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들, 우체국 택배 파업 대체 근무 거부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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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집배원 노동자들이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의 파업 때 대체인력 투입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우체국본부는 6월 16일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에 집배원 대체 근무 방침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우체국본부 노동자들은 우정사업본부의 임금 삭감과 쉬운 징계·해고 시도에 맞서 6월 18일 1차 경고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노동자들은 우정사업본부가 개악된 계약서를 철회할 때까지 투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관련 기사 본지 421호 ‘우체국 택배 노동자: 임금 삭감, 노동통제 강화에 맞서 투쟁하다’)
그러자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면 집배원들을 동원해 물량을 대체 배송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인력이 부족해 집배원 과로사가 끊이지 않고, 겸배(인력이 부족할 때 동료 물량을 대리 배달하는 것)가 일상인데 말이다.(관련 기사 본지 418호 ‘집배원 노동자들: 대리 배달(“겸배”)을 없애고 인력을 충원하라’)
이에 집배원들이 대체 배송 시도에 반발하며 항의에 나선 것이다. 최승묵 민주우체국본부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올해에도 대구·인천·횡성 등에서 집배원 사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력 부족,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겸배 등 때문에 과로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들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해 사지로 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정사업본부의 방침은 택배 노동자들(특수고용)과 집배원들(정규직)을 이간질해 파업을 파괴하려는 비열한 술책이다.
오현암 민주우체국본부 경인지역본부장은 “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한 대체인력 운영”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는 택배 파업 때마다 우리를 파업을 막는 방패로 삼으려 합니다. 더 이상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정규직 집배원들의 대체 근무 방침 거부는 완전히 옳다. 사측의 대체인력 투입은 파업 효과를 떨어트리고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약화시키려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국제 노동운동은 파업 노동자들의 업무와 연관된 다른 노동자들이 업무를 협조하지 않는 것(블래킹)으로 연대해 왔다.
더구나 집배원들과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은 같은 사용자를 두고 있으므로, 노동자 단결과 연대가 사활적이다. 다수 노조인 한국노총 전국우정노동조합이 우체국 택배 파업 지지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전국민주우체국본부의 파업 연대 방침은 그 의미가 크다.
민주우체국본부는 우정사업본부에 택배 파업 구역의 소포 접수를 즉시 중지하고, 집배원 강제 근무 명령을 내리지 말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우정사업본부가 택배 파업 노동자들의 물량을 전가하지 말고 겸배를 철폐하라고 요구하며 6월 24일 간부 결의대회와 7월 23일 전 조합원 상경 집회를 벌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