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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 운동 극우 팔레스타인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3월 30일 팔레스타인 땅의 날 집회:
“저항이 희망의 시작입니다”

이스라엘이 지난주부터 가자지구 공격을 재개했다. 지상군을 투입하고 단 열흘 만에 800여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했다. 서안지구에서도 극우 시온주의자들을 앞세워 정착촌을 확장하고 있다. 또, 레바논과 시리아까지 폭격하며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미국 트럼프 정부는 이스라엘에 맞서 왔던 예멘을 폭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77년 동안 그래 왔듯이 팔레스타인인들은 굴복하지 않고 있다.

3월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팔레스타인 땅의 날’ 49주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유병규

3월 30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땅의 날’ 49주년 집회(주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이하 ‘팔연사’)는 팔레스타인인들이 끝내 승리하고 자신들의 땅을 되찾을 때까지 연대를 지속하자고 결의하는 자리였다.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심 씨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팔레스타인 땅의 날’과 이날 집회의 의미를 이렇게 소개했다.

“오늘 우리는 1976년 이스라엘이 자행한 토지 몰수와 추방을 기억하며 고통과 슬픔 속에서 ‘팔레스타인 땅의 날’을 기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년 이날을 기념하면서 우리 땅에 대한 권리와, 점령과 정착자 식민주의에 대한 거부를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전 세계 앞에서 우리의 권리가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하고자 합니다.”

3월 30일 오후 ‘팔레스타인 땅의 날’ 49주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심 씨가 발언하고 있다 ⓒ유병규

‘팔레스타인 땅의 날’은 1976년에 벌어진 이스라엘의 토지 강탈에 맞선 저항을 기리는 날이다. 2018년 ‘팔레스타인 땅의 날’에는 가자 주민들이 접경지에서 20개월 동안 이어진 ‘귀환 대행진’ 시위를 시작하기도 했다.

이처럼 저항과 연대의 역사가 있는 날인 만큼, 이번에도 미국과 영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팔레스타인 땅의 날’ 집회가 열렸다.

이날 서울 집회에는 한국인, 팔레스타인인, 이집트인, 예멘인, 미국인, 영국인, 방글라데시인, 남아공인 등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 300여 명이 모였다. 영어와 아랍어 통역자들이 연설자들의 어조까지 충실하게 옮겨서 이주 배경 참가자들이 집회의 분위기를 함께 호흡할 수 있게 해 줬다.

올리브 나무

나심 씨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의지가 꺾이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의 의지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입니다. 우리는 우리 땅에서 끝까지 버티고 저항해 요르단강부터 지중해까지 모든 팔레스타인 땅을 되찾고야 말 것입니다.

“불의와 점령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팔레스타인 만세!”

재한 이집트인 난민인 마으준 씨는 이스라엘과 미국뿐 아니라 그들과 협력하는 아랍 정부들을 규탄하는 연설을 했다.

3월 30일 오후 ‘팔레스타인 땅의 날’ 49주년 집회에서 재한 이집트인 난민인 마으준 씨가 발언하고 있다 ⓒ유병규

“시온주의자들은 미국의 승인을 받아 다시 팔레스타인에서 학살하기 시작했습니다.

“불행이게도 이런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아랍 시온주의자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이렇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위대한 저항은 계속될 것이고, 아랍 민중의 연대와 저항은 당신들을 끝장낼 것이다!”

다른 연설자들도 연대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태일 문학상, 아름다운 작가상 수상자이자 《팔레스타인과 한국의 대화》의 공저자인 김남일 작가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참으로 어려운 시절이 이어지고” 있지만, “팔레스타인을 빼앗기는 순간 우리 역시 우리가 기대어 살아가는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빼앗기고 말 것”이라며 연대를 지속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3월 30일 오후 ‘팔레스타인 땅의 날’ 49주년 집회에서 《팔레스타인과 한국의 대화》의 공저자인 김남일 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유병규
3월 30일 오후 ‘팔레스타인 땅의 날’ 49주년 집회에서 윤지영 나눔문화 연구원이 발언하고 있다 ⓒ유병규

레바논에서 팔레스타인인 난민 학교를 운영하고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늘 함께해 온 나눔문화의 윤지영 연구원도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

“저들이 계속해서 땅을 빼앗고 아이들을 죽인다 해도 저들이 끝까지 어찌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우리의 저항과 연대가 아니겠습니까? 살아 있다는 것은 저항한다는 것입니다. 저항이 희망의 시작입니다.”

참가자들은 “프리 프리 팔레스타인!”을 외치며 화답했다. 이어서 구호를 외치고 북을 두드리고 부부젤라를 불며 행진을 시작했다.

지지와 연대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 이른 시위대는 컬럼비아대학교 팔레스타인인 활동가 마흐무드 칼릴 등 트럼프 정부에 의해 구금되고 추방 위기에 놓인 활동가들을 당장 석방하라고 목청 높여 외쳤다. 마흐무드 칼릴의 얼굴을 그린 팻말을 만들어 온 참가자도 있었다.

행진은 시작부터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았다. 행진이 출발할 때 세월호 리본과 이태원 참사를 기리는 보라색 리본을 가방에 매단 사람들이 행진 대열에 박수를 보냈다.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에서 한 참가자가 트럼프 정부에 의해 구금되고 추방 위기에 놓인 마흐무드 칼릴 석방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유병규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 참가자들이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트럼프를 규탄하고 있다 ⓒ유병규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파면 촉구 농성 중인 진보당 활동가들과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 대열이 서로 응원을 주고받으며 함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행진은 인사동거리에서도 많은 관광객들과 나들이 인파의 관심과 응원을 받았다.

갑자기 추워지고 눈발이 날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쉴 새 없이 구호를 외치며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까지 기세 좋게 행진했다.

이날 집회와 행진에는 히잡을 쓴 유학생들과 방글라데시인 이주노동자들을 비롯해 많은 무슬림 참가자들이 참가했다. 행진 사회자는 행진을 마치며 무슬림 참가자들에게 “라마단 무바라크! 이드 무바라크!” 하고 인사를 건넸다. 이슬람 명절인 라마단과 이드를 축하하는 의미다. 무슬림 참가자들도 활짝 웃으며 화답했다.

사회자는 5월 15일 ‘나크바의 날’을 앞두고 열리는 집중 행동의 날을 크게 열자고 호소했다. ‘나크바의 날’은 1948년 시온주의자들이 이스라엘을 건국하면서 팔레스타인인 80만 명을 내쫓고 팔레스타인 땅을 강탈한 사건인 나크바(아랍어로 “재앙”이라는 뜻)를 기억하는 날이다.

그때까지 팔연사의 서울 집회는 매주 계속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땅에서 학살과 파괴가 멈추고 정의와 평화가 자리 잡을 때까지 저항과 연대를 계속해 나가자.

3월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팔레스타인 땅의 날’ 49주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유병규
‘팔레스타인 땅의 날’ 49주년 집회에 참가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거리를 행진하며 팔레스타인 연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병규
‘팔레스타인 땅의 날’ 49주년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거리를 행진하며 팔레스타인 연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병규
‘팔레스타인 땅의 날’ 49주년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거리를 행진하며 팔레스타인 연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병규
‘팔레스타인 땅의 날’ 49주년 집회에 참가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거리를 행진하며 팔레스타인 연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병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린 광화문 교보문고 인근에 ‘팔레스타인 땅의 날’의 의미를 알리는 그림 팻말이 진열돼 있다 ⓒ유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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