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왜 시리아 제재를 해제했는가? ― 시리아 혁명적 사회주의자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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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미국의 중동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트럼프는 아흐메드 알샤라아의 새 시리아 정권과 관계를 트려 한다. 알샤라아는 지난해 12월 아사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잡았다.
시리아의 혁명적 사회주의자 가야스 나이세는 평범한 시리아인들이 제재 해제를 “반긴다”고 전했다.
“시리아 내전 동안 시리아 민중의 삶은 극도로 어려웠습니다. 최악의 인도적 위기였죠.”
“그래서 우리는 약소국에 대한 제국주의 국가들의 제재에 반대합니다.”
그러나 미국과 제재 해제 조건을 협상하고 있는 알샤라아 정권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나이세는 경고했다. 알샤라아는 권력을 강화하고 경제 개편을 관철시키려 한다.
이를 위해 알샤라아는 대대적인 민영화와 공공부문 대량 해고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시리아의 새 경제 장관 바실 압둘 하난은 경제를 “경쟁력 있는 자유 시장 경제”로 개편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그 일환으로 새 시리아 정권은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려 한다. 그리고 잔혹한 아사드 정권과 마찬가지로 이간질을 통한 각개격파 지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3월 새 정권은 시리아 내 종파 간 갈등을 부추기고 지속시켰다.
나이세는 이렇게 지적했다. “새 정권은 제국주의 열강과 역내 강국들에는 매우 유화적이면서 자국민들에게는 억압적입니다. 우리는 여성과 소수자를 박해하고 정치적 자유를 억압하는 새 정권의 정치에 반대합니다.”
시리아는 10년 넘게 이어진 내전 동안 제국주의 열강과 역내 강국들에 의해 갈기갈기 찢어졌다.
서방 제국주의와 걸프 연안 국가들은 이제 시리아의 “재건”을 지원하려 한다.
그러나 이것은 중동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나이세는 지적한다. “제국주의 국가들은 시리아의 안정을 촉구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개입이야말로 시리아에서 충돌이 끊이지 않는 원인입니다.”
나이세는 제재 해제가 주로 “두 강대국, 즉 미국과 튀르키예의 필요”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한다.
시리아 내전 때 시리아 북부를 침공한 튀르키예 정권은 아사드 타도를 지원했고 트럼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나이세는 이렇게 설명했다. “제국주의 열강은 시리아에 지원을 제공해 주겠다면서 새 정권이 자신들의 요구를 따라야 한다는 조건을 답니다.”
“제국주의 열강은 새 시리아 정권이 이스라엘과 아브라함 협정을 체결하고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이란을 제압하는 데 일조하기를 바랍니다.”
트럼프는 새 시리아 정권에 아브라함 협정을 체결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 아브라함(이브라힘) 협정은 트럼프가 지난 임기 중인 2020년에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 성사시킨 것으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을 고립시키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아사드 정권의 몰락을 기회 삼아 시리아를 공격하고, 1967년에 차지한 골란고원에서 점령을 확대했다.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공격에도 불구하고 알샤라아가 “말 한마디 않는 것”은 서방 제국주의의 호의를 얻으려는 것이라고 나이세는 설명한다.
“알샤라아 정권은 국제 자본주의 질서에 편입되고 역내 아(亞)제국주의 국가들과 협상하고 싶어 합니다.
“알샤라아는 자유 시장을 강화하고 시리아를 외국 자본에 개방하고 있습니다.
“‘다마스쿠스에 트럼프 타워를 짓고 싶은가? 좋다. 시리아에 군사 기지를 두고 싶은가? 좋다.’ 이런 식으로 샤라아는 트럼프에게 모든 것을 내주려 합니다. 그리고 국제적 열강에 시리아의 일부를 팔아넘겨서 그 강대국들이 시리아에 대한 영향력을 키울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알샤라아는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중국의 사절을 만나 경제 관계를 협상했다. 그리고 시리아의 주요 항구인 라타키아 항구를 재개발하기 위해 프랑스 기업과 계약을 체결했다.
나이세는 이렇게 설명한다. “권력을 잡은 알샤라아는 이제 혁명은 끝났고 자신들이 새로운 국가를 세우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아사드의 몰락은 노동자와 빈민, 천대받는 사람들이 조직화할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벌써부터 자유시장화는 새로 결성된 노동자 위원회의 반대 시위를 촉발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특정 종파를 겨냥한 학살이 자행되자 다마스쿠스와 수웨이다에서 상당한 항의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제국주의 열강과 역내 강대국들이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시리아 민중 자신도” 능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나이세는 전했다. “시리아에서 일어난 재난의 근원은 아사드 정권에 있습니다.
“그러나 시리아인들은 알샤라아 정권이 정치적 자유를 탄압하고 여성의 지위를 약화시키는 행태 등을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로서 내릴 수 있는 평가는 새 정권이 취약하고 민중의 행동을 크게 걱정한다는 것입니다.
“자유와 평등,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투쟁이 벌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정치적 자유,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해 더 강하게 요구해야 합니다.”
나이세는 이렇게 강조했다. “(아사드의 만행을 경험한) 시리아 민중은 탄압을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민중을 대변하는 사회 세력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그 사회 세력들을 동원해 새 정권의 정치에 맞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