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 팔레스타인인이 말하는 한국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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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팔연사)’이 5월 3일 주최한 ‘나크바 77년 팔레스타인 연대 포럼’에서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루미(아래 사진)가 발언한 내용이다. 그는 이날 포럼의 1강 ‘한국에서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치다’의 의장으로서 한국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대해 말했다.

나크바 77년을 되새기기 위해 이 자리에 와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날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나크바의 직접적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나크바가] 전 세계의 눈앞에서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억압에도 불구하고, 저는 한국에서 진정한 희망이 피어나는 것을 봤습니다.
이 운동은 팔레스타인인들 혼자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공격이 나흘째 되던 날을 시작으로, 노동운동 단체 등 45개 국내 시민·사회 단체가 이집트인 커뮤니티와 함께 “팔레스타인”을 외치고, 인구의 절반이 어린아이로 구성된 가자지구에 대한 전쟁 종식을 요구하며 운동에 나선 것이 최초였습니다.
첫 시위[2023년 10월 11일]는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호소됐습니다.
그날 이후로 한국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연대 행동은 멈춤 없이 매주 지속돼 왔습니다.
서울, 울산, 부산, 대구, 인천 등지에서 매주 쉬지 않고 더울 때나 추울 때나 비가 올 때나 눈이 올 때나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우리는 배너와 팻말을 들고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서 함께 외쳤고 날씨와 상관없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은 대학교, 학교, 노동조합 등 다양한 곳에서 연대 활동을 펼쳐 왔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우리들의 목소리가 이곳에서 들린다는 것을 알았기에 시간이 흐르면서 이 운동에 더욱 동참하게 됐습니다.
단지 상징적인 연대가 아니라 실질적인 연대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요구를 표현하는 언어로써 이루어진 운동이었고, 이 운동의 요구는 우리의 고통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서울대를 시작으로 한국의 대학생들이 연이어 운동을 벌였습니다. 대학생들의 운동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등 여러 대학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의 대학생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이 봉착한 문제를 알리기 위해 학내 동아리를 만들어 강연회, 미술 전시회, 토론회 등을 개최해 대학을 연대만이 아니라 인식 개선과 헌신의 장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팔레스타인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한국 학생들이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마치 자신들이 직접 겪어 본 것처럼 나크바에 대해 이야기하고, 가자지구 아이들을 형제처럼 여기며 연대하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으로서 제가 솔직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의 참가자들이 때론 저보다도 더 팔레스타인에 가깝다고 느껴집니다.
바로 이들이 호기심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헌신과 정치적, 인도주의적 자세로 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이 운동은 어떠한 명성이나 이해관계가 아니라 진정한 믿음, 진정성, 그리고 진정한 참여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 운동이 지속되고 있고, 확장되고 있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저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연대가 아직까지 우리에게 고향 땅을 되찾아 주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우리가 투명한 존재가 아니고, 우리의 목소리가 들리고, 그리고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그런 감각을 저희들에게 되찾아 줬습니다.
우리들의 대의를 자신의 투쟁으로 삼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고되고 가시 돋힌 여정에 우리와 함께 행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은 독립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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