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축출 2차 셧다운이 조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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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1월 30일(한국 시각 31일 새벽) 이민세관단속국(ICE) 축출 ‘전국 셧다운’이 벌어질 예정이다.
이번 행동은 미네소타대학교 학생회들이 발의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1월 23일 미네소타 ‘셧다운’ 직후부터 이 투쟁을 전국으로 확대하자는 호소가 온라인에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1,000곳 넘는 단체들이 그에 응해 1월 30일 ‘전국 셧다운’ 동참 호소에 연명했고, 그보다 훨씬 많은 단체들이 동참 입장을 내놓았다. 공식 웹사이트에 등록된 것만 크고 작은 도시 250여 곳에서 ‘셧다운’이 예정돼 있으며, 1월 31일에도 대규모 거리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벌어질 예정이다.
‘전국 셧다운’을 앞두고 이미 저항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1월 26~29일 뉴욕·로스앤젤레스·보스턴·시카고·포틀랜드 등 미국 주요 도시 최소 22곳에서 ‘전국 셧다운’ 동참을 호소하는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필라델피아 시위대가 처음 합창해 널리 알려진 투쟁 노래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우리 친구들이 총 맞아 쓰러질 때 침묵하지 않으리.”
저항은 거리 시위 형태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텍사스주 댈러스에서는 시위대 수백 명이 ICE 구금 시설 앞에서 석방 촉구 시위를 벌였다. 이민단속반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아 시위를 폭력 진압하는 동안 시설 안에서는 갇힌 아이들이 여러 언어로 “우리를 풀어 주세요”하고 입을 모아 외치고 있었다.
미니애폴리스와 뉴욕에서는 각각 수백 명의 시위대가 이민단속반에 숙소를 제공하는 힐튼호텔 로비를 점거했다.
뉴욕 점거 시위대 65명이 1월 27일 밤 뉴욕시경에 연행되자, 민주사회당(DSA) 소속 뉴욕시장 조란 맘다니는 시위대를 옹호하며 “불량 조직 ICE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연행자 대부분이 다음 날 아침 석방됐다.
노동자들이 기층에서 행동을 조직하는 것도 눈에 띈다. 미국 노총 AFL-CIO와 전미서비스노조(SEIU) 등 대형 노조의 중앙 지도부는 ‘전국 셧다운’ 연명에 동참하지 않았지만, 산하 지부 단위에서는 동참이 활발하다. 한 현지 언론은 여러 부문의 노동조합 지부 약 500곳 이상이 연가 투쟁 등의 방식으로 ‘전국 셧다운’에 동참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보건 노동자들의 격노는 특히 크다. 1월 24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단속반에 사살된 알렉스 프레티는 생전에 간호사였다.
1월 26일 월요일 전국 수백 곳의 대형병원에서 보건 노동자들이 근무 교대 시간에 맞춰 약식 추모 집회를 열었다. 전미간호사노조(NNU) 여러 지부 SNS들에는 ‘전국 셧다운’ 동참을 촉구하는 조합원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1월 12일부터 계속 파업 중인 뉴욕 간호사 1만 5,000명은 프레티를 추모하고 ICE 축출 저항에 연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간호사는 이웃을 지킨다” 하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대륙 반대편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의료 기업 ‘카이저 퍼머넌트’의 노동자 3만 1,000명이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1월 26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출정 집회에서 노동자들은 뉴욕 간호사 파업에 연대를 표하고 미니애폴리스에 연대하는 ‘셧다운’ 동참을 결의했다.
대학가와 중고등학교에서도 저항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한 현지 언론은 미네소타주와 이웃 주들을 중심으로 고등학교 10여 곳의 학생들이 서로 공조해 1월 30일 등교 거부 행동을 조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4년 미국 대학가를 격동시켰던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들도 곳곳에서 저항에 동참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정의를 지지하는 학생들(SJP)’ 지부 수십 곳이 ‘전국 셧다운’ 호소에 연명하고 동참을 호소하는 집회를 각 캠퍼스에서 벌였다. 캘리포니아대학교 LA 캠퍼스(UCLA)에서는 SJP 지부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노동자들’ 지부, 대학 노동조합 등이 수백 명 규모의 학내 집회를 벌였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조금 개선된 ICE가 아니다! ICE를 완전 폐지하라!” 어느 대학생이 손에 든 쿠피예를 휘두르며 맹렬한 연설을 하자 시위대는 이에 호응해 외쳤다. “하나의 투쟁! 하나의 싸움!”
다른 운동들도 이 저항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지난해 여러 차례 ‘왕은 없다(No Kings)’ 전국 행동을 벌인 반트럼프 운동 단체 ‘50501’은 ‘전국 셧다운’ 호소에 연명했고, 3월 28일 ‘왕은 없다’ 전국 시위도 발의했다.
이들을 격동시키는 것은 미국 곳곳의 동네에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지역 주민들의 저항이다.
여러 지역 주민들은 ICE의 단속을 막으려고 유치원과 초등학교 앞에 대형 쓰레기통으로 약식 바리케이드를 치고, 주거 지역 진입로에 대형 물통 등으로 ‘ICE를 검문하는 검문소’를 설치한다.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규찰대를 꾸려 이민단속반이 자주 출몰하는 ‘타겟’ 등 대형 마트를 순찰하다가 단속 나온 이민단속반과 충돌하는 일은 트럼프 치하 미국 사회의 일상적 풍경이 됐다.
미니애폴리스의 탄탄한 주민 네트워크는 특히 귀감이 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를 현지 취재한 베테랑 탐사 기자 로버트 워스는 이렇게 보도했다. “2020년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부터 강화된 … 주민 모임들이 정당방위 조직으로 변모하고 있다.”(《애틀랜틱》)
미니애폴리스 주민들은 아이들을 등교시킨 후 타운홀에 모여, 단속반과 시민으로 역할을 나눠 ICE의 가택 침입, 거리 단속에 대응하는 훈련을 한다. 훈련을 마친 주민들은 아이들을 하교시키고 거리 시위에 나선다.
이렇듯 저항이 계속되자, 미네소타주에서는 경찰들이 집단적으로 병가를 내고 시위 단속을 회피하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도 경찰서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ICE의 단속을 비난했다.
그러나 트럼프도 쉽게 물러서지 않으려 한다.
트럼프는 저항에 밀려 ‘돌격대장’ 그레고리 보비노를 1월 26일 경질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를 대신해 ‘국경 차르’ 톰 호먼을 미니애폴리스에 급파했다. 호먼은 ICE의 전 국장으로 트럼프 정부의 야만적 이민 단속 작전을 설계하고 총괄 지휘하는 인종차별적 극우 인자로, 26일과 29일 두 차례나 “애국자들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트럼프도 그런 호먼을 칭찬하며 1월 29일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미네소타에서 범죄자들을 없애야 한다. 범죄자들을 이 나라에서 내쫓아야 한다. 거기서 내 입장이 바뀐 것은 없다.”
호먼이 미니애폴리스에 도착한 27일에 ICE는 단속 작전을 펴며 미니애폴리스 주재 에콰도르 영사관 난입까지 시도했다. 외교 공관은 그 기관이 속한 국가의 영토로 간주되므로, 말하자면 ICE는 타국을 침공한 셈이다.
ICE 등 이민단속반은 전열을 재정비하며, 공포를 부추기고 저항을 분쇄할 능력을 입증하려 기를 쓰고 있는 것이다.(관련 기사 본지 569호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경고! 미국에서 신종 파시즘이 형성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이 깡패들을 더 물러서게 만드는 것이 사활적으로 중요하다. 30일 ‘전국 셧다운’과 31일 동시다발 시위는 저항 확대의 중요한 디딤대가 될 수 있다. 30일~31일 전국 행동에 연대를 보내며, 대성공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