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4일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유대교 명절 하누카 행사를 노린 끔찍한 대규모 총기 살해에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는 명백히 유대인 혐오 범죄다.
우리는 유대인 혐오에 줄곧 반대해 왔고, 무고한 이들을 노린 이번 공격을 규탄한다.
현재까지 범인 한 명을 포함해 16명이 사망했는데, 당국은 사망자 수가 더 늘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밖에도 많은 무고한 이들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벌써부터 이번 공격을 이용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비방하고 아랍계·무슬림 사람들을 더한층 악마화하려는 시도가 있다.
호주 노동당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가 임명한 유대인 혐오 대응 특사 질리언 시걸은 이스라엘 지지자인데, 그는 이번 총기 살해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인종학살에 반대한 시드니 하버브릿지 시위와 연관돼 있다는 역겨운 주장을 늘어놓았다.
이스라엘 외무장관 기드온 사르는 호주 정부의 공식 기자회견이 있기도 전에 이미 이 총기 살해가 “지난 2년간 호주 거리에서 유대인 혐오가 기승을 부린 결과로, 유대인 혐오자들이 ‘인티파다를 세계화하라’고 선동한 것이 이제 실현된 것”이라고 했다.
호주 극우 정당 대표 폴린 핸슨은 트위터에서 인종차별적 폭언을 퍼부으며, 이번 총기 살해의 책임이 “호주 전역에서 매주 벌어진 유대인 혐오 시위, 특정 종교 사제들의 증오 선동, 호주의 역겨운 대학가”에 있다고 썼다.
그러나 이스라엘 비판은 유대인 혐오가 아니다. 가자지구 인종학살에 맞선 운동은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하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으로,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많은 유대인들이 이 운동의 당당한 일부다.
극우 시위 ‘오스트레일리아를 위한 행진’ 조직자인 벡 프리덤은 이번 총기 살해를 두고 “유대인이든 아랍인이든 죄다 추방하라”는 입장을 냈다.
이번 총기 살해가 이슬람 혐오와 무슬림·아랍인·팔레스타인인 공동체에 대한 공격을 부추기는 명분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 2명(부자 관계)은 파키스탄계 무슬림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총을 든 용의자를 제압해 총기를 빼앗은 이도 시리아계 무슬림이다.
비극적이게도 이번 총기 살해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이 지난 2년 동안 이스라엘에 의해 겪고 있는 고통을 상기시킨다. ‘휴전’ 이후 지난 두 달 동안에만도 이스라엘은 400명 가까운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였다.
이스라엘의 인종학살과 그에 대한 서방 정부들의 공범 행위에 맞선 해법은, 유대인 혐오와 이슬람 혐오 모두에 반대하는 단결된 인종학살 반대 운동을 계속 건설하는 것이다.
2025년 12월 16일
노동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