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동조합:
임금 삭감, 인력 부족에 맞서 저항에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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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노동자들이 성과급 삭감 반대, 기본급 2.5퍼센트 인상,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서고 있다.
철도노조는 10월 23일 서울역 인근에서 조합원 수천 명이 모여 총력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11월 6일부터 3박4일간 서울역 농성을 한 데 이어 지부별 농성장을 차리고 집회 및 역사 홍보전, 열차 내 유인물 배포를 진행해 왔다.
11월 18일부터는 준법 투쟁인 ‘안전한 일터 지키기’(작업 매뉴얼을 지켜 일하며 열차 운행 지연 효과를 내는 것)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이 때문에 준법 투쟁 첫날부터 곳곳에서 열차가 지연되는 일이 벌어졌다.
11월 25~28일까지 지구별(지역별)로 야간총회를 열고, 12월 초 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철도공사는 부채를 이유로 임금과 인력을 옥죄어 왔다. 정부는 공공부문 총인건비를 제한하며 ‘경영 효율’(즉, 수익성)을 추구했다. 그러나 철도공사 부채의 상당 부분은 공공서비스와 교통 복지를 위해 꼭 필요한 ‘착한 적자’다.
철도 노동자들은 32개 주요 공기업 중 최하위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사용자 측은 인건비가 부족하다며 올해 성과급을 삭감했고 앞으로도 삭감할 예정이다.
또, 철도공사는 정부가 공공기관들에 적용한 올해 기본급 인상률(2.5퍼센트)도 낮추겠다고 한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임금 삭감이다.
더구나 계속 정체돼 온 노동자들의 승진은 임금 인상을 더욱 어렵게 한다. 2015년 근속승진제(특정한 기간 이상을 근무할 경우 자동으로 승진되는 제도)가 폐지된 후, 사측 눈 밖에 난 노동자들은 승진이 잘 되지 않는 데다 승진 시험도 매우 어려워서 통과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인력 부족 문제도 매우 심각하다.
정원 대비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인력이 800여 명 부족한 마당에 철도공사는 정부의 계획에 따라 1566명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4조2교대 근무 형태 변경에 따른 인력 충원도 수년째 묵묵부답이다. 정부와 사용자 측이 교대조가 늘어난 만큼 인력을 충원하지 않아 되레 노동강도가 강화됐다.
여기에 사용자 측은 신규 철도 노선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지는 않고 외주화를 시도하고 있다. 차량과 전기, 시설 직종의 노동자들은 외주화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정부와 사용자 측은 인력 충원과 안전 시스템 보완 등 실질적인 대책은 외면한 채, 기관사실을 비롯한 현장에 CCTV를 설치해 노동자를 감시하고 사고 발생 시 책임을 떠넘기려고만 한다.
높은 파업 투표율과 찬성률이 보여 주듯, 임금 삭감과 인력 부족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만은 크다.
철도 노동자들의 임금 삭감 반대, 인력 충원 요구는 완전히 정당하다. 이들의 노동조건 개선은 철도 안전과 서비스 강화와도 직결된다.
12월 초 파업 계획과 준비 행동이 가시화되자 최근 사용자 측은 지난해 파업에 참여했던 조합원 175명을 징계했다. 이는 노동자들을 위축시켜 파업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악랄한 공격이다.
하지만 지금은 노동자들이 싸우기 좋은 시기이다. 생계비 위기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반(反)윤석열 정서가 거리 운동으로 표출되고 있다.
철도노조 외에 서울지하철 노동자들과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실질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12월 초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철도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함께 파업에 들어간다면, 위기에 빠져 있는 윤석열 정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 수 있고 반윤석열 운동이 성장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