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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3특검, 용두사미로 끝나는가

윤석열 쿠데타 세력 척결을 공언한 3특검이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국가 기구의 안정성을 중시해 보수적 관료를 중용하고 특검에 의존해 ‘내란 청산’을 하겠다고 할 때부터 내재됐던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본지뿐 아니라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도 일찍이 이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내란 특검이 육사 출신 군검사와 국방부 검찰단장 김동혁 라인 인물들의 파견을 받아들이지 말 것을 공개 요구한 바 있다.

“군검찰과 군사경찰은 모두 12.3 내란에 깊숙하게 관여되어 있고 … 채 상병 특검의 주요 수사대상 기관이다.”

내란 특검팀은 최근 황교안 압수수색에도 실패했다. 잠긴 아파트 현관 앞에 서 있다가 그냥 돌아왔으니 실패라는 말도 무색할 정도다. 구치소에 있는 윤석열도 끌어내지 못하는데 잠긴 문을 어떻게 열겠는가 하는 식이었나 보다.

외환죄 수사도 지리멸렬하다. “군의 사기와 국가적인 이익을 고려”한다고 하니 11월 중 처리 약속이나 엄벌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러는 사이 국방부는 비상계엄 관련 직무정지 됐던 국군방첩사령부 소속 장성급 장교 4명을 원대복귀 조치했다. 이들에 대한 수사나 처분이 어떻게 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순직해병 특검팀의 수사관이 수사 대상인 공수처에 취업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29일 공수처 전 부장검사 송창진을 직권남용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송창진은 지난해 6월 공수처 재직 당시 윤석열의 개인 휴대전화와 대통령실 내선번호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공수처 검사는 “송 전 부장검사가 사직하겠다는 뜻을 비칠 정도로 비정상적”이었다고 진술했다. 송창진은 윤석열과 2009년 대구지검과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함께 일한 사이다.

송창진은 해병대 수사 외압 사건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연루된 사실을 몰랐다고 지난해 국회에서 증언한 바 있는데, 2021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이종호를 변호해 놓고 뻔뻔하게 거짓말한 것이었다.

그래서 민주당은 송창진을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그러나 전 부장검사 박석일은 송창진의 위증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했고 공수처장 오동운 등은 이를 대검에 1년가량 통보하지 않았다(직무유기).

부장검사 김선규는 지난해 4·10 총선을 앞두고 채상병 사건 관계자들을 소환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가, 채상병 특검법의 본회의 통과가 임박하자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위한 명분을 주려고 다시 수사를 서둘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고위공직자를 수사하라고 만든 공수처가 정권을 보호하는 데 열심이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해병 특검팀 소속인 포렌식 전문 수사관이 공수처에 취업한 사실도 알려졌다. 그는 지난 9월부터 공수처 채용 절차를 밟았는데, 10월 15일 압수수색에 참여하고 이튿날인 16일 면접을 치렀다. 공수처는 24일에 이 수사관을 최종 합격시켰다. 전형적인 이해충돌이다.

김건희 특검팀 내 검사들은 검찰 수사권 박탈에 항의해 집단적으로 검찰 복귀를 요구했고, 그 뒤로 아예 수사에 손을 놓고 보이콧 행위를 하고 있다.

한편, 김건희 특검에 배치됐던 검사 한문혁의 파견이 해제되고 그에 대한 감찰이 시작됐다. 한문혁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담당 검사였고, 특검팀 내에서도 이 수사를 이어 갔다. 그런데 최근 한문혁은 주가조작 공범 중 하나이고, 해병 순직 사건에서 구명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진 이종호와 술자리를 함께한 사진이 공개됐다. 이 사진을 특검팀에 제보한 인물은 이종호 측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민중기 특검은 특검보 두 명을 새로 임명하고, 검찰의 부실수사와 은폐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변호사와 경찰로만 구성된 특별수사팀을 새로 구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수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해병 특검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수사 자료 일부를 넘겨받기도 했는데, 임의제출 형식을 취했다지만 수사기관들 사이의 밥그릇 챙기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사법부 등 쿠데타에 연루된 기관들의 노골적인 수사 방해와 각 기관의 밥그릇 챙기기 등으로 특검의 수사 동력은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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