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불이익 조처와 지속적 괴롭힘을 가해 온 남도학숙(광주시와 전라남도가 운영하는 공공 장학시설) 사측이 후안무치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그간 본지가 보도해 왔듯이, 피해자는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성희롱 피해 사실을 인정받았다. 2017년에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직장 내 성희롱과 사측의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산업재해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사측은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감사원에 산업재해 재심사를 청구하며 피해자를 괴롭혔다. 이 청구마저 기각되자, 사측은 무자비하게도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산재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까지 걸었다.
최근 남도학숙 피해자 지지모임을 결성한 나경채 정의당 전 공동대표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과 그에 따른 사측의 괴롭힘이 문제가 된 사건에서 산재를 인정받았음에도 공공기관이 이를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건 것은 최초의 일이다.
게다가 남도학숙은 피해자가 제기한 손해배상 민사소송에서 재판부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전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 성희롱 사건 해결에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되레 피해 여성 노동자를 집요하게 괴롭히고 거액을 들여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광주전남 지역의 오랜 여당인 민주당은 이 사건 해결에 책임이 있다. 남도학숙은 광주시와 전라남도가 운영하고 민주당 소속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가 이사장을 맡아 왔다. 또한 민주당의 유력 권력자들이 원장을 맡아 왔다.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고 처음 공론화됐을 때 남도학숙의 이사장은 광주시장 윤장현과 전남도지사 이낙연이었다. 이낙연은 현재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다. 지금도 민주당 소속 광주시장 이용섭과 전남도지사 김영록이 남도학숙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남도학숙 성희롱 피해자가 겪는 고통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
광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남도학숙 원장은 지역에서 워낙 명사고 영향력이 강한 사람이라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싸울 사람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2016년 6월 〈경향신문〉 보도). 게다가 집권 초기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진보 지지층의 기대가 컸다. 이런 상황은 피해자가 민주당 유력인사들과 연계된 남도학숙 사측과 싸울 때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했을 법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완연한 개혁 배신으로 지지층 이탈이 벌어지는 상황 속에서, 최근 반갑게도 ‘남도학숙 피해자 지지모임’이 결성됐다.
피해자의 사정을 듣게 된 정의당 광주시당 활동가들이 다른 진보단체들과 함께 지지모임을 만들었다. 지지모임은 남도학숙을 운영하는 광주시와 전라남도, 남도학숙이 있는 서울 동작구 세 곳에서 결성된다.
‘세계 여성의 날’ 주간인 3월 4일에는 광주시의회 기자실, 전남도청 분수대 앞, 서울 남도학숙 앞에서 남도학숙에 행정소송 철회를 요구하는 동시다발 기자회견도 개최한다.
정의당 동작구위원회는 동작 지역 민중당·녹색당과 함께 남도학숙의 성희롱 사건 은폐 시도를 규탄하는 현수막을 걸었고, 별도 성명서도 발표했다.
이런 연대가 그간 어려운 조건에서도 고군분투해 온 피해자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