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에 아이돌봄 노동자 예방접종 예산 삭감이 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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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021년 예산에서 아이돌봄 노동자 예방접종비(13억 원)를 삭감했다.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각종 예방접종에 대한 지원을 늘려도 시원찮은데 말이다.
예방접종은 각 가정에 방문해 아이를 돌봐야 하는 아이돌봄 노동자들과 돌봄서비스 이용 가정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조처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그 비용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며 나 몰라라 하겠다는 것이다.
예방접종비 지원은 투쟁의 성과였다. 지난해 여름, 아이돌봄 노동자들은 태풍 속에서도 비바람 맞아가며 서울시청 앞 1인 시위와 농성을 벌였다. 그래서 올해 처음으로 예방접종비를 지원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서울시가 1년 만에 이를 삭감해 버린 것이다.
역행
오늘(11월 20일), 아이돌봄 노동자들은 서울시의 예방접종비 지원 예산 삭감에 항의했다(공공연대노동조합 서울경기지부 주최).
배민주 아이돌봄노조 서울경기지회 부지회장은 “질병으로부터 보호 받아야 할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이렇게 방치되어도 되는지 대답을 듣고 싶”다며 서울시를 질타했다.
그리고 “필수 노동자인 아이돌보미 예방접종비를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아이돌봄 노동자들의 처지는 매우 열악하다. 아이돌봄 노동자들은 대부분 초저임금에 시달리는 중년 여성 노동자들이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전염 우려 때문에 가정 아이돌봄 수요가 급감해 상당수가 실직 상태에 놓이거나 임금이 크게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예방접종비 지원조차 삭감하는 것은 매우 가혹한 조처이다.
무엇보다 서울시의 예방접종비 예산 삭감은 아이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방역 지원을 내팽개친 것이다. 이처럼 최소한의 예산조차 삭감해 놓고, 서울시는 뻔뻔스럽게도 “코로나19가 가져온 격변의 시대에 시민의 삶을 지키”려고 내년 예산을 역대 최대로 편성했다고 자화자찬했다.
서울시는 아이돌봄 노동자 예방접종비 예산 삭감을 즉각 철회하고 원상복구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