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점거 파업:
지지와 연대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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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노동자들의 영웅적인 점거 파업은 불황기에도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1천5백여 명 강제 퇴직과 9백76명 대량 해고에 맞서 1천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한 달 넘게 공장을 점거하고 싸워서 이명박의 고통전가 정책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고, 투쟁의 정당성이 주목받고 있다.
노동자들은 중장비와 완성차, 부품을 동원해 철통 같은 바리케이드를 쌓고 경찰 침탈에 대비하며 투지를 드높이고 있다. 분임토론과 조별교육, 집회를 통해 파업대오의 결속도 나날이 강화하고 있다.
‘세상 보는 눈이 몰라보게 바뀌었다’, ‘조중동과 경찰을 달리 보게 됐다’, ‘전에 없던 삶의 자신감을 느낀다’는 얘기를 노동자들에게서 쉽게 들을 수 있다. ‘노동자 연대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사람도 많다. “파업은 노동자의 학교”가 되고 있다.
현장조합원 민주주의도 강화되고 있다. 쌍용차 한상균 지부장은 “제대로 못하는 점이 있으면 질타하면서 지도부를 바로잡아 주는 등 [조합원의] 기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합원들의 뜻이 반영돼 그동안 노조가 제시했던 양보 교섭안을 폐기하면서 파업 대오가 한층 강해졌다.
쌍용차 파업이 전국적 주목을 받으면서 대학생 나눔문화, 소울드레서, 수원촛불 등이 지지 방문하고 한국기독교장로회 목회자들과 보건의료인들이 시국선언에서 쌍용차 파업 해결을 요구했다. 쌍용차 파업이 반이명박 운동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지가 늘고 있는 것이다.
6월 10일 ‘6월항쟁 계승 민주 회복을 위한 범국민대회’ 참가는 일종의 전환점이었다. 3백 여 명의 파업 노동자들은 시민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고, 파업 노동자들도 “금메달을 단 기분”이라며 자신감이 고양됐다.
반이명박 투쟁의 또 다른 상징
쌍용차 파업이 반이명박 투쟁의 또 다른 상징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정부의 강제 진압 저지 효과도 내고 있다.
이처럼 쌍용차 노조의 6·10대회 참가는 파업 노동자들에게 큰 정치적 자산이 됐다. 따라서 쌍용차 투쟁을 반이명박 정치 투쟁과 연결하려는 노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
사측은 경찰력 투입에 대한 부담이 크자 구사대를 앞세워 공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이른바 ‘노노갈등’을 조장하고, 경찰 투입의 빌미로 삼으려 했다.
그러나 6월 16일 구사대 3천여 명을 앞세운 사측의 강제 진입 시도는 실패했다. 결근 처리와 구조조정 대상 선정 등 협박에 못 이겨 강제 동원된 노동자들이 수십 년 한솥밥 먹던 동료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에 적극적일 리가 없었다. 이 말 못 할 인간적인 고통이 최근 또 한 명의 노동자를 급성 스트레스성 혈관질환으로 숨지게 했다.
다급한 사측은 용역깡패 3백여 명과 관리자들을 이끌고 공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가족대책위의 눈물어린 저지선을 감히 뚫을 수는 없었다. 경기와 충청지역의 금속노동자들을 비롯한 활동가들과 학생 5백 명의 공장 사수 투쟁은 실질적인 힘이 됐다.
이 야비하고 잔인하기 짝이 없는 시도는 노동자들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승리를 위해서는 더한층 단결을 강화해야 하고, 현장조합원 민주주의를 통해 투쟁대오의 결속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 점에서 교섭 내용을 그때그때 조합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한상균 지부장의 다짐은 고무적이다.
연대 투쟁도 더 확대돼야 한다. 6월 1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상경 투쟁을 하고 20일 평택공장에서 연대 집회를 하겠다는 금속노조의 멋지고 훌륭한 계획은 꼭 성사돼야 한다. 그 외에도 민주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나 ‘일방적 정리해고 반대 자동차산업 회생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의 범국민대회 등이 조직돼야 한다.
‘화물연대 파업 종료 등으로 6월 하투가 사실상 끝났다’는 보수 언론의 주장은 그들의 헛된 바람일 뿐이다.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의 파업 일정 외에도 공공부문의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고, 임시국회는 이명박 앞에 놓인 지뢰밭이나 다름없는 실정이다.
언론악법 개악 시도에 맞선 언론노동자들의 투쟁, 비정규직법·최저임금법 개악 반대 투쟁도 준비되고 있다.
쌍용차 파업을 승리로 마무리해 경제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서민에게 전가하는 이명박 정부에 일격을 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