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제99차 서울 집회·행진:
폭우를 뚫고 굳건히 연대를 이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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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이 양동이로 쏟아붓는 듯한 빗속에서 99번째 서울 집회를 열었다.
한국인과 아랍인, 팔레스타인인뿐 아니라,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에티오피아,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파키스탄, 노르웨이 등 다양한 국적과 배경의 사람들이 광화문역 인근에 모였다.
사회를 맡은 김지윤 씨는 집회를 시작하며 이재명 정부의 외교부 장관을 비판했다.
“며칠 전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스라엘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한국과 이스라엘의 협력을 늘리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진정으로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를 우려한다면, 이스라엘을 즉각 제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연설에 나선 팔레스타인인이자 아일랜드인인 엠마 씨도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을 막을 실질적 조처를 전혀 취하지 않는 정부들을 비판했다.
동시에 엠마 씨는 국제 수무드 구호 선단을 비롯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세계의 곳곳 움직임을 상기시키며 “가자는 혼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 듯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행동을 멈출 수 없고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사회자는 하루 전 한국의 교사 1400여 명이 이스라엘의 가자 점령에 반대하는 선언을 발표한 소식을 전했다.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기자 알카티브 씨가 팔연사를 후원하며 보내 온 메시지도 소개됐다. 그동안 팔연사 집회 참가자들에게 꾸준히 현지의 목소리를 전해 온 알카티브 씨는 최근 《시사IN》에 기고하고 받은 원고료를 팔연사에 기부했다.
“저희를 지지해 온 한국의 연대 운동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입니다. 여러분의 연대에 감사하고 여러분을 존경합니다.”
참가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사실 알카티브 씨는 표적 살해와 기아에 시달리며 어느 누구보다도 어려운 처지에 있을 것이다. 그런 그가 팔연사를 후원한 것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과 팔레스타인인들이 그저 시혜와 수혜의 관계에 있는 게 아님을 보여 준다.


마지막 연설자인 윤지영 나눔문화 연구원은 최근 폭로된 트럼프의 가자 신탁 통치 계획과 이스라엘의 수용소 건설 계획을 비판하며,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이 “전 지구적 폭압 체제에 맞서 다른 세상과 다른 삶을 열어가기 위한 우리 모두를 위한 저항”이라고 강조했다.
시위대가 행진에 나서자 폭우가 쏟아지며 천둥이 쳤다. 그러나 시위대의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모든 참가자가 끝까지 대열을 유지했다.
비 때문에 거리에 인적이 많지 않았지만, 폭우 속에서도 기세 좋게 구호를 외치는 행진 대오의 모습은 행인들의 이목을 더 끌었다. 차창 밖으로, 또는 식당 유리창 너머에서 손을 흔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팔연사 집회에 다섯 번째로 왔다고 하는 대학생 최주호 씨는 “비가 쏟아짐에도 꿋꿋이 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집회에 참가한 이집트인 아부 씨도 기자에게 이렇게 전했다. “한동안 스트레스가 심해서 집회에 못 나오다가 거의 한 달 만에 집회에 나왔습니다. 비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오히려 더 나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힘 있게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저도 기운을 얻었습니다.”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행진을 마무리하며 사회자는 다음 주 토요일 오후 4시에 열릴 팔연사의 100번째 서울 집회에도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참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10월 12일에는 팔연사의 가자 학살 2년 전국 집중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전국 집중 집회는 일요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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