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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교육감 시대, 전교조가 투쟁하면 교육 개혁이 실패하는가?

진보 교육감 시대의 개막으로 박근혜 정권이 추진하는 신자유주의적 교육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진보 교육감들은 선거 기간에 ‘1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며 평등교육을 강조했다.

박근혜 정권과 우익은 교육 변화의 기대감을 식히려고 안달이다.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자고 한다. 반(反)전교조 극우 인사를 교육부 장관에 내정했다.

진보 교육감에 대한 우익적 공격은 갈수록 거세질 듯하다. 노동자 운동은 이런 공격들에서 진보 교육감들을 옹호해야 한다.

한편, 진보 교육감들의 대거 당선은 교육 개혁 성취 방식과 전망을 둘러싼 견해 차이와 논쟁도 촉발시킬 것이다.

전교조가 강경 투쟁을 하면 진보 교육감들의 교육 개혁은 실패할 것이라는 주장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그 소중한 싹[진보 교육감의 개혁]이 법외노조를 막아보겠다는 전교조의 총력 투쟁 열기에 자칫 말라버리는 게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tl;한겨레〉 김의겸 논설위원)

전교조가 진보 교육감에 부담을 주지 말고 협력하라는 것이다. 많은 전교조 조합원들도 이런 생각을 할 것 같다. 그러나 전교조가 투쟁하면 교육 개혁이 실패할 거라는 주장은 단견이다.

지난해 10월 전교조 조합원들은 총투표를 통해 정권의 규약시정명령을 거부했다. 굴복이 아니라 저항을 선택했다. 당시 전교조의 결단은 커다란 지지와 존경을 안팎으로부터 받았다. 다른 부문의 노동자 저항도 자극했다. 12월 철도 노동자 파업도 전교조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전교조의 이런 저항 의지는 선거에도 반영됐다. 언제나 그렇듯 전교조에 대한 태도가 교육감 선거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과거 교육감 선거에서 전교조 문제는 진보 후보들에게 계륵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진보 교육감이 다수 당선했다.

방어와 비판

게다가 정권과 우익은 진보 교육감들을 공격해 아예 제거하든지(곽노현 전 서울 교육감의 경우), 아니면 순응 압력을 가해 선거 공약에서 뒷걸음질치게 만들려 할 것이다. 벌써부터 조희연 서울 교육감 당선인은 자사고 폐지에서 한발 물러서는 듯한 발언을 했다. 중등 교육에서 경쟁 교육의 핵심을 이루는 특목고 폐지는 고사하고 자사고 폐지 문제에서도 동요한다.

따라서 전교조는 우파의 공격으로부터 진보 교육감을 ‘무조건’ 방어해야 하지만, ‘무비판적’이어서는 안 된다. 진보 교육감이 동요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할 때 공개적 비판을 삼가서는 안 된다.

흔히 진보 교육감들은 모순된 구실을 할 수 있다. 그 결과 어떤 쟁점들에서는 진보적 결정을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쟁점들에서는 기회주의적 결정을 할 수도 있다.

따라서 ‘협력’을 강조하며 진보 교육감들을 진보진영의 비판에서 자유롭게 놔 줘서는 안 된다. ‘진보 교육감의 행보야 어떻든 우리는 투쟁적인 노동조합 운동을 구축하면 된다’는 식의 비정치적인 태도를 취해서도 안 된다.

전교조는 진보 교육감들에게 선거 공약을 지키도록 촉구해야 하고, 무엇보다 활동가들은 진보 교육감 당선이 열어 놓은 기회를 활용해 아래로부터 대중 투쟁과 조직을 건설해야 한다. 그러려면 진보 교육감 당선이 촉발한 전교조 내 정치적 논쟁을 회피하지 말고 좌파 나름의 주장과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이 글은 전교조 현장 교사들이 만드는 신문 <벌떡교사들>에 기고한 기사를 일부 수정해 보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