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추가 살해를 규탄해 더 광범한 미국 대중이 봉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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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플로이드 피살을 계기로 일어난 인종차별 반대 투쟁이 3주째 미국을 뒤흔들고 있다.
조지아주 주도
6월 12일 브룩스는 딸의 생일을 축하하러 외식을 나왔다가 패스트푸드 체인 ‘웬디스’의 드라이브스루
분노한 대중은 그날 즉시 규탄 시위를 벌여 브룩스가 사망한 도로를 봉쇄했고, 브룩스를 신고한 매장을 불태웠다. 바로 다음 날 브룩스를 살해한 경찰 개럿 롤프가 살인 혐의로 면직됐고
그러나 애틀랜타 시민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도로 봉쇄를 이어 갔다.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을 쏴 도로 봉쇄를 진압했다. 그러나 시위 참가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6월 19일 노예해방기념일 출근을 거부하고 시위를 벌이자고 호소했다.
브룩스의 아내 토미카 밀러는 이렇게 말했다. “제 남편이 경찰을 쏴 죽였다면 감옥에 갇혔을 거예요. 종신형을 받았겠죠.
시위 참가자 마케이비언 오돔은 CNN에 이렇게 말했다. “이런 일이 끊이지 않아요. 조지 플로이드
“우리 뜻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저들은 아직 우리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 봅니다.”
인종차별적 극우의 범죄도 다시 불거졌다.
쿠클럭스클랜 KKK단의 나무 교수형을 연상시키는 이 참혹한 범죄를 규탄하며 연일 시위가 벌어졌지만, 당국은 수사를 자살로 종결해 버렸다. 팜데일시 당국자는 뻔뻔하게도 항의 시위대 앞에서 “‘자살 의심’이라고 할 걸 그랬다”며 “
6월 14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2만 5000명이 시위를 벌여 5월 말 경찰에 살해된 흑인 트랜스남성 토니 맥데이드를 함께 기렸다. 이 시위를 조직한 ‘흑인 성소수자 자문위원회’는 이렇게 밝혔다. “오늘 시위는 소수 인종이 겪는 불의, 체계적 인종차별뿐 아니라 모든 형태의 차별에 직접 맞서는 것입니다.” 뉴욕, 보스턴, 매사추세츠 등 40여 도시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시위에 나서 “흑인 트랜스젠더의 목숨도 소중하다”고 외쳤다.
흑인 트랜스젠더는 미국에서 이중의 차별과 심각한 범죄 위협에 노출돼 있다. 6월 9일
설상가상으로 트럼프는 6월 12일 의사가 자의로 트랜스젠더의 치료·검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
시위대 수천 명이 6월 14일 워싱턴 DC에서 백악관 앞을 행진하며 “건강보험 개악 반대”, “트럼프·펜스 즉각 퇴진”을 외쳤다.
전투 태세
트럼프는 이번 항쟁의 불길을 잡으려 이제까지 미군 약 1만 7000여 명에게 전투 태세를 갖추게 했다. 이라크·시리아·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 중인 미군을 모두 더한 것과 비슷한 숫자다. 그러나 투쟁이 계속되면서 트럼프의 강경책은 정권 안팎에서 만만찮은 반발에 직면했다.
이 때문에 미국 권력층은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듯하다. 그러나 민주당 실세들은 아직까지 이 투쟁의 열기를 자기 표밭으로 온전히 포섭하지 못해 부심하고 있다.
경찰 예산 삭감이 투쟁의 주요 요구의 하나로 제출된 와중에 바이든은 경찰 예산을 3억 달러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어이없게도 버니 샌더스는 바이든의 경찰 예산 증액 요구를 거들고 나섰다. 샌더스는 민주당 상원의원 원내대표 척 슈머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어, “
샌더스는 트럼프 같은 자가 절대 재선돼선 안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나머지, 생동하는 운동의 요구보다 집권 가능성 있는 민주당 권력층 쪽으로 기우는 듯하다. 그러나 샌더스의 이런 행보로는 인종차별적 경찰을 이용해 체제를 수호하는 데서는 공화당과 본질적으로 전혀 다를 바 없는 민주당에 ‘분칠’을 하는 효과 외에는 거둘 것이 없을 것이다.
한편, 민주당 시장이 운영하는 로스앤젤레스, 뉴욕, 포틀랜드 등의 도시들에서는 경찰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예컨대 로스앤젤레스 시는 경찰 예산을 최대 1억 달러
그럼에도 미국에서 불가침 영역으로 취급되던 “경찰 신화라는 갑옷에 금이 가”고, 기성 정치권조차 예산 삭감을 공언한 것 자체는 괜찮은 성과다. 미국 곳곳에서 몇 개월, 심지어 몇 년 전에 벌어진 경찰의 흑인 살해 사건이 속속 재수사에 들어가고 있기도 하다.
수많은 대중이 거리로 나와 “우리 목소리를 들어라” 하고 외치고서야 정의가 실현될 가능성이 약간이나마 생겨난 것이다. “과거 법집행 기관이
운동은 이제 막 담대한 첫걸음을 뗐다. 갈 길은 한참 남았다. 정치권의 꾀죄죄한 양보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거리 시위를 더 키울 때다. 노동계급의 투쟁이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리고 인종차별을 철폐하려면 본질적으로 인종차별과 불가분인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 맞서야 한다. 혁명적 흑인 투사 앤젤러 데이비스의 말처럼, “흑인 해방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미국에서 자본가 계급 전체를 타도하고, 자본가들의 착취를 보장하고 흑인을 예속시키는 수많은 전통적 기관들을 모조리 파괴하는 것뿐이다.”
이번 투쟁은 그런 급진적 방향으로 나아갈 잠재력을 보여 주고 있다. 물론 이 운동에 참가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길을 제안할 혁명적 좌파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