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사측의 합의 파기:
SPC 화물 전면 파업과 대체수송 저지 정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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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5일 식품 기업 SPC의 화물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SPC지회 조합원 400여 명(광주, 서울경기, 강원, 부산, 충북, 대경)을 주축으로 전국적으로 700~800명이 동참하고 있다.
SPC는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샤니, 삼립식품 등 잘 알려진 브랜드를 보유한 식품 기업이다. 이곳의 화물 노동자들이 전국적으로 배송을 멈추고 대체수송을 막아 서자, 파리바게뜨 등 매장에 빵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주류 언론들은 노조의 명분 없는 파업으로 가맹점주들과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다고 맹비난을 쏟아 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터무니없는 왜곡이자 부당한 비난이다.
이번 SPC 전국 파업은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 SPC지회가 9월 2일부터 해 온 파업에 연대하기 위해 시작됐다.
SPC 사측은 광주(샤니) 노조와 한 노동조건 개선 합의를 번복하고, 그것도 모자라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조합원 전원을 해고하고 막대한 손해배상을 물리겠다고 협박했다. 사측은 오늘자(9월 16일)로 조합원 40명을 계약해지 했다.
경찰도 탄압에 합세해 벌써 30여 명이 연행됐다. 지금 샤니 화물 노동자들은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렸지만, 단호하게 투쟁을 이어 가고 있다.
“40명이 계약해지를 통보 받았다. 우리는 물러설 곳이 없다. 생존권 문제다. 사측이 계약해지 철회하고 손배청구하지 않겠다고 할 때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화물연대 SPC광주지회 조합원)
샤니 화물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 요구는 매우 절실한 문제였다. 샤니 노동자들은 적은 인력으로 새벽 1시와 오전 8시, 두 차례 배송을 해야 하는 고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투쟁해 왔다. 노조는 지난 10년 동안 물량이 2배 이상 늘었는데도 화물 노동자 수는 그대로라 업무 강도가 2배로 늘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노동시간과 업무 강도를 줄여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사측은 배송 차량 2대를 늘리고 이에 따라 배송 노선 변경까지 합의를 해 놓고, 최근 이를 뒤집어 버렸다(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이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핑계로 삼아서 말이다). 이에 맞서 샤니 노동자들이 사측의 합의 번복에 항의해 9월 2일부터 파업에 돌입해 대체수송을 저지해 왔다.
이렇게 사측이 노동조건 개선 합의를 번복하고 탄압이 거세지자, 9월 15일 전국의 SPC 조합원들이 연대 파업에 나섰다. 노동자들은 이번 사태가 단지 광주의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SPC와 합의문을 50번도 넘게 썼는데 지켜진 적이 없다. 사측은 노조와 합의한 후 번복하기를 밥 먹듯 반복했다. 그래서 광주 동지들의 투쟁은 남의 일이 아니다. 이번 공격으로 광주에서 노조가 무력화되면 다른 곳들도 타깃이 될 수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 등 정부의 민주노총 탄압이 벌어지는 상황도 사측은 기회라고 봤을 것이다.”(화물연대 충북SPC지회 노동자)
“우리의 요구는 간단하다. 합의를 이행하라는 것이다. 광주만이 아니라 다른 지회들에서도 조합원들의 불만이 크다.”(화물연대 서경지부 노동자)
대체수송 저지
노동자들은 6개 지역의 SPC 물류센터, 공장 앞에서 단호하게 대체수송을 막고 있다. 파업과 대체수송 저지의 효과로 SPC 배송 차량의 30퍼센트 이상이 멈춰 전국 여러 도시에서 제품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주류 언론들은 화물 노동자들의 대체수송 저지 투쟁을 ‘불법’이라고 비난한다. 경찰도 대체수송 저지 행동을 막기 위해 노동자들을 감염법 위반을 들이밀며 연행하는 등 탄압을 가해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화물 노동자들이 대체수송을 막는 것은 정당하고 필요한 일이다. 파업은 사용자의 이윤에 타격을 가하기 위한 수단인데, 대체수송이 버젓이 벌어지는 것을 방치하면 파업 효과가 대폭 반감돼 투쟁이 효과를 내기 어렵다.
파업 노동자들은 사측이 강경한 만큼 자신들도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노동자들은 연대 파업과 대체수송 저지 행동을 이어가며 상당한 투지를 보여 주고 있다.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