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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트럼프 재집권에 따를 변화와 연속성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어두운 전망을 앞두고 세계 지배계급 속에서 패닉이 번지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바이든의 대선 완주 의지를 단념시키려는 민주당 지도자들의 노력이 성공을 거둔 배경이다.

그런데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은 실제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지난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가 시사한 바에 따르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밴스는 오하이오주의 가난한 백인 가정 출신이지만 예일대 로스쿨을 나오고 우익 벤처 자본가 피터 시엘의 후원을 받은 덕에 상원의원으로 출세했다.

밴스는 바이든이 신자유주의적 무역 협정들과 2003년의 “재앙적인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다고 비난한다. “일자리를 해외로 내보내고 우리 아이들을 전쟁터에 보냈다.” 밴스는 이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다시 공장을 짓고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어, 미국 노동자들의 손으로 미국 가정을 위한 진짜 생산품을 생산하게 할 것이다.”

“우리는 함께 미국 노동자의 임금을 지킬 것이다. 그리고 중국 공산당이 미국 시민들의 피땀을 이용해 자국의 중산층을 육성하는 것을 저지할 것이다. 우리는 동맹국들이 세계 평화를 지키는 부담을 분담하도록 힘을 모을 것이다. 미국 납세자들의 관대함을 등쳐 먹는 나라들의 무임승차 행위는 더는 없을 것이다.”

분개한 《타임》지는 트럼프가 밴스를 선택한 것이 “트럼프의 가장 노골적인 반자본주의적 본능을 반영”한다고 내뱉었다.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밴스는 벤처 기업을 소유한 백만장자다. 밴스는 빅테크 기업들을 비난하지만, 〈파이낸셜 타임스〉는 실리콘 밸리에서 온 상당한 자금이 이제 트럼프와 밴스의 선거 운동으로 쏟아져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대기업들이 지난번 트럼프 임기 때 트럼프를 지지한 이유와 같다.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를 기대하는 것이다.

미국의 초국적 기업들은 트럼프가 공약한 수입 관세 인상을 못마땅해한다. 그러나 그 기업들은 지난번에도 트럼프의 고율 관세를 그냥 받아들였다. 그리고 바이든은 미국의 산업 경쟁력을 재건하고 중국과 경제 전쟁을 벌이는 트럼프의 정책을 계승했다.

둘 사이의 큰 차이는 방법에 있다. 바이든은 제2차세계대전 이래 민주당과 공화당 어느 당이 집권하든 미국 정부들이 잇달아 추구해 온 정책으로 돌아갔다. 그것은 다른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을 미국 주도의 경제적·지정학적 블록 ― 이른바 “규칙 기반 국제 질서” ― 으로 통합시키는 것을 바탕으로 미국의 세계 패권을 구축하는 것이다. 만에 하나 카멀라 해리스가 민주당 후보 선출 경쟁에서 승리하고 트럼프를 물리친다면, 해리스는 그 정책을 지속할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적 역사사회학자인 지오반니 아리기는 지도적 국가가 헤게모니를 유지하려면 동맹국들에 진정한 혜택을 제공해서 안토니오 그람시가 말한 “지적·도덕적 지도력”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아리기는 그러한 형국이 이라크 전쟁 때 무너졌고 미국이 동의보다 강제에 갈수록 더 의존하게 됐다고 주장한다.

유럽 국가들과 대만 등의 동맹국들이 자국의 국방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요구는 이러한 붕괴의 한 증상으로 볼 수 있다. 아리기의 두 협력자이자 사회학자인 베벌리 실버와 코리 페인은 이렇게 주장한다. “대통령으로서 트럼프는 정치인보다는 갱단원처럼 행동했다. 트럼프가 해외의 동맹국들을 대하는 태도는 동반자 관계라기보다는 보호비를 갈취하는 것과 더 비슷했다.”

그러나 이런 트럼프 방식과 민주당의 차이를 과장해서는 안 된다. 나토 회원국들의 군비 지출을 늘리라는 요구는 트럼프의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때부터 시작됐다.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용해 유럽 국가들을 미국의 지도력 아래 단결시켰다.

트럼프는 “나는 전쟁을 일으킨 적이 없다”고 뽐낸다.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과의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 할지도 모른다. 그러려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상당한 영토를 양보해야 할 것이고, 이는 나토 내에서 상당한 긴장을 자아낼 것이다. 그러나 다른 두 위기 지역인 중동과 대만에서 트럼프는 적어도 언사 면에서는 바이든보다 더 호전적이다.

트럼프가 중국 정부와도 마피아식 협정을 맺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란은 일관되게 겨냥해 왔다. 또, 이스라엘에게는 가자지구에서 “하던 일을 완수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미국 패권의 도덕성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데서 커다란 구실을 하고 있는 인종 학살을 완수하라는 것이다. 미국 제국의 쇠락은 트럼프 정부하에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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