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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전 주한 미국 대사 골드버그의 MBC 인터뷰는 위선
미국 민주당 정부도 쿠데타를 지원해 왔다

전 주한 미국 대사 필립 골드버그가 최근 MBC와의 인터뷰에서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에게 바이든 정부가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민주주의 정상회의 의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공화당과 달리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중시한다는 제스처다.

그러면서 골드버그는 자신이 2024년 12월 4일 날이 밝자마자 국회의장 우원식과 통화했고, 그것이 “계엄을 무효화하기 위해 행동에 나선 민주 세력에게 손을 내미는 행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골드버그가 민주주의자 행세를 하는 것은 위선이다. 골드버그는 2007년 볼리비아 주재 미국대사 시절 모랄레스 좌파 정부를 반대하는 우익 선동을 지원하다 모랄레스 정부로부터 추방당했던 자다.

무엇보다 바이든 정부는 한덕수(와 이후 최상목) 내각을 지지하며 ‘윤석열 없는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 줬다.

바이든 정부가 주도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민주주의의 표상인 것처럼 말하는 것도 가당찮다. 그 회의는 미국의 제국주의 전략을 위해 동맹국들을 규합하는 자리였을 뿐이다. 윤석열 같은 자에게 의장직을 맡기려고 했다는 것부터 그 회의가 얼마나 민주주의와 상관없는 것인지 보여 준다.(관련 기사: 본지 397호,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민주주의와 관계없다)

바이든 정부는 동맹국인 한국이 정치 불안정에 빠져 대중국 전략에 차질이 생길까 봐 염려했을 뿐이지 결코 윤석열 탄핵 운동의 편이 아니었다.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바이든 정부의 최대 관심사도 늘 미국 제국주의의 패권이었다. 바이든 집권하에서 극심한 불평등과 뿌리깊은 인종차별도 여전했다.

미국 제국주의 패권을 우선하며 민주주의를 훼손시키는 데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에 별 차이가 없다.

한국에서 윤석열 이전에 일어난 군사 쿠데타들을 묵인한 것도 모두 (미국) 민주당 정부였다.

흔히 미국의 대표적 진보 대통령으로 여겨지는 존 F. 케네디는 박정희의 5.16 군사 쿠데타를 묵인했다.

1961년 11월 케네디는 국가재건회의 의장 박정희를 국빈 자격으로 미국에 초청해 회담을 했다. 박정희를 한국의 통치자로 인정한 것이다. 당시 박정희와 케네디는 반공주의 동맹국으로서 한국의 역할과 한일 관계의 중요성, 베트남 파병 문제를 논의했다.

케네디는 박정희의 군사 쿠데타를 인정했다. 1961년 11월 14일 한미 정상회담 ⓒ출처 JFK Library

지미 카터 정부는 전두환 신군부의 12.12 쿠데타와 5.17 계엄 확대, 그리고 광주 항쟁 유혈 진압을 묵인·방조했다. 당시 주한 미국 대사 글라이스틴은 1980년 5월 9일 전두환을 만나 “미국은 시위 진압을 위한 군대 동원을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미국은 민주화를 열망한 대중 투쟁은 방해했다. ‘서울의 봄’에 글라이스틴은 김대중·김영삼에게 학생들의 민주화 투쟁을 자제시키라고 요청했다(김대중·김영삼은 그 요청에 부응했다). 신군부가 혼란을 야기하기 위해 북한군 남침설을 퍼뜨리자, 미국 국방부는 휴전선에서 총격이 벌어졌다고 발표하며 거들었다.

미국의 쿠데타 사주 역사

민주당 정부가 해외에서 일어난 쿠데타를 방조·묵인·지원한 사례는 수두룩하다. 공화당 정부든 민주당 정부든 초당적으로 제국주의적 개입과 민주주의 파괴 공작을 자행해 왔다.

1953년 이란에서 모사데크 정부가 영국이 독점하던 석유 산업을 국유화하겠다고 선언하자,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영국 정보국(MI6)과 공조해 군부 쿠데타를 사주했다. 그 결과 모사데크 정부가 축출됐고, 친미 팔레비 왕조의 독재 체제가 들어섰다.

1954년 아이젠하워 정부(공화당)는 과테말라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하코보 아르벤스 정부를 파괴하기 위해 극우 쿠데타를 사주했다. 결국 아르벤스 정부가 쿠데타로 무너졌고, 이후 수십 년 동안 과테말라 민중은 군사 독재와 내전에 시달렸다.

1964년 린든 B. 존슨 정부(민주당)는 브라질에서 주앙 굴라르 좌파 정부를 반대해 일어난 군부 쿠데타를 지원했다. 린든 존슨 정부는 군사적 지원도 제공할 태세가 돼 있었다. 결국 쿠데타가 성공했고, 친미 군사 독재 정부가 브라질을 21년간 통치했다.

1965년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대중의 지지를 받은 후안 에밀리오 보스크 정부가 펼친 개혁 정책을 반대하는 쿠데타가 일어났다. 린든 존슨 정부는 4만 명의 군대를 파병해 쿠데타를 반대하는 도미니카공화국군 내 저항을 주저앉혔고, 정국이 ‘안정’되기까지 한동안 미군을 주둔시켰다.

1965년 인도네시아에서 수하르토 군부가 반공주의를 내세우며 쿠데타를 일으키자 미국의 린든 존슨 정부는 공산주의자 명단과 통신 장비를 제공하는 등 수하르토를 지원했다. 그 쿠데타 과정에서 50만 명이 학살됐고, 수하르토는 1998년 대중 항쟁으로 쫓겨나기 전까지 독재자로 군림했다.

1973년 닉슨 정부(공화당)는 칠레에서 아옌데 정부를 전복시킨 피노체트 군부의 유혈낭자한 쿠데타를 지원했다. 당시 미국 정부의 제국주의 전략가 키신저는 “칠레 경제가 비명을 지르게 하라”며 칠레에 대한 경제 제재를 실시해 칠레 군부와 기업주들을 지원했다. 쿠데타를 성공시킨 피노체트는 수천 명을 학살하고 칠레를 신자유주의의 실험장으로 만들었다.

1976년 제럴드 포드(공화당) 정부는 아르헨티나에서 일어난 호르히 비델라의 극우 쿠데타를 지원했다. 당시 미국 국무장관 키신저는 아르헨티나 쿠데타 세력에게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빨리 하는 게 좋다”며 사실상 쿠데타 계획을 지지했다. 이후 아르헨티나에서는 군부 독재 시기에 3만여 명이 납치·살해됐다.

2002년 조지 W. 부시(공화당) 정부는 베네수엘라에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을 반대하는 우익 쿠데타가 발생하자 신속히 쿠데타 정부를 인정해 줬다. 다행히 친미 우익을 반대해 베네수엘라 대중이 들고일어나 쿠데타를 좌절시켰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국주의적 개입 시도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2006년 팔레스타인에서 기만적인 오슬로 협정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2차 인티파다의 여파로 하마스가 입법 선거에서 승리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이집트와 함께 하마스를 축출하려는 파타의 쿠데타를 지원했다.

2009년 오바마 정부의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민주당)은, 온두라스의 마누엘 셀라야 정부가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의 좌파 정부들과 동맹을 맺으려는 것을 반대한 군부의 쿠데타를 지지했다.

미국 정부의 이런 추악한 역사를 생각하면, 골드버그가 “민주주의”를 들먹이는 것은 정말이지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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