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학살 공범이자 이집트 독재자 엘시시의 장관 방한 규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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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한국-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산 킨텍스 앞에서 이집트 엘시시 정부 방한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평일 오전인데도 40여 명이 모였다.
엘시시 정부는 가자 학살의 공범 노릇을 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군이 라파흐에 피란민을 몰아넣고 무참히 학살하고 있는데도 엘시시 정부는 라파흐 국경을 굳게 닫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엘시시 정부는 자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에 나선 활동가들을 체포하고 구금하며 탄압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엘시시 정부를 향해 라파흐 국경 개방, 구호물자 반입 허용, 구금된 모든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가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이집트인 정치 활동가 무함마드 사이드 씨는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엘시시 독재 정권을 강력히 규탄했다.
“우리 나라 정부의 대표단이 온다고 하면 반기고 기뻐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습니다. 지금 이집트를 철권으로 통치하고 있는 독재 정부는 쿠데타를 통해 집권했고, 10만 명이 넘는 정치 활동가들을 투옥시키고, 우리의 형제자매가 있는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를 봉쇄하는 데 공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휘날리는 팔레스타인 깃발을 이집트에서는 들 수 없는 상황을 가만히 둬야 합니까? 이집트 땅에서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고 팔레스타인 연대를 외치면 감옥에 가는 상황을 그대로 둬야 합니까?
“엘시시 정부는 규탄받고 처벌받아 마땅합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유를 되찾을 것입니다. 이집트도 다시 그 국민들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모든 체포된 수감자들에게 자유를! 이집트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팔레스타인 저항에 영광을! 팔레스타인 만세!”
다음으로 이원웅 노동자연대 활동가가 마이크를 잡았다.
“한국 정부가 이집트 독재 정부와 미래를 설계한다고 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입만 열면 민주주의 운운하는 것이 얼마나 위선적인지 보여 줍니다.
“엘시시 정권이 어떤 정권입니까? 이집트 혁명을 짓밟고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하고 투옥해서 들어선 정권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민주주의 이름값을 하려면 오히려 독재에 맞서 싸우다 탄압을 피해 온 이집트인 난민들을 제대로 대우해야 할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 전쟁은 엘시시를 더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1948년 나크바 때 지리멸렬하게 대응한 이집트 국왕은 얼마 안 가 권력을 부지하지 못하고 타도됐습니다. 76년이 지난 지금 엘시시는 코앞에서 벌어지는 인종 학살을 수수방관하고 공조했습니다. 그가 거느린 군대는 바로 자국민들을 탄압하기 위한 것임이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이집트인들이 머지않아 독재자를 끌어내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2011년에 그랬던 것처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민중들에게 희망을 줄 것입니다. 이집트인들이 [엘시시에 맞서] 승리할 때까지 계속 연대할 것입니다.”
마지막 발언자는 팔레스타인인 유학생 나심 씨였다.
“엘시시 정부는 라파흐 국경을 걸어 잠가 수많은 구호 물자가 썩어가도록 내버려두고 있습니다.
“엘시시 정부는 가자지구의 부상자들에게도 무자비합니다. 부상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 [그들은] 수천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엘시시 정권에 지불하고 나서야 이집트로 피신할 수 있는 기가 막힌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용감하게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고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활동가 수백 명이 지금 이집트 정권의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최근 시온주의 군대가 이집트 군인 2명을 사살하고, 라파흐 국경의 필라델피 통로를 장악하고 평화협정을 수백 번 위반해도 이집트 정권은 그 어떤 규탄 성명조차 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팔레스타인에 연대하기 위해 나섰다가 구금된 모든 활동가들을 당장 석방해야 합니다.”
나심 씨가 발언을 마칠 때 참가자들 사이에서 엘시시를 향한 분노와 성토가 터져 나왔다. “테러리스트 엘시시!”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재한 이집트인들은 엘시시 초상화들을 땅에 늘어놓고 발로 밟거나 그 위에 신발을 올려 뒀다. 아랍권에서 신발로 가격하는 것은 상대가 밑바닥보다 못하다는 경멸의 표현이다.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에 나섰다가 엘시시 정권에 의해 구금된 활동가 사진을 들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과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그 협력자들의 추악한 실체도 드러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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