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인 말살을 반대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있는 구글 딥마인드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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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서 이세돌을 꺾은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의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결성을 시도하며 파업을 논의하고 있다.
임금 인상을 위한 것은 아니다. 자신들의 집단적 힘을 이용해 자사와 이스라엘 정부와의 연계를 끊으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이스라엘군에 인공지능 기술을 판매한다는 딥마인드의 결정을 저지하기로 결심했다.
런던에 있는 딥마인드 사옥에서 일하는 약 300명의 노동자들은 통신노조(CWU) 가입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 운동에 관여하는 한 엔지니어는 이렇게 말했다. “정황상 우리가 개발하는 기술이 가자에서의 분쟁에 사용되고 있는 듯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분쟁에 최첨단 인공지능을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직원들은 자신의 작업이 그렇게 쓰이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딥마인드가 이스라엘과 맺은 연계 때문에 지난 두 달 동안 다섯 명이 회사를 그만뒀다.
최근 몇 달 동안 모회사인 구글은 딥마인드에게 자사가 개발한 강력한 AI를 상업적으로 쓸 방안을 찾아내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2018년에는 수천 명의 구글 직원들이 프로젝트 메이븐에 항의하는 청원에 서명했다. 프로젝트 메이븐은 미국 국방부와 계약해 드론 공격 기술을 AI로 향상시키는 사업이다. 이후 구글은 계약 연장을 포기해야 했다. 그리고 AI 기술을 무기와 감시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5월 구글은 이스라엘 정부와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맺은 것에 항의한 직원 28명을 해고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구글, 아마존과 12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 계약을 맺었다. 이는 프로젝트 님버스로 명명됐다.
미국에서 일부 노동자들이 프로젝트 님버스에 항의해 연좌 시위를 벌이자 구글은 이들을 해고했다. 그리고 200명에 가까운 딥마인드 노동자들이 군사 기구들과의 계약을 끝내라고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지난 2월 구글은 AI를 전쟁에 쓰지 않겠다는 약속을 폐기했다. 약속을 했던 2018년과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말이다. 언론들은 이스라엘이 AI 시스템을 이용해 가자지구에서 암살 표적과 공격 표적을 뽑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첨단 기술 부문에서 노동조합 결성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 시도가 오랜 기간 저지돼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아마존과 애플 등에서 노동조합 결성을 위한 움직임이 늘어났다. 2021년 미국에서는 구글 직원들이 알파벳 노동조합을 결성했다.[알파벳은 구글의 모회사 — 역자]
딥마인드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인정받은 뒤 회사한테 군수 계약에 관한 방침을 바꾸겠다는 약속을 얻어 내려 한다. 그리고 그것이 먹히지 않을 경우 파업을 고려하고 있다.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저의 바람이자 이 운동에 관여하는 사람들의 바람은 군수 계약에서 일절 손을 떼는 것입니다.”
한 통신노조 조합원은 딥마인드가 설립 초창기에 “진정으로 유익한 일을 하고자 하는 똑똑한 사람들을 많이 끌어들였지만” 구글이 “군수 계약으로 버는 돈을” 좇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딥마인드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높은 임금을 받는다.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딥마인드 노동자들은 임금 협상을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집단 행동이 구글에 책임을 묻는 데 도움이 된 것을 봤기 때문입니다.”
다른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있는 한 딥마인드 엔지니어는 이렇게 말했다. “많은 딥마인드 직원들은 노동조합 가입을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미친 짓으로 여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사람들의 우려가 서서히 누적돼 왔습니다.”
두 노동자는 회사가 “탐욕을 위해 도덕을 저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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