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비정규직 4차 공동파업:
“서울대병원 따르겠다”더니 자회사 고집하는 국립대병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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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민주노총 소속 산별연맹 3곳(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보건의료노조, 민주일반연맹)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4차 공동파업에 나선다. 이 노동자들은 9월 2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대병원·부산대병원 등에서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9월 20일부터 로비 농성에 돌입했고, 10월 중 쟁의권을 확보해 파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9월 3일 서울대병원의 직접고용 합의 이후에도 지방 국립대병원 사용자들은 정규직화를 회피하고 시간만 끌고 있다. 이전에는 “서울대병원이 정규직 전환하는 걸 보면서 전환하겠다”더니 정작 서울대병원이 직접고용을 약속하자 말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지방 국립대병원 사용자들은 “우리는 서울대병원과 다르다. 정부 지원이 없으면 직접고용하기 어렵다” 하며 버티고 있다. 자회사로 전환하면 정부 가이드라인보다 나은 조건을 제공하겠다는 둥, 직접고용 하면 정년을 지금처럼 인정하기 어렵다는 둥 뻔한 회유와 협박을 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직접고용 합의 소식을 반기며 그것이 다른 국립대병원들에도 적용되리라 기대했던 노동자들은 여전히 자회사를 고집하는 사측의 태도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교육부는 조국 임명 파동으로 위기에 몰리던 상황에서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투쟁에 밀려 일부 양보했지만 또다시 뒷짐 지고 물러나 있다. 국립대병원 사용자들은 이를 명분삼아 “지금이라도 교육부가 직접고용하라는 공문 한 장만 보내 주면 당장이라도 직접고용하겠다”며 뻔뻔하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노동자들은 피 말리는 희망고문에 시달리고 있다. 노동자들은 사측의 시간끌기와 자회사 담합을 이번에 끝내겠다는 결의를 다지며 파업을 결의했다.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성과를 거둔 비결은 유리한 정세에서 단호하게 파업해 주목을 끌었던 것, 무엇보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가 더해졌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이 3개 산별연맹 공동투쟁에 걸맞게 다른 병원에서도 직접고용 합의가 될 때까지 함께 싸웠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조국 임명을 둘러싼 정부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렇기는커녕 청와대와 검찰 등 국가 권력 내부의 투쟁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기회에 투쟁을 발전시켜 직접고용 성과를 더 확산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단단히 연대 투쟁을 유지해 공동투쟁의 정치적 효과를 이어 가야 한다. 또, 국립대병원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단협 등이 진행 중인 지금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를 강화하면 투쟁의 효과를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쟁취할 때까지 이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