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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통제 불능이 될지 모르는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이 개시된 지 한 달이 됐다. 7월 3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우리는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서방(과 한국) 언론들도 우크라이나군이 “꾸준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속도는 느리고, 진격도 제한적이다.

6월 29일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자포리자 지역에서 1300미터, 도네츠크 지역에서 1200미터 진격했다(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 한나 말랴르의 발표).

우크라이나군은 일부 점령지를 탈환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구축한 두터운 방어선을 뚫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점령지의 전략적 요충지를 요새화하고 포병과 보병을 배치해 강력한 방어 진지를 구축했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반격할 때 사용했던 작전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월한 공군력이 더해져 서방의 프로파간다와는 달리 우크라이나군의 전진은 더디다.

사실 우크라이나 동남부 전선의 현실은 제2차세계대전보다는 제1차세계대전의 참호들에서 벌어진 ‘고기 분쇄기’* 전투와 더 닮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수많은 젊은 병사들이 겨우 몇백 제곱미터의 땅을 점령하거나 방어하기 위해 죽어가고 있다.

어느 쪽도 결정적 고지를 점하지 못한 채 계속되는 전투 ⓒ출처 우크라이나 국군참모부

미국 합참의장 마크 밀리는 6월 15일 나토 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주 어려운 전투다. 또, 매우 격렬한 전투이며, 상당 시간이 걸리고, 많은 대가가 따를 것이다.”

미국 국방부 장관 로이드 오스틴도 같은 기자회견에서 비슷한 얘기를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단기적 지원과 장기적 지원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둘은 우크라이나 “대반격” 상황을 가장 소상하게 알고 있을 인물들이다.

두 사람의 말인즉슨 이렇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요새를 돌파하든 그렇지 못하든, 러시아 포탄이 독일 레오파르트 전차와 미국 브래들리 장갑차를 계속 파괴하든 말든, 우크라이나 “대반격” 작전은 전쟁을 끝낼 결정적 전투가 되지 못할 것이다.

미국은 이 전쟁에서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전쟁을 지속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미국 국무부 장관 블링컨은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개시될 즈음 핀란드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크라이나인 같은 자유민들이 세계 도처에서 자유 국가들 ― 자신들의 운명과 자유를 인식하는 국가들 ― 의 지원을 받으면, 그들의 권리와 안보는 불가분의 관계가 되고, 그들이 가진 힘은 엄청날 뿐 아니라 막을 수 없다.”

다시 말해, 우크라이나인들이 계속 죽어 나갈지라도 미국의 장갑차, 독일의 전차, 영국의 미사일, 한국의 포탄 등을 우크라이나에 계속 지원하겠다는 얘기다.

미국 탐사 보도 저널리스트인 시모어 허쉬는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성공하지 못하면 바이든의 2024년 대선 캠페인이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썼다. 그래서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미국 외교 정책의 성공 사례로 만들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에는 훨씬 더 근본적인 동기가 있다. 미국은 중국과의 제국주의적 경쟁이 고조되는 국면에서 자국의 취약성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이 전쟁을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7월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 하나는 단연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다. 윤석열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참관국 자격으로 참석해 미국 등 서방의 전쟁 노력을 지원하려 한다.

푸틴의 정치 위기

한편, 러시아의 입장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무대에서 강대국 지위를 유지하는 문제와 직결돼 있다. 그래서 전쟁의 교착 상태가 지속되면 러시아는 더욱 섬찟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푸틴의 책사이자 러시아 외교·국방정책협의회 상임 간부회의 명예 의장인 세르게이 카라가노프는 6월 중순 이렇게 썼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압승했을 때조차 … 더한층 쓰린 심정으로 무장을 강화하는 극우 세력이 일부 지역에 존재할 것이다. 그들은 불가피하게 복잡한 문제와 새로운 전쟁을 위협하는 출혈 상처다.

“[따라서 서방의 의지를 꺾기 위해서는] 핵무기 사용의 문턱을 낮춰 핵 억지력 주장의 설득력을 다시 높여야 한다.”

서방에 대한 선제 핵 공격의 이점을 주장한 것이다. 러시아 지배자들이 모두 이런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바그너 그룹의 쿠데타로 통제력의 한계가 드러난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돈을 키울 공산은 커졌다.

실패로 끝나긴 했어도 바그너 그룹의 쿠데타 기도는 세계 제2위의 핵 강국 러시아가 정치 위기에 빠져 있음을 보여 줬다.

그동안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를 “전체주의” 사회로 묘사하고, 러시아 국민은 ‘현대판 차르’ 푸틴을 순한 양처럼 따르기 때문에 나토의 무기만이 푸틴을 저지할 수 있다고 선전했다. 그런 ‘차르’의 권위가 자신의 요리사에 의해 위협받았다.

물론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예상과는 달리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바흐무트(동부 전선)와 남부 전선을 함락시키지 못했다.

양측 모두 막대한 무기를 쏟아부으며 ‘고기 분쇄기’ 전투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쪽도 결정적 고지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푸틴이 정치 위기를 겪고 있긴 하지만 정치적 몰락을 전망하는 것은 섣부를 듯하다.

프리고진이 총 한 발 쏘지 않고 모스크바 앞 200킬로미터까지 진격할 수 있었던 것은 적어도 보안군과 군대 일부의 묵인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묵인과 지지는 다르다. 러시아 지배계급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축재(蓄財)의 기회로 본다.

그래서 전쟁은 계속될 뿐 아니라 통제 불능이 될 위험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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