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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선 후보 사퇴:
바이든은 늙어서가 아니라 친기업 후보라서 지지율이 떨어진 것이다

몰락한 바이든 ⓒ출처 미 국방부 (플리커)

바이든이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에서 끌려 내려왔다. 미국이 처한 심각한 위기의 한 징후다.

바이든은 대선 완주가 불가능해지자 7월 21일 일요일(현지 시각) 대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버락 오바마,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 전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같은 민주당의 거물들이 바이든의 대선 완주에 반대했다.

결정적으로, 금융계와 할리우드 등에서 갈수록 많은 민주당 후원자들이 후원을 끊겠다고 위협했다. 금융계의 한 후원자는 이렇게 말했다. “바이든은 재정 후원이 한 푼도 더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지난 주말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도널드 트럼프는 바이든과의 지지율 격차를 5퍼센트로 벌렸다.

바이든은 자신이 내세운 친자본주의적 기준으로 봐도 실패했다. 2020년 대선 때 바이든은 포퓰리즘 반대를 내세우며 효율적인 전문가 관료 정부를 약속했다. 바이든은 기업주와 부유층의 유능한 일꾼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오랫동안 체제의 관리자를 자처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를 “트럼프 부통령”이라고 부르는 등 최근 온갖 말실수로 민주당이 주의 깊게 만들어 온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트럼프 또한 숱한 실언과 망언을 하고, 노망든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자신을 예수에 비유하는 등의 터무니없는 언사를 했음에도 바이든처럼 도마에 오르지 않았다.

바이든이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를 가뿐히 앞섰다면, 건강상의 이유로 바이든 사퇴 요구가 만만찮게 제기되는 일은 십중팔구 없었을 것이다.

바이든을 향한 커져 가는 원성은 바이든이 임기 동안 평범한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데 실패했다는 더 심대한 문제를 반영한다. 뉴욕의 혁명적 사회주의 활동가 에릭은 이렇게 지적했다.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민주당의 주장과 사람들의 실제 경제 사정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바이드노믹스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어요. 이전까지 감당이 안 되던 집세가 갑자기 감당 가능해졌다면 사람들은 뭔가 효과가 있다고 느꼈을 거예요. 그러나 주택 문제와 의료 문제 등은 여전히 심각합니다.”

바이든 정부는 국가를 이용해 경제에 개입하기는 했지만, 그 형태는 기업에 세액 공제나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동시에 정부가 복지로 지급하는 금액은 줄어들었다. 푸드뱅크(빈곤층 대상 식료품 지원) 수요가 급증하고,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인구가 치솟고, 노숙인 수가 기록을 경신했다. 기초 생활비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미국인이 2020년 32퍼센트에서 2024년 39퍼센트로 늘었다.

미시건주의 교사 마이크는 이렇게 강조했다. “바이든의 정치가 좋았다면 그의 노령은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민주당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정서가 더 뚜렷했더라면 상황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바이든은 늙어서가 아니라 친기업 후보라서 나쁜 후보인 것입니다.”

바이든의 후보 사퇴는 끝까지 바이든을 지지한 버니 샌더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와 다른 ‘스쿼드’ 의원들의 한계도 보여 준다.

에릭은 이렇게 지적했다. “좌파가 바이든을 지지한 탓에 우익의 주장이 청중을 얻을 수 있었어요. 정치는 계급 분단선을 따라 양극화될 수도 있었어요. 그러나 바이든은 그렇게 되지 않게끔 노력했습니다. 예컨대 파업하려던 철도 노동자들을 주저앉혔을 때 그랬죠.

“좌파는 거리 운동을 키우면서 우리가 이런 쟁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내세울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좌파는 중도와 타협해 트럼프에 맞선 좌파적 대안에 대한 환멸을 키웠습니다.”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은 미국 자본가 계급의 상이한 부문을 대표한다. 둘 중 어느 당도 노동계급 사람들 편이 아니다.

바이든의 몰락으로 민주당은 자중지란에 빠질 것이다.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는 대권 경쟁에 뛰어들 테지만 민주당은 해리스 중심으로 단결해 있지 않다. 그러나 마이크가 지적하듯이 “민주당 주류가 진보파를 철저히 배제할 것”임은 분명하다.

“왼쪽에서 벌어지는 운동이 민주당 대통령 당선시키기에 온통 매몰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됩니다.”

민주당 내에서 이전투구가 벌어지는 동안 아래로부터 저항이 일어나야 한다. 2016년 대선 당시 반트럼프 시위대는 트럼프의 선거 유세장 앞에서 맞불 시위를 벌여 유세를 중단시켰다.

그와 비슷한 행동이 지금 필요하다. 그리고 좌파는 투쟁에 기초한 혁명적 사회주의 정치를 민주당 바깥에서 건설하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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