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최신 전황:
기아·질병·폭격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퍼붓는 무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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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미사일·폭탄·포탄·총알을 퍼붓는 동시에 그들을 기아와 질병으로 괴롭히는 정책을 더한층 강화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는 12월 29일 ‘X(옛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가자지구 남부 전역에 피란민이 계속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다. 몇몇 가족들은 여러 차례 거처를 옮겨야 했으며, 많은 사람이 수용 한계를 넘은 의료 시설에 피란해 있다. 나와 WHO 동료들은 전염병 위협 증대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10월 중순부터 12월 중순 사이에 대피소 피란민 중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었다.” 거브러여수스는 “약 18만 명이 상기도 감염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설사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13만 6400명이나 된다. 그중 절반은 5세 미만 아동이다. 뇌막염 환자도 126명이나 된다” 하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고의로 조장하는 기아와 영양실조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 기구(UNRWA)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 중 40퍼센트가 “기근 위험 상태”다. 유엔은 “[세계식량위기보고서의 분류 기준에 따른] 심각한 식량 불안 상태가 ‘재앙 임계점’인 5단계를 넘어섰다는 명백한 증거에 따라” 가자지구에 기아조사위원회를 파견했다.
UNRWA는 이번 주에 분노에 찬 성명을 발표했다. “전쟁 첫 두 주 동안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를 물샐틈없이 포위하고 식량·물·의약품·연료 등 물자 반입을 일절 금지했다.
“첫 번째 인도적 지원 물자 반입은 10월 21일에 허용됐다. 이 물자들은 복잡하고 긴 검사 과정을 거쳐야 했고, 이를 위해 물자를 실은 트럭이 이스라엘 영토를 거치게끔 경로를 변경하기도 해야 했다. 그 이후, 라파흐 검문소를 거쳐 이집트에서 반입되는 트럭들이 조금 늘긴 했지만, 당면한 심각한 인도적 필요에 견주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동시에, 폭격과 포격은 전혀 누그러지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마가지 난민촌에서 벌어진 학살은 너무도 그 의도가 분명해서 한 이스라엘군 장교는 사망자가 많았던 것이 “부적절한 무기”를 사용한 결과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인구가 밀집한 난민촌에서 파괴적 파편을 뿌리는 무기 중 과연 어떤 것이 적절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스라엘 측의 설명은 없었다. 해당 장교는 이스라엘군이 “이 사건에서 교훈을 배우려 노력” 중이라고 이스라엘 공영 방송 ‘칸’에 전했다.
이것이 역겨운 거짓말이라는 점은, 그 다음 날 이스라엘의 폭탄이 누세이라트 난민촌과 마가지 난민촌에서 최소 35명을 살해했을 때 드러났다. 이스라엘은 “실수”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살해하고 있는 것은 저항을 박멸하고 인종 청소를 자행한다는 인종 학살 전략의 일환이다.
12월 마지막 주 열린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 마제드 밤야는 이렇게 말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더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려 하고 그 목표는 오직 하나입니다. 바로 팔레스타인인들을 이른바 ‘자발적 이주’ ─ 강제 이주의 코드명입니다 ─ 시키려는 것입니다.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이렇습니다. 파괴당하느냐 쫓겨나느냐, 죽느냐 쫓겨나느냐.”
미국, 비상 조처 통해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
미국 국무장관 앤터니 블링컨이 155밀리미터 포탄 및 관련 장비를 의회의 검토 없이 이스라엘에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29일 미국 국방부가 밝혔다.
블링컨은 의회 검토라는 요건을 건너뛰고 이스라엘에 즉시 무기를 판매해야 할 만큼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결정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민간인 살해를 최소화하라는 미국의 “압박”이 공문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 이번에 판매한 무기는 1억 5000만 달러어치에 이른다.
바이든 정부가 의회 검토를 건너뛰고 이스라엘에 무기를 판매한 것은 이것으로 12월에만 두 번째이다. 12월 9일에도 바이든 정부는 대통령의 비상 권한을 발동해 이스라엘에 탱크용 포탄 약 1만 4000발 판매를 허가했다.
국제법의 실패
12월 29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는 국제 ‘제노사이드(인종 학살) 협약’ 위반 혐의를 들어 이스라엘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다.
남아공 정부는 성명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하면서 무차별적으로 무력을 사용하고 거주민을 강제 소거해 현재 민간인들이 겪는 고초를 심히 우려하는 바이다.”
남아공은 다음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사법재판소가 “이스라엘이 ‘제노사이드 협약’ 준수 의무를 위반하고 있음”을 “아주 시급하게” 선포하고, “이스라엘은 협약 준수 사항을 위반하는 일체의 행위·조처를 즉각 중단하고 이에 관한 여러 조처들을 취해야 한다”고 선언하라고 말이다.
이로써 이스라엘의 체면을 구길 수는 있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의미 없는 조처들이다. 1년 전 유엔 총회는 이스라엘의 서안지구·동예루살렘·가자지구 점령의 법적 타당성에 관한 의견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요청하는 결의안을 표결했다. 하지만 이후 시온주의 억압을 중단시킬 조처는 전혀 이어지지 않았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서안·가자지구에서 인권 실태 조사를 2021년 3월 개시했다. 해당 조사의 책임을 맡은 영국인 변호사 카림 칸은 이스라엘의 범죄를 비호해 왔다.
11월에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 투자 철회, 제재를 호소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연합체] ‘팔레스타인 BDS’ 전국위원회는 카림 칸이 인종 학살이 벌어지도록 공모했다고 규탄했다. 칸이 학살 관계자들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지도 않고 인류에 대한 범죄 행위를 막기 위한 성명 발표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2004년에 국제사법재판소는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에 대규모 장벽을 건설하는 것이 불법이고 건설이 즉각 중단돼야 하며 장벽 건설로 인한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국제사법재판소의 이 2004년 권고 의견은 팔레스타인 현지에서 거의 아무 효력도 없었다. 이는 유엔 기구들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인권 침해에 대해 우려한다는 권고를 전했지만 이스라엘과 다른 국가들이 일축했던 숱한 사례의 하나일 뿐이다.
꺾이지 않은 하마스
하마스를 비롯한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들은 이스라엘과 그 서방 후원자들에 맞서 군사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그 사례로, 저항 세력들은 다음과 같은 전과를 올렸다고 12월 29일 발표했다.
- 가자지구 중부에 있는 부레이 난민촌 북쪽에서 이스라엘군 보병 부대와 군용 차량 여러 대를 상대로 폭탄 네 개와 대인지뢰 하나로 이뤄진 복합 지뢰를 폭발시켜 사상자를 다수 발생시킴
- 부레이 난민촌 북부에서 D9 군용 불도저를 겨냥해 대전차로켓 알-야신105 발포, 타격함
- 부레이 난민촌 북부에서 건물에 은신 중이던 이스라엘군을 향해 미사일 여러 발 발사 후 교전, 적진에서 사상자 다수 발생
-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하눈에서 정찰 임무 수행 중이던 이스라엘군 무인정찰기 스카이라크-2 1기 격추
-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대전차로켓 알-야신105로 이스라엘군 전차 메르카바 2대 파괴
-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동쪽에서 이스라엘군 차량 편대와 병사들을 향해 박격포 발사
- 가자시티 동쪽 알샤아프, 자발 알라예스 지역에서 이스라엘군과 격전, 이스라엘군 보병 부대 사이에서 대인 장비를 폭발시켰고 건물에 은신 중이던 이스라엘군 부대를 향해 TBG 포탄을 발사해 적군에서 대규모 사상자 발생
- 가자시티 내 알투파·알다라지 구역에서 이스라엘군 병사·차량을 공격
- 이스라엘이 점령한 영토에 다수의 로켓포탄 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