냐후는 미국 민주당과 영국 노동당 등 서방 지배자들의 허락하에 이러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연대하고 미국 정부의 학살 공조에 맞서 운동을 계속 벌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