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압에 맞선 튀르키예의 메이데이 반정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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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수도 이스탄불 탁심 광장에 모인 메이데이 시위대를 튀르키예 국가가 혹독하게 탄압했다.
튀르키예인들은 지난 3월부터 대통령 레지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권에 맞선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시위는 에르도안 정권이 중도좌파인 공화인민당(CHP)의 유력 대선 주자이자 에르도안의 주요 경쟁자인 에크렘 이마모을루를 체포한 것을 계기로 분출했다.
시위대는 5월 1일 세계 노동절(메이데이)을 기해 이마모을루를 비롯한 정치수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튀르키예 국가는 시위 참가자 수천 명을 연행하고 이스탄불 일부를 봉쇄했다.
봉쇄된 곳 중에는 탁심 광장도 있었다. 탁심 광장은 2013년에 에르도안 정권에 맞서서 일어난 게지 공원 시위의 중심지였다. 또 그곳은 1977년 메이데이에 튀르키예 국가가 시위대를 공격해 34명을 죽인 곳이기도 하다.
이번 반정부 운동은 이처럼 상징성이 큰 탁심 광장을 개방하라고 에르도안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정권은 메이데이를 앞두고 탁심 광장 봉쇄 결정을 고수했다.
그럼에도 ‘탁심 광장 메이데이 시위 조직위원회’는 5월 1일에 탁심 광장으로 모이자고 호소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에르도안은 4월 29일 화요일 탁심 광장 시위를 조직했다는 혐의로 92명을 체포했다.
대다수가 공산당계 단체 회원들인 이 연행자들은 자택과 대학 기숙사에서 경찰에 폭력 연행됐다.
그럼에도 5월 1일 일부 시위대가 에르도안의 봉쇄령에 항의하며 “탁심 광장은 민중의 것이다” 하고 외치며 탁심 광장으로 행진했다.
경찰은 새벽 5시부터 탁심 광장을 봉쇄하고 시위대를 상대로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둘렀다. 경찰은 법조인·학생 등 400여 명을 연행했고, 이 공격에 대한 보도를 통제하려 했다.
같은 날, 카디코이 광장에서 경찰의 삼엄한 단속 하에 또 다른 시위가 열렸다. 수천 명 규모로 열린 이 시위는 주요 노동조합인 혁명적노동조합연맹(DİSK), 공공노동조합연맹(KESK)이 주최했다.
혁명적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아르주 체르케조글루는 이렇게 말했다. “카디코이 광장은 과거 메이데이 기념 집회가 열리던 곳 중 하나입니다. 올해 우리는 탁심 광장 개방 요구를 고수하면서 이스탄불의 카디코이 광장에 모일 것입니다.”
카디코이 광장에서 경찰은 특정 현수막들을 문제 삼아 철거하려 하는 등 시위 장소를 철저히 통제했다.
“퇴직금 건들지 마라,” “양질의 일자리, 존엄이 있는 삶” 등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에르도안의 튀르키예 경제 위기 대처 실패에 대한 광범한 분노를 보여 주는 문구들이다.
에르도안이 가하는 혹심한 탄압은 에르도안 정부가 직면한 도전의 중대함을 보여 준다.
거리 시위대와 노동조합들이 에르도안에 맞서 집회를 벌이는 것은 옳은 일이다. 그러나 여지껏 노동조합은 전국적 파업 호소를 주저하고 공화인민당 지도부의 꽁무니를 좇고 있다.
파업이야말로 튀르키예 노동계급의 힘을 끌어모아 썩어빠진 에르도안 정권을 타도할 수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