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에서 보내 온 ICE 축출 ‘셧다운’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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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적인 이민단속국(ICE)과 트럼프 정부에 맞선 저항이 커지고 있다.
ICE가 연초 러네이 굿을 사살한 지 몇 주 지나지 않아 국경순찰대가 알렉스 프레티를 살해했다. 또한 ICE가 5살 꼬마 아이를 미끼로 그의 가족들을 납치하는 장면도 큰 공분을 샀다.
트럼프는 국경순찰대 대장이었던 ‘강경파’ 그레고리 보비노를 경질하며 꼬리 자르기를 시도했지만 분노는 전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번 1월 30일 금요일 전국 집회 때는 학생들이 치고 나왔다. 미네소타 대학의 여러 학생 단체들(소말리아인 학생 연합, 에티오피아인 학생 연합, 흑인 학생 연합, 라이베리아인 학생 연합)과 대학원생 노동조합이 발의했고 전국에서 1,000곳 이상의 단체들이 호응했다. 미국 전역의 300개 이상의 집회에서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민 단속국은 모든 곳에서 나가라!(ICE Out of Everywhere!)”
내가 사는 캠퍼스 타운에서도 대학생들의 집회, 고등학생들의 동맹 휴교와 행진, 그리고 동네 주민들의 집회까지, 하루 동안 집회가 무려 세 개 열렸다!
점심시간이 지나자, 학교 상징 동상 앞에 학생 수백 명 모였다. 학교에서 번화가까지 힘차게 행진하는 동안 행렬이 계속 불어나 천 명 이상이 도로를 메웠다. 최근 몇 년 새 가장 많이 모였다.
파업 중인 스타벅스 노동자들도 함께했다. 아파트와 학교 건물에서 사람들이 창문을 열고 환호해 줬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자신을 시위 조직자라고 소개한 학생은 연단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오늘 일을 멈추고, 학교에 나가지 않고, 돈을 쓰지 않음으로써 우리가 현재 벌어지는 일에 동의할 수 없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거리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봅니다. 우리의 지도자들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며 우리를 바보 취급합니다. 참을 수 없습니다.”
비슷한 시간에 주변 고등학교에서도 학생 100여 명이 동맹 휴교를 하고 학교에서 지역 법원까지 행진했다. 학생들은 얼음 조각을 바닥에 쏟고 발로 밟아 깨트리는 퍼포먼스로 ICE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열댓 명의 교사들도 점심시간을 틈타 학생들에게 지지를 보냈다.
퇴근 시간이 되자 지역 주민들도 모이기 시작했다. ‘긴급 대응 핫라인,’ 지역 팔레스타인 연대 커뮤니티, 무슬림 행동위원회 등이 공동 주최한 집회에도 100명 이상이 모였다. 이 집회에서 무슬림 행동위원회의 한 회원은 알렉스 프레티가 살해당하기 직전 국경순찰대에게 공격당하던 여성을 구하려 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여기 모인 누구도 알렉스 프레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이웃을 지키려 한다는 점에서 알렉스 프레티입니다. 우리는 부정의에 침묵하지 않기로 했다는 점에서 알렉스 프레티입니다.”
지역 상점들도 트럼프 정부 규탄과 ICE 추방 캠페인에 힘을 보탰다. 몇몇 가게들은 하루 동안 혹은 집회가 진행되는 몇 시간 동안 휴업에 동참했다. 휴업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시위대를 응원했다.
곳곳에서 ICE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다양하게 나왔다. 한 카페는 당일 수익 전부를 미네소타의 이민자 긴급 대응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얼음(ICE)을 녹이는 뜨거운 음료”라는 해시태그를 다는 캠페인이 벌어졌다. 지역 레코드 판매 가게에서는 하루 종일 집회 노래를 틀어 줬고, 상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가게에서 편하게 쉬다 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요즘 Z세대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치킨 체인점 ‘레이징 케인즈’에서는 알바생들이 나섰다. 알바생들은 ‘Fuck ICE’ 손팻말을 들고 시위대에게 무료 음료 쿠폰을 나눠 줬다.
기층 저항의 자신감이 충만하다
1월 30일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집회는 사람들이 ICE와 트럼프에 맞서 싸울 준비가 충만함을 보여 줬다. 트럼프의 ICE가 가족을 생이별시키고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할 때, 지역 주민들이 서로를 방어한다. 겁에 질린 이민자 이웃을 자신의 집에 숨겨 주거나, 대신 장을 봐 주고 자녀의 통학을 돕는다.
화이트칼라 직장인, 학생, 선생님, 마트 캐셔, 행인들… 지극히도 평범한 이런 사람들이 총으로 무장한 ICE 대원 앞에서 호루라기를 불고 고함을 질러 이들을 쫓아낸다.
경찰에 대한 불신도 팽배해지고 있다. 경찰과 주방위군은 ICE 대원들을 보호한다. ICE 대원들이 묵는 숙소 앞에서 소음 시위를 하면 경찰은 사유재산 보호를 구실로 시위대를 공격적으로 해산시키려 한다.
미네소타에서 벌어진 러네이 굿 살인 사건은 평범한 사람들을 각성시켜 반(反)트럼프 운동의 템포를 바꾸었다. 지난해 시작된 반트럼프 운동은 한 달에 한 번씩 개최됐고, ‘왕은 없다(No Kings)’ 집회는 분기별로 ─ 작년 6월, 10월 이후 올해 3월 말에 세 번째 집회 ─ 조직됐었다. 현재는 훨씬 자주 열리고 있다.
또한, 미네소타에서 벌어진 일련의 살해 사건 이후의 투쟁은 그야말로 풀뿌리 운동이 이끌고 있다. ICE 긴급 대응 핫라인, 자원봉사 네트워크, 토론 모임 등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운동의 규모와 자신감이 성장하면서 ‘50501’처럼 정치가 두루뭉술한 단체도 “총파업”을 말한다. 이곳 미국에서 이제 총파업은 사회주의자들만의 단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