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제국주의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철도 노동자들이 청도역 사고에 대해 말한다:
“열차 운행 중엔 작업 전면 중단하고 인력 대폭 확충하라”

경북 청도역에서 8월 19일에 일어난 철도 사고 이후, 철도노조는 22~26일 서울역에서 농성을 벌였다. 철도노조는 열차 운행 중 작업 전면 금지, 인력 확충, 안전 예산 확충과 설비 강화, 무분별한 외주화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역에서 농성에 참가한 철도노조 이상민 영등포시설지부장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에 사고당한 노동자들이 운행 열차가 들어오는 방향을 등지고 이동한 것을 납득할 수가 없어요. 22년에 입사한 후 시설처 직원으로 온 지 석 달 정도밖에 안 된, 경험도 없고 경력도 많지 않은 코레일 직원이 하청업체 직원 6명을 인솔한 것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철도노조는 최소 5년 이상 경력자가 관리 감독할 것을 요구해 왔지만, 코레일은 이를 무시해 왔다. 이상민 지부장은 안전 시설 미비도 지적했다.

“노동자들이 걸어다닐 수 있는 통로가 넓게 확보돼 있었다면 [노동자들이] 선로 위로 올라오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작업자들의 안전한 이동 통로가 있어야 합니다. 새로 부설된 KTX 고속선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이런 게 다 마련돼 있습니다.”

예견된 참사 ⓒ출처 전국철도노조

무엇보다 열차 운행 중에 안전 점검 업무(상례작업)를 한 것 자체가 문제다. 2019년 밀양역 사고 이후 열차 운행 중에 선로 안 작업은 중단됐지만, 선로 밖 작업은 그대로 진행돼 왔다.

“작년 구로역 사고 이후로 인접선에 관련한 안전 요구와 상례작업 중단을 끊임없이 요구했었습니다. 상례작업을 중단했으면 이번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견된 사고였습니다.”

“[안전을 위한] 시설을 점검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주간에 열차가 다니지 않는 시간을 한두 시간 정도 확보해 점검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사측이 열차를 운행해야 하므로 힘들다고 하면 야간에 점검을 시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수도권은 4조2교대제, 격일제 등의 근무형태가 있지만, [청도역 같은] 수도권 외 지역은 야간 근무를 하지 않고 주간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주간에 [열차를] 차단해서 작업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환경이 있습니다.

“야간에 안전 점검을 하려면 교대제로 전환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인력이 필요합니다. 야간에 순회 안전 점검을 할 수 있으면 이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안전을 위해 인력이 대폭 충원돼야 마땅한데도 윤석열 정부는 ‘적자’와 ‘효율성’을 들먹이며 비용 절감을 위해 철도 인력을 1400여 명이나 줄였다.

과거 민주당 정부도 인력 충원에 미온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충분한 인력 충원 없이 4조2교대를 도입한 것이 문재인 정부 때였다.

한 철도 시설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2000년대 이전과 비교해 현재는 인력이 절반은 줄었습니다. 정년퇴직이나 직장 이동, 연가, 병가 등으로 인력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여유 인력이 있어야 합니다. 신규 철도 노선은 계속 늘어나는데 정말 최소한의 인원으로, 혹은 그것보다 부족한 상태로 인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비용이 없다는 이유로 이번 시설 점검 업무도 코레일 업무를 외주업체에게 줬는데, 외주업체도 비용 문제로 안전을 제대로 지킬 리 만무합니다. 이번 사고로 사용자 측은 모든 시설 직원에게 ‘외부업체 작업 중지’라고만 공문만 왔지 근본적인 대처는 없고 면피만 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코레일이 책임지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충분한 배상을 해야 한다. 열차 운행 중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인력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이메일 구독, 앱과 알림 설치
‘아침에 읽는 〈노동자 연대〉’
매일 아침 7시 30분에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빠짐없이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