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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말뿐인 경고로 이스라엘의 라파흐 공격 막을 수 없다

미국의 공허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이번 주 초 가자지구 남부 라파흐에 대한 유혈 낭자한 지상군 공격 태세를 갖췄다.

이스라엘이 실제로 공격에 나서면 인종학살은 더한층 끔찍한 지경으로 발전할 것이다.

3월 9일 토요일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라파흐에서 충돌이 격화되는 데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그것이 자신이 설정한 “레드라인”이라며 “팔레스타인인 3만 명이 더 목숨을 잃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이스라엘에 득보다 실을 더 안겨 주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바이든은 재빨리, 자신이 “이스라엘을 절대 버리지 않을 것”이고 무기 지원을 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타냐후는 바이든의 매가리 없는 촉구를 일축했다. “알다시피 내게도 ‘레드라인’이 있다. 뭔지 알 것이다. 10월 7일 공격이 절대로, 두 번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는 것이다.”

네타냐후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말살하고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몰아내겠다는 결심을 꺾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는 이렇게 말했다. “[이스라엘인 포로] 석방 없이는 전투 중단 없다.”

2023~24년 살해된 팔레스타인인 보건 노동자들의 사진을 모은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 포스터 ⓒ출처 Guy Smallman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 하마스는 이렇게 응수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 앞으로도 협상에 성심껏 임할 테지만, 포로 교환 성사에 있어 우리의 최우선 조건은 적군의 철수이고, 이에 더해 피란민 귀환과 가자지구 재건이 보장돼야 한다.”

굶주리는 가자지구 구호 활동에도 제국주의적 위선이 있다.

굶주림

미국은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공중 투하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스라엘은 미국이 제공한 전투기를 몰고 미국이 공급한 포탄·미사일을 [미국이 구호품을 제공한다는] 바로 그 굶주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이 하는 구호품 공중 투하에는 위험도 뒤따른다.

지난주만 해도 낙하산이 오작동하는 바람에 공중 투하되는 구호품 상자에 맞아 다섯 명이 죽었다.

바이든은 지난주 국정연설에서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한 임시 부두를 건설하도록 미군에 지시하겠다고 했다.

미국은 부두 건설에 60일이 걸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구호 트럭과, 이미 있는 인근 항구를 통하면 당장 오늘에라도 가자지구에 구호품이 대량 공급될 수 있다.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국가가 지원하는 정착자 집단들이 이를 고의로 훼방 놓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가자지구에 항구가 없는 것은 오로지 이스라엘이 지난 17년간 가자지구를 봉쇄하면서 항구 건설을 막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은 봉쇄를 지지했다.

그런데 바이든이 국정 연설을 한 바로 그날, 미국이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에 무기를 판매한 횟수가 100회가 넘는다는 것을 보여 주는 문서들이 폭로됐다.

미국이 판매한 무기 중에는 탱크 포탄 1억 600만 달러어치, 155밀리미터 포탄 부품 1억 4750만 달러어치도 있었다.

바이든은 의회를 우회해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바이든이 걱정하는 것은, 이스라엘 국가에 팔레스타인인들이 지금까지 3만 1000명 이상 살해됐다는 것이 아니다. 다치고 주리고 병든 수만 명을 걱정하는 것도 아니다.

바이든이 우려하는 것은 이스라엘이 훨씬 더 막대한 학살을 저지르면 그 반감으로 중동에서 반란을 촉발해 미국의 이해관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라파흐 현지에서 임신부가 말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이스라엘이 지상군 공격을 하지 않아도 이미 라파흐에는 고통·공포·죽음이 만연해 있다.

지난주 100만 명 넘는 사람들이 더없이 끔찍한 조건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라파흐 곳곳에 미사일이 떨어졌다.

3월 9일 토요일 전투기가 12층 건물 부르지 알마스리 빌딩을 폭격해 수십 가구가 살던 곳을 잃었다. 이 건물은 라파흐에 아직 남은 건물 중 가장 높은 건물의 하나였다.

이 기사가 발행되는 3월 12일 현재 라파흐 폭격은 계속되고 있었다.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엘발라에 살다가 라파흐로 피신했던 이빗삼 씨는 이제 라파흐가 너무 위험해서 데이르엘발라로 돌아가야만 했다.

이빗삼 씨는 그녀와 그녀의 가족이 어디서도 안전하지 않다고, 특히 이빗삼 씨가 만삭의 몸인지라 더 그렇다고 〈소셜리스트 워커〉에 전했다.

병원

“아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은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근처인 알라와다에 있는 병원뿐이에요. 거기는 데이르알발라에서 차로 30분 거리입니다.

“그 병원 상황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출산 예정일이 4월 3일이에요.

“임신부들이 병원이 너무 멀거나 의료 지원이 너무 열악해서 죽는 경우를 수두룩하게 봤어요.”

병원들이 붕괴 직전인 이유 하나는 이스라엘이 병원에 대한 식량·의약품 보급을 고의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주말 카말 아드완 병원에서 영아 두 명이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굶주림·탈수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의 수가 최소 25명에 이르게 됐다.

이스라엘의 유엔 난민기구 거짓말이 파헤쳐지다

이스라엘군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직원들 여럿을 고문하고, 그들에게 군사 조직원이라고 자백하라고 강요했다.

이는 UNRWA가 아직 전면 공개하지 않은 보고서가 내린 충격적인 결론이다.

이 보고서는, UNRWA 직원이 구타와 물고문, 개에게 물리는 등의 고문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를 보면, UNRWA 직원이 하마스의 10월 7일 공격에 연루돼 있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이 거짓임을 알 수 있다.

이 거짓말을 근거로 최소 아홉 개 국가가 UNRWA 재정 지원을 중단했다. 이 재정은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목숨을 부지하는 데에 필수적인 돈이다.

미국 혼자서 끊은 재정 지원금만 해도 약 3억 4000만 달러다.

캐나다·스웨덴 등 몇몇 국가들은 최근 재정 지원을 재개했다.

UNRWA 보고서는 이렇게 밝혔다. “직원들이 이스라엘 당국에 구금돼 협박·강요에 시달렸고, UNRWA가 하마스에 연루돼 있고 UNRWA 직원들이 2023년 10월 7일 참사에 가담했다는 내용의 거짓 진술을 강요받았다.”

이스라엘이 UNRWA에 제기한 혐의는 정당성을 잃었지만, 그렇다고 이스라엘의 선동 기구가 거짓말을 멈추지는 않았다.

지난주에 이스라엘은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UNRWA 직원 450명이 “전투원”이라고 주장했다.

서안지구 습격해 주민들 체포·구타

이번 주 라마단 기간이 시작되자마자 이스라엘은 서안지구에 대한 억압 강도를 높였다.

3월 11일 월요일 아침, 이스라엘군은 점령지들의 크고 작은 도시 여러 곳에서 대규모 탄압 작전을 폈다.

라말라, 칼킬리야, 베들레헴, 헤브론, 살피트,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체포됐다.

이 작전 와중에 팔레스타인인들이 두들겨 맞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집이 파손됐다.

3월 10일 일요일 저녁 이스라엘 경찰은 예루살렘 소재 알아크사 사원에서 [라마단 저녁에 하는 특별 기도] 타라위 기도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을 공격했다.

이스라엘 군인과 경찰이 사원 입구를 막고 사람들을 체포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알아크사 사원에서 예배드리지 못하게 거듭 가로막아 왔다. 이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고의적 도발 행위이다.

이런 공격이 자행되는 가운데 이스라엘 육군 라디오 방송은 이스라엘군 24개 연대, 20개 중대, 특수부대 2개 소대를 서안지구에 투입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여기에 서안지구 정착촌에 있는 예비군 5000명을 더하면 총병력 1만 5000명이 서안지구에서 복무하게 될 것이다.

이스라엘 국가는 점령지 서안지구에 정착자 주택 수천 채를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스라엘 정착촌 담당 장관 오릿 스트룩은 ‘X’(옛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3500채에 이르는 정착민 주택을 약속했었고 이를 지키고 있다. … 우리는 힘을 합해 정착을 계속 추진할 것이다.”

영국 외무장관 데이비드 캐머런을 비롯한 서방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이스라엘의 불법 정착촌 건설에 강경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정착촌 확장은 서방 정치인들의 “강경한 언사”가 공문구에 불과함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