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 저녁 퇴진 시위(서울 여의도):
윤석열의 선전포고에 분노가 더 커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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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목) 저녁 6시 형형색색의 응원봉 물결이 국회 앞 대로를 가득 메웠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주최한 집회에 6만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이날 오전 윤석열의 담화는 사람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윤석열은 담화에서 자신에 대한 반대를 “광란의 칼춤”이라며 우파들을 향해 흔들리지 말고 단결해 정권 퇴진 운동에 맞서 싸우자고 선동했다.
집회 연단에서는 이를 규탄하는 자유발언이 줄을 이었다. 한 시민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 [윤석열은] 우리 국민들과 맞짱을 뜨겠다고 대놓고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 반란의 수괴를 1분 1초라도 빨리 끌어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그가 우리를 광란의 춤을 추는 자라고 했으니 광란의 춤으로 윤석열을 끌어내립시다.”
수능을 마친 고3 학생인 김다윤 씨는 윤석열의 담화를 듣고 “참을 수가 없어서 2시부터 국회를 지켰다”고 말했다.
“광란의 칼춤은 지금 당신이 추고 있는 짓 아닙니까?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의 트라우마를 건드려 한 가정의 어머니, 아버지, 아들, 딸들이 이 작은 핫팩을 들고 이 추운 국회 앞 아스팔트로 발걸음을 [옮기도록] 이끌었습니다. 윤석열 씨는 아직도 이런 국민들을 자유 민주주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괴물로 생각하십니까?
“당신이 그렇게 존경한다는 국민들이 바라는 건 당신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 그리고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의 짐’을 해체하는 것뿐입니다.”
국회 앞에서 집회가 열리던 시각에 연세대학교에서는 2700명이 모여 학생총회를 성사시켰다. 서울대학교, 고려대학교에 이어 세번째다. 서울대 학생 이시헌 씨는 이 소식을 전하며, 13일(금) 6시 열리는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집회에 학생들이 참가하자고 호소했다.
“오늘 있었던 12·12 정권 유지 선언은 저들이 죽기 살기로 싸우겠다는 선전 포고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우리의 삶을 지키기 위해 윤석열을 즉각 끌어내립시다. 윤석열이 퇴진하고 그자를 비롯한 모든 쿠데타 세력이 감옥에 갈 때까지 절대 촛불을 내려놓지 맙시다.”
같은 날 민주노총 대열 1만 명은 세종대로에서 결의대회를 하고 경찰에 맞서 싸우며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까지 행진했다. 이 소식을 전하는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의 발언에 집회 참가자들은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집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국민의힘 당사 앞으로 행진했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국민의힘 해체하라” 하는 구호를 외치는 응원봉의 물결이 국민의힘 당사를 둘러쌌다. 시위대는 케이팝에 윤석열 퇴진 구호를 결합시켜 신나게 떼창을 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한편 국민의힘 당사 앞에는 윤석열의 호소에 응해 우익의 탄핵 반대 시위가 열렸지만 그 규모는 수백 명에 불과했다.
퇴진 시위 참가자들은 이번 주 토요일 윤석열 탄핵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자고, 윤석열 퇴진 때까지 거리 시위를 이어 가자고 다짐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촛불행동의 집회도 활기차게 이어지다
윤석열 집권 초기부터 퇴진 시위를 벌여 온 ‘촛불행동’은 저녁 8시에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비상행동’ 주최 집회와 행진을 마친 시민들이 참가하며 규모가 수천 명으로 불어났다.
다채로운 문화 공연과 힘 있는 연단의 발언으로 집회는 활기차게 이어졌다.
현 상황이 “너무나 화가 나서”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왔다는 한 고3 학생이 발언에 나섰다. 그는 “수능 과목으로 ‘정치와 법’을 배웠지만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과 현실에서 일어나는 상황이 너무 다른 것에서 오는 회의감” 때문에 정치에 관심을 안 가졌는데, “12월 3일 이후 그 생각을 완전히 바꿨다” 하고 발언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우리 국민들이 [정치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됩니다. 윤석열과 김건희, 그리고 계엄을 같이 도모한 자들이 저지른 만행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윤석열 퇴진 대학생 운동본부’에서 활동하는 한 대학생은 “우리 10대, 20대 학생들이 탄핵 투쟁의 선봉에 설 때”라고 발언했다.
“3.1 운동에서 그랬듯 4.19, 5.18에서 그랬듯 우리 학생들이 최전선으로 나아갑시다. 우리의 투쟁이 윤석열 탄핵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국민들의 절실한 외침을 무시한 국민의힘, 저 뿌리 깊은 적폐도 일망타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윤석열 탄핵시키는 김에 기세를 몰아 저것들도 끝장냅시다.”
사회자는 촛불행동으로 계속 후원 물품이 들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쌀 네 말로 만든 떡, 영양제 1만 개, 닭꼬치, 간식차, 롱패딩 후원 등 퇴진 운동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의 성원이 이어지고 있다.
13일(금) 저녁 8시 촛불행동은 가수 이승환이 참가하는 탄핵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