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극우가 부상하면서 트랜스젠더를 향한 공격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 등 서구에서 트랜스젠더는 극우의 표적이 되고 있다. 트럼프는 얼마 전 트랜스젠더의 여성 스포츠 참여를 금지하는 조처를 내리며 ‘여성은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특정한 상황에서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사람.”
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성을 스스로 정의할 권리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극우 개신교 세력은 트랜스젠더 공격을 자신의 표지 중 하나로 삼고 있다.
탄핵 반대 집회를 개최해 온 세이브코리아의 대표인 손현보 목사는 지난해 10월 27일 ‘한국교회 연합예배’를 개최했다. 경찰 추산 23만 명이 참가한 이날 집회의 주요 요구는 동성혼 반대와 차별금지법 반대였다. 공식 팻말 문구에는 “자연질서 파괴하는 성별 정정 절대 반대,” “여자 목욕탕에 남자가 왠말인가?”[오타는 그들의 것]도 포함됐다.
극우 개신교는 트랜스젠더 문제를 놓고 도덕적 공포(여성 위협, 가족 해체 등)를 조장하며 자기 세력을 결집하고 확대하는 데 이용해 왔다.
이는 이 사회에서 가장 천대받는 집단의 하나인 트랜스젠더의 처지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 쟁점은 진보파를 분열시키는 데도 활용됐다. 일부 급진 페미니스트는 트랜스젠더의 권리와 여성의 권리가 충돌한다는 주장에 동조했다.
그럼에도 트랜스젠더는 점점 더 많이 드러나고 있다.
영화, 드라마 등에서 트랜스젠더의 존재가 우호적으로 묘사되고, 방송인, 법조인, 체육인, 예술가 등 사회 여러 분야에서 용기 있게 자신을 드러내는 트랜스젠더가 늘고 있다.
무엇보다 트랜스젠더들은 사회 진보와 개혁을 위한 투쟁에 참가하고 있다.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에 참가해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밝히고 발언에 나서고, 트랜스젠더를 깃발 등 상징물을 들고 참가하기도 한다.
천대받는 사람들이 자신을 더 많이 드러내고 투쟁에 나서는 것은 좋은 일이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지지와 연대가 커지는 것도 인상적이다.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에서 연대의 의미로 자신의 깃대에 트랜스 깃발이나 띠를 매달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천대와 차별의 심화는 우리 계급을 분열시키고 힘을 갉아먹는다. 차별에 맞서 단결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세계적으로 극우가 트랜스젠더를 표적으로 삼고 있는 오늘날, 트랜스젠더 혐오와 차별에 맞선 저항은 극우에 맞서는 데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