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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절 논쟁의 의미

윤석열의 극우 뉴라이트 인사 등용으로 인한 건국절 논쟁 등 ‘역사 전쟁’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건국절 논쟁은 한국 국가가 실체적인 영토 주권을 언제 확보했냐는 것에 관한 실증적 논쟁 문제가 아니다. 날짜와 기념일 간 필연성이 없기 때문이다.

건국 또는 독립 기념일은 해당 국가의 공식적 이데올로기를 상징하는 것이다.

미국은 정부 수립일이 아니라 독립선언 발표일을 독립기념일로 삼는다. 프랑스는 프랑스 대혁명기 바스티유 감옥 습격일을 건국절 위상의 기념일로 삼았다. 둘 다 자신들이 세계사적 부르주아 혁명을 주도한 것을 내세운 것이다.

이는 건국절 논쟁이 역사 실증 논쟁이 아니라 현재의 정치세력들 간의 정당성(정통성)을 둘러싼 정치 투쟁이라는 뜻이다.

뉴라이트는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엉터리 역사로. 사진은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 기념식 ⓒ출처 국가기록원

뉴라이트의 이론적 지주로 꼽히는 안병직 전 뉴라이트재단 이사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8월 26일치)에서 뉴라이트의 목표를 이렇게 말했다.

“뉴라이트는 대한민국의 정통성 확립, 즉 1948년 대한민국 건국과 1960년대 이후 경제 발전이 한국의 자립과 발전을 이끈다는 것을 논증하는 데 목표를 두게 된다. 한미 동맹의 주역인 이승만과 고도성장을 이끈 박정희를 연구하고 재평가하는 건 당연하다.”

안병직은 5년 전 이렇게 노골적으로 말했다. “친미와 친일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힘이다. 대한민국 국익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들이 뉴라이트를 표방하며 등장한 2000년대 중반이나, 《반일종족주의》를 출판하며 재결집을 모색한 시기는 모두 미국 패권의 상대적 약화가 전개되던 때였다.

뉴라이트 중용과 건국절 논쟁은 한미일 군사 동맹 추진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일 뿐 아니라, 정당성(정통성) 위기에 처한 한국 지배계급이 취하는 이데올로기적 타개책의 일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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