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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돌봄교실 정책은 민간위탁이다. 돌봄전담사 파업 지지하라

우리 사회의 아동돌봄 70퍼센트 이상을 담당해 온 초등 돌봄교실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그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온종일 돌봄체계’를 채워 온 것은, 82퍼센트에 이르는 시간제 돌봄전담사과 교사들의 공짜 노동이었다. 정부는 2022년까지 학교 돌봄 이용 가능 인원을 10만 명 더 늘리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소관의 민간위탁 방식으로 값싸게 운영하려고 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권칠승‍·‍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이 발의한 온종일 돌봄 특별법안은 정부의 돌봄교실 정책을 반영하는 것으로, 초등 돌봄교실의 현실을 더 악화시킬 공산이 크다. 이 두 법안은 돌봄 시설과 인력에 대한 책임을 지자체로 떠넘겨 지자체의 재정 여력에 따라 돌봄의 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또 국공유 시설을 민간에 대부해 수익 창출을 허용하는 등 민간위탁의 길을 터 주고 있다.

이에 돌봄전담사들은 초등 돌봄교실을 지자체로 이관하는 내용이 담긴 권칠승‍·‍강민정 법안 폐기와 시간제 돌봄전담사의 상시전일제 전환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11월 6일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포했다.

10월 27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돌봄전담사 파업 선포 삭발식 ⓒ이미진
10월 22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돌봄전담사 파업 결의 기자회견 ⓒ조승진

돌봄전담사들의 이번 파업은 매우 정당하다. 이 파업은 교육에 전념하고자 하는 교사들의 이해관계에도 부합한다. 또한 방과 후 아동돌봄의 질과 관련된 만큼 노동계급 전체의 이해관계에도 부합한다.

전교조 지도부를 포함한 교원단체들은 교사가 돌봄교실 업무와 책임에서 벗어나려면 초등 돌봄교실을 지자체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적잖은 교사들이 돌봄교실의 지자체 이관을 긍정적으로 본다. 이는 돌봄교실 업무와 책임이 교사들에게 전가되는 부당한 현실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지자체 이관은 그런 부당한 현실을 바로잡을 수 없을 것이다.

정부는 돌봄교실을 지자체로 이관하더라도 “기존 계획된 예산을 추가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교사의 돌봄 업무 이관을 위한 인력 확보나 겸용교실 문제 해소를 위한 재정 투입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부와 여당의 정책대로라면, 돌봄교실의 관리‍·‍운영 책임이 지자체로 이관되더라도 실제 시설은 학교를 이용할 공산이 크다. 그러면 교사의 돌봄 업무와 책임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소관이 다른 돌봄교실을 관리하게 돼 더 과중해질 수 있다.

결국 정부는 돌봄 공급을 조금 늘리면서도, 이에 필요한 재정 투입을 하지 않고 그 공백을 학교 노동자들의 고통 분담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즉, 돌봄교실의 지자체 이관 계획은 공적 돌봄에 대한 정부 책임을 덜고, 돌봄 서비스 확대를 저렴한 노동으로 때우려는 것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2021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2조 501억 원이나 감액했고, 유아교육비‍·‍보육료 지원 예산도 400억 원 넘게 줄였다. 이런 정부와 여당이 돌봄교실 관리 책임을 지자체로 이관한다고 해서 재정을 더 지원할 리 만무하다.

문재인 정부는 사회서비스원 시범사업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여 줬다. 복지를 책임질 것처럼 하더니 재정 지원은 하지 않고 복지 사업들을 지자체에 떠넘겼다. 그래서 각 지자체에 세워진 사회서비스원의 복지서비스들은 대부분 민간업자에게 내맡겨졌다. 직영이라 해도 최저임금 수준의 계약직 노동자로 채워졌다. 기존의 정규직 노동자들도 비정규직화하려고 한다.

교사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돌봄전담사 등)의 이해관계는 다르지 않다. 교사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는 업무 분담을 두고 갈등을 빚기도 하지만, 이런 갈등은 정부가 돌봄교실에 충분한 재정과 인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다.

교사들이 돌봄 업무에서 벗어나려면 안정적인 전일제 돌봄전담 인력이 대폭 늘어야 한다. 또, 돌봄전담사들이 돌봄교실 운영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모두 가져야 하며, 돌봄 전용교실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충분한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

투쟁에 나선 돌봄전담사들은 시간제 전담사의 상시전일제 전환과 인력 확충을 통해 돌봄 업무에 대한 교사 책임을 없애고, 돌봄전담사들이 돌봄 업무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맡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 정책에 맞서 싸우는 돌봄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 연대하는 것은 교사들과 노동계급 전체에 이롭다.

일부 전교조 좌파 활동가들은 ‘지자체 이관 반대’를 파업 요구로 걸지 말고, 교사와 돌봄전담사 공통의 요구가 될 수 있는 시간제 전일제화 같은 요구를 걸자고 주장한다. 아마도 전교조 안에서 지자체 이관을 지지하는 분위기를 거스를 수 없다고 보고 절충하는 듯하다.

그러나 민간위탁 방식을 이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분명한 만큼, 돌봄교실의 ‘지자체 이관’을 명확히 반대하며 파업을 지지해야 한다.

현재 전교조 조합원 다수의 정서를 그저 추수하는 게 아니라, 비록 소수에서 출발하더라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연대를 건설하려는 노력을 쌓아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수년 전 기간제교사 정규직 전환이나 학교 비정규직 투쟁 등에서 전교조 좌파 지도부가 원칙 있는 입장을 내놓지 못해 결국 전교조의 결속력과 투쟁력도 약화시켰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교조 활동가들은 “노동계급의 단결”을 말로만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노동조합에서 그 원칙을 구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돌봄전담사의 노동조건과 교사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돌봄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을 늘리기 위해, 우리 아이들의 방과 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돌봄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자!

‘돌봄전담사 파업을 지지하는 교사들’의 활동, 이렇게 함께해요!

첫째, 노동자연대 교사모임의 돌봄전담사 파업 지지 성명, 카드뉴스 등 관련 글 등을 학교 내 메신저나 문자 등으로 널리 알려 주세요. 돌봄전담사들이 큰 힘을 얻을 겁니다.(노동자연대교사모임 블로그 https://edu.ws.or.kr/)
둘째, 같은 학교의 돌봄전담사들과 전교조 조합원들의 간담회를 열고 파업에 연대해 주세요. 알림장이나 안내장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이번 파업의 의의를 알리는 것도 큰 힘이 됩니다.
셋째, 중등 교사들도 파업에 나서는 지역 돌봄전담사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해 주세요.
넷째, 헤시태그 (#돌봄파업_지지 #아이들을_위한_돌봄파업)를 달아서 자신의 sns에 인증샷을 게시해 주세요.
다섯째, 돌봄전담사 파업을 지지하는 메시지 쓰기와 인증샷 찍기에 함께해 주세요. 파업에 나서는 돌봄전담사들에게 메시지와 인증샷을 모아 전달하겠습니다. 동료 교사들과 함께하는 인증샷도 환영입니다!
- 이메일 irang29@hanmail.net 또는 010-4602-9817로 인증샷과 지지 메시지를 보내 주세요.

이 글은 10월 28일 발표된 노동자연대 교사모임 성명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