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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자회사 네 곳 공동 파업:
제대로 된 비정규직 대책을 요구하다

“윤석열 정부의 비정규직 문제 외면 규탄한다” 5월 23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 선포 기자회견 ⓒ이미진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윤석열 당선 직후부터 제대로 된 비정규직 대책을 요구하며 각종 집회를 이어 왔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을 사실상 반대해 온 윤석열은 오히려 노동개악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 취임에 앞서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는 임금 인상 억제, 노동시간 규제 완화 등이 담겼고, 비정규직 대책은 아예 언급조차 없다.

문재인 정부가 ‘가짜 정규직화’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우롱했다면, 윤석열 정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윤석열에게 “아직 어떤 대답도 들은 바가 없다”며 열받아 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공운수노조 소속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철도고객센터지부, 한국마사회지부 노동자들이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공동 파업을 벌인다(파업 기간은 지부별로 다르다).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차별과 지연되고 있는 정규직 전환을 규탄하고 새 정부에 책임을 묻기 위해 투쟁에 나선다.

건강보험고객센터: 여전한 간접고용 비정규직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 ⓒ이미진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여전히 용역업체 소속인 간접고용 비정규직 신세다.

지난해 10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노조는 노동자들을 ‘소속기관’(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같은 법인이지만 채용‍·‍인사‍·‍임금 등은 공단과 분리돼 독립적으로 운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정부와 사측이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완강히 거부했고 당시 정규직노조 지도부와 일부 정규직 노동자들이 반대했지만, 여러 차례 파업 투쟁으로 끌어낸 합의였다.

그러나 공단 측의 시간 끌기로 반년이 지나도록 소속기관 전환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소속기관 전환 과정에서 고용이 승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단은 소속기관으로의 전환 채용 절차를 밟기는커녕, 3월 말 기존 용역업체의 계약 만료를 이유로 신규 업체와 계약했다. 그리고 업체가 변경될 때는 기존 인력을 최대한 고용 승계한다는 원‍·‍하청 계약 특수조건을 “고용 승계는 민간위탁 업체 간의 변경에만 해당한다”고 바꿨다.

노동자들은 경력 인정, 임금 인상과 인센티브 제도 폐지 등 처우 개선도 요구하고 있다.

철도 자회사: 2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코레일네트웍스·철도고객센터 노동자들 ⓒ이미진

철도 역사의 업무와 주차 관리, 셔틀버스 운영, 콜센터 상담 등의 일을 하고 있는 철도 자회사 노동자들(대부분 무기계약직)은 1년 차든 20년 차든 기본급이 최저임금에 불과하다. 임금체계에 호봉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인력 부족과 높은 노동강도 속에 일하지만, 평균 연봉이 3300만 원에 불과하다. 물가 인상 때문에 가중되는 생활고를 해결하려면, 당장 임금이 대폭 인상돼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예산운용지침’을 통해 공공기관에 임금 인상률을 제한하면서, 이를 저임금에 시달리는 공공기관 자회사 노동자들에게도 적용하고 있다. 정규직과의 격차를 줄이려면 임금이 대폭 인상돼야 하는데 말이다.

한국마사회: 용역업체 처우를 강요하는 낙찰 금액

한국마사회 노동자들 ⓒ신정환

문재인 정부는 ‘자회사 전환도 정규직’이라며 공공기관 비정규직들을 자회사로 전환했다.(문재인 정부 시절 73개의 자회사가 신설됐다.)

한국마사회 노동자들은 용역업체에서 자회사로 전환되면 임금이 오를 것이라 기대했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자회사로 전환된 2020년 이후 우리의 임금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하고 분노한다.

노동자들은 용역업체 시절에 책정된 낙찰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는 게 그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한국마사회가 경쟁 입찰을 통해 하청들과 계약할 때, 하청업체들은 사업을 따내기 위해 낙찰률(계약 금액 대비 낙찰 금액)을 낮추고 인건비에도 이를 적용했다. 저임금으로 이어지는 구조인 것이다.

자회사로 전환되면서 경쟁 입찰은 없어졌지만, 한국마사회는 자회사에 예전 하청업체 낙찰 금액을 지급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의 임금은 3년째 동결 상태다. 노동자들은 지급 금액을 늘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효율화 정책도 비판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 과제’에서 ‘공공기관을 효율화하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히며, 인력을 효율화하고 출자회사를 정리하면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한다.

인력 감축과 비용 절감은 노동자들을 고통에 빠트리고 공공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킨다. 공공기관 효율화 정책은 2016년 구의역 김 군, 2018년 태안발전소 김용균 씨 사망 사고의 주요 원인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파업을 벌이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구의역 사고 6주기인 5월 28일에 다 같이 모여 파업 집회를 벌이고, 윤석열 정부에게 비정규직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

이번 투쟁을 발판으로 성과를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