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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의 논평:
언제나 미국 맘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 유럽학 교수이며,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중앙위원장이다.

미국 패권에 관한 최근 논쟁은 난해하고 모순적이다. 주류 담론은 미국이 쇠락하고 있고 중국한테 밀려나고 있다고 주되게 얘기한다.

공화당은 지금 버락 오바마를 공격하는 한 방법으로 이런 주장을 강력히 펴고 있다. 재앙으로 끝난 미트 롬니의 런던 방문도 이러한 시도 가운데 하나였다.

조지 부시 정권의 마지막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도 7월 27일자 〈파이낸셜 타임스〉의 한 기사에서 이렇게 역설했다.

"미국이 다시금 세계를 이끌어야 한다고 국민들을 고무하고 설득해야 한다. 미국은 여느 나라들과 다르다는 점을 미국인들은 기억해야 한다. … 그러하지 못할 때 공백이 생길 것이고, 어쩌면 세력 균형을 유지해 자유를 지키는 데에 관심 없는 세력들이 그러한 공백을 메꿀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이라크 침략은 "세력 균형을 유지해 자유를 지키려는" 목적이었다. [부시 정권 시절] 공화당이 추진한 극단적 대외 정책이 못내 아쉬워 이러한 제국주의적 모험주의를 부추기는 것일 테지만 그러한 극단주의는 더는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부시의 "테러와의 전쟁"에 확고히 반대한 좌파 가운데서도 미국이 이라크에서 승리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이 항상 이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듯하다. 나오미 클라인도 자신의 책 《쇼크 독트린》에서 이라크를 두고 그와 같은 생각을 말했다.

클라인은 이라크 침략과 점령이 불러일으킨 혼란과 대학살은 모두 미국식 "재앙 자본주의"의 커다란 성공을 보여 준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블랙워터와 핼리버튼 같은 회사들이 이라크에서 떼돈을 벌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분석은 부분과 전체를 뒤섞어 혼란을 일으킨다. 공화당과 제휴한 미국 회사들이 상당한 이익을 본 것은 이라크 점령의 부산물일 뿐이었다. 이라크 점령의 주된 목적은 중동에 정치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적을 이루자면 중동 지역에 미국의 군사적 지배력을 견고히 확립하고 이라크에 세운 순종적인 정권을 이용해 중동 곳곳으로 그 복사판을 퍼뜨려야 했다.

후퇴

이라크의 말리키 정부는 매우 형편없는 정권이다. 그럼에도 말리키 정권은 이라크에서 미국의 전투 병력을 철수시키고 이란의 이슬람 공화국 정권과 동맹을 맺었다. 더욱이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를 지원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계획과 다르다.

중동 지역은 정치적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그것은 아랍 세계에서 가장 친서방적인 정권 두 개를(튀니지의 벤 알리와 이집트의 무바라크) 제거하며 시작된 민중 혁명의 확산 덕분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좌파 일부는 숙명론적 견해를 내놓는다. 그러한 숙명론에 동의하는 사람들도 미국이 처음에는 계획에 차질을 빚고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수긍한다. 그러나 그들은 미국이 통제력을 되찾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이집트의 무슬림형제단을 포섭하고, 리비아에 나토 개입을 사주하고, 시리아에서 아사드 타도를 꾀하면서 힘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현 상황이 지닌 심각한 모순을 보지 못한다. 예를 들어 무슬림형제단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줄타기를 해야 한다. 무슬림형제단은 미국, 그리고 이집트 군부와 관계를 구축하면서도 자신의 대중적 토대 또한 유지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러한 숙명론은 또한 미국이 상당한 수준의 통제력을 갖고 있는 양 여긴다. 전혀 그렇지 않다. 리비아 개입은 비교적 유리한 상황에서 서방 열강이 즉흥적으로 행해 성공한 것이다. 취약하고 분열된 저항 세력은 긴 전선에 걸쳐 싸우고 있었고 이런 곳에서는 공중 전력이 매우 손쉽게 전세를 바꿀 수 있었다.

시리아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미국은 자유시리아군을 지원하며 현지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반정부 세력 가운데 좀 더 믿을 만한 자들과 아사드 정권 인물들 사이의 협상을 중개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시리아 현지의 저항은 여전히 매우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고 매우 지역적인 정치를 기반으로 동원된 세력들이 주도하고 있다.

비록 약해졌다곤 하나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자 군사 강국이다. 그러나 결코 전능한 것은 아니다.

아마도 미국은 시리아에서 자기 목적을 이룰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여러 가지 가능성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다른 모든 사람이 미국의 힘이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때에 좌파 사이에 미국의 승리가 불가피하다는 가정이 퍼지고 있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3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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