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에서 가자 해상 구호 통로로?: 바이든의 잇단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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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을 낙하산으로 공중 투하한 뒤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해상 구호 통로를 구축해 가자지구를 휩쓸고 있는 기근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3월 8일 미국, 유럽연합 집행위, 키프로스, 영국, 아랍에미리트는 키프로스의 라르나카와 가자지구를 잇는 “인도주의적 회랑”을 구축하겠다는 공동 성명(아말테이아 구상)을 발표했다.
바이든은 가자지구에 임시 부두를 건설해 식량, 물, 의약품, 임시 보호시설을 운반하는 선박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바이든의 계획은 굶어 죽어 가고 있는 가자지구 사람들에 대한 뻔뻔한 모욕이다.
임시 부두 건설에 2개월 이상 걸릴 것이고, 해상 수송이 트럭을 이용한 육로 수송보다 훨씬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아브릴 바누와 ‘국경없는의사회’ 미국 사무총장은 바이든의 계획을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인도적 지원을 늘리기 위해 가자지구에 임시 부두를 건설하겠다는 미국의 계획은 진정한 문제, 즉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이고 어울리지 않는 군사 작전과 살인적인 봉쇄로부터 드러내놓고 주의를 돌리려는 것이다. 가자지구 사람들이 절실하게 원하는 음식·물·의약품이 국경에서 대기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 군대를 이용해 임시방편책을 찾으려 하지 말고 이미 존재하는 도로와 진입로들을 이용해 즉각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
“지난 몇 달 동안 미국은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세 차례나 거부했다. 휴전은 실질적인 규모로 긴급 지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수천 명의 민간인이 추가로 학살당하는 것을 막고 절실하게 필요한 인도적 지원이 제공되도록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을 다시 촉구한다.”
서방 제국주의자들이 “인도주의적 회랑”을 운운하던 때 국제 구호 단체 월드센트럴키친과 오픈암스의 구호 선박이 3월 15일 가자지구 해안에 닿았다.
가자지구의 부두들이 모조리 파괴되고 연안 수심도 얕아, 대규모 물품을 실어 나를 대형 바지선이 드나들기 어렵기 때문에, 비정부기구의 수송선이 출항한 것이다.
이 배에는 밀가루·쌀·단백질 등 식량 200톤이 실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라르나카에 관계자를 파견해 이 선박에 실린 구호품에 하마스가 무기화할 수 있는 전쟁 물자가 없는지 검사했다.
구호품이 어떤 경로를 통해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굶어 죽이기 전술
바이든은 대선을 7개월 남짓 남겨 두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휴전과 이스라엘 제재를 요구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에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이스라엘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나는 결코 이스라엘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의 국방은 여전히 중요하다.”
라르나카의 “인도주의적 회랑”은 가자지구 사람들의 굶주림을 이용하는 바이든의 선거 홍보 활동일 뿐이다.
유니세프는 가자지구 봉쇄가 해제되지 않으면 굶어 죽는 아동 수가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이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철수한 가자지구 북부 상황은 말로 다할 수 없다. 그곳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사람들이 30만 명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자지구 남부를 통과해 북부로 오는 구호품은 거의 없다. 이스라엘은 그 지역에 도착한 몇 안 되는 트럭에서 밀가루를 얻으려던 사람들을 향해 발포해 많은 사람들을 살해했다.
2월 말 유엔은 가자지구 북부의 2살 미만 아동의 15퍼센트 이상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이며, 3퍼센트는 생명이 위태로운 수준의 영양실조 상태라고 밝혔다.
전쟁 전에는 가자지구의 5살 미만 아동 가운데 0.8퍼센트만이 심각한 수준의 영양실조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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