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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의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
유학생을 돈벌이 수단 삼는 대학과 정부

한신대학교가 부설 한국어학당에 다니던 우즈베키스탄인 유학생 22명을 강제 출국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 학교 당국은 “외국인 등록증 수령을 위해 출입국관리소에 가야 한다”고 학생들을 속여 버스에 태운 뒤, 곧장 인천공항으로 가 출국시켜 버렸다.

12월 12일 〈한겨레〉의 보도로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학내외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강성영 한신대 총장은 15일 사과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철저한 조사와 제도 보완”을 말했을 뿐, 정작 출국당한 유학생들을 구제하는 조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경찰 수사와 국가인권위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유학생 통제

정부는 2000년대부터 정책적으로 유학생 유입을 확대해 왔다. 대학들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리려고 유학생 유치를 늘려 왔다.

그런데 일부 유학생이 미등록 체류자가 되거나 생활비와 학비를 벌기 위해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취업하자, 정부는 대학들에 이를 막으라고 요구했다.

그 수단 하나가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도’다.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주요 기준 하나는 소속 유학생의 미등록 체류율이다. 인증을 받은 대학에는 유학생 비자 발급 절차 간소화 등 혜택을 주고, 인증을 받지 못한 대학에 대해서는 유학생 비자 발급을 제한했다.

그러자 대학들은 미등록 체류자 단속반 노릇을 하기 시작했다. 한신대의 유학생 강제 출국도 이런 맥락 속에서 벌어진 것이다.

현재 서울의 한 대학 어학당에서 일하는 한국어강사 A 씨는 대학들이 강사에게 유학생을 감시토록 한다고 말했다.

“모든 어학당이 강사들한테 출석 관리를 엄청 빡빡하게 시킵니다. 결석 시 사유를 파악해 보고하게 하는데, 결석 사유가 파악되지 않으면 강사들은 퇴근 후에도 24시간 대기 상태가 돼요. 파악되자마자 바로 학교에 보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국인 대학생이 결석하면 학점 평가에 반영되겠지만 교수가 사유를 다 알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어학연수생들도 성인인데 이렇게 통제하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팀장급 교직원이 승합차를 빌려 잠적한 유학생들을 찾으러 다니는 일도 있었어요. 그때 찾지는 못했는데요. 이러니 이번 한신대 사건 같은 일도 벌어지는구나 싶었습니다.”

정부는 미등록 체류율이 높다는 이유로 베트남인 유학생에게는 더 불이익을 주기도 한다.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을 받지 못한 대학에 입학한 베트남인 유학생에게는 더 긴 기간의 통장 잔고(1000만 원) 유지 증명을 요구한다.

돈 될 때만 친구 지난해 6월 강성영 한신대 총장(앞줄 양복)이 유학생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한신대학교

정부는 유학생들이 한국에 체류하는 동한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벌금이나 체류 연장 불허 등 불이익을 준다. 유학 비용을 한국에서 마련하지 못하게 해서 무역 수지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A 씨는 이런 제한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어학연수생의 경우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주당 20시간으로 정해져 있어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유명무실합니다. 어학당의 한 학기 등록금이 보통 150만 원 정도 합니다. 1년에 4학기 과정이니 총 600만 원이 들죠. 정부가 정한 시간만 일해서는 등록금과 한국 생활비를 모을 수 없어요.

“결국 어학연수생 비자가 허용하는 한도를 넘어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학생들이 수두룩해요. 하루 4시간씩 수업 듣고,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 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숙제를 하고 학교에 옵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제한 때문에 억울한 일을 당하는 유학생들도 있다.

“수업 시간마다 엎드려서 자는 학생이 있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매일 새벽 4시까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거예요. 허용 범위를 벗어나 일한다고 누가 신고해서, 업주가 벌금을 대신 물어 주고 대납한 벌금을 다 갚을 때까지 공짜로 일하라고 했다는 거예요.

“30시간 일하면 불법 사람이고 20시간 일하면 선량한 사람인가요. 이런 기준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A 씨는 이런 상황에서 대학 당국이 강사에게 유학생 출결 관리를 요구하는 것이 엄청난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이탈하지 않게 하려고 어학당은 강사들한테 자주 결석하는 학생을 상담하라고 합니다. 아직 말도 잘 통하지 않는 학생한테 공부에 집중하라는 얘기를 하라면서 말입니다.

“한번은 상담하면서 학생에게 왜 아르바이트를 하냐고 물었더니, 번역기 앱으로 ‘집에서 엄마가 기다려요’라고 답하는 거예요. 그 학생의 가족에게 돈이 필요하고, 제가 그걸 책임질 수도 없는데 어떻게 아르바이트를 하라 마라 할 수 있겠어요.

“상담해도 할 말이 없기는 한데, 3개월 단위로 계약해야 하는 고용 불안정 때문에 강사들은 학교 당국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워요. 이게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정부는 이런 부당한 유학생 통제 정책들을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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