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계약서’를 합의해 준 금호타이어 노조 지도부:
지도부를 뛰어넘는 독립적 투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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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이 노조 지도부의
노조 지도부는 합의안이 마치
합의안은 연간 1천7백여 만원에 달하는 임금
더구나 지도부는
따라서 4월 8일까지 진행되는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금호타이어 노조 지도부의 배신적 합의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한 조합원은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고광석 지도부는 워크아웃 기업에서 양보 말고는 무슨 대안이 있냐고 조합원들을 몰아붙여 왔다. 금속노조 정책연구원도
그러나 양보와 투쟁 회피는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는 최악의 카드다.
1999년 대우차 워크아웃 당시에도 노조 지도부가 양보 교섭에 매달렸지만, 채권단은 결국 눈 하나 깜짝 않고 1천7백50명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뒤늦게 파업을 선언했지만, 노조 지도부의 거듭된 양보로 사기가 꺽이고 희망을 잃은 노동자들이 다시 투쟁에 나서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지금 금호타이어 노조 지도부의 거듭된 양보도 조합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혼란 속에서 일부 노동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러나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는 모두 기업주와 채권단의 이윤을 보존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희생시키는 과정이다.
진정한 대안은
위기에 처한 재벌
투쟁의 대안
지금 채권단은 체불 임금을 볼모로 노동자들의 양보를 협박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합의안이 부결되면 아웃소싱 대상자를 포함해 1천2백여 명의 고용이 위태로워 진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래서 적잖은 노동자들이 북받치는 분노에도 불구하고 부결 투표를 주저하고 있다.
이번 합의가 금세 끊어질 썩은 동아줄이라는 점을 노동자들이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현 지도부를 뛰어넘는 독립적인 투쟁의 부재가 바로 그 이유다.
이 점에서 금호타이어정리해고철폐투쟁위원회, 현장 공동대책위원회, 민주노동자회 등의 지도부에게 아쉬움이 크다. 이들은 옳게도 양보 교섭을 비판하며 협상안 부결을 주장하지만, 노조 지도부로부터 독립적인 행동을 조직하지는 않고 있다.
특히 노조 지도부가 파업을 선언해 놓고도 양보 교섭에 매달리던 4월 1일, 금해투 등의 지도부는 무기력하게 노조 지도부의 교섭만 지켜보고 있었다. 독자적인 집회로 조합원들을 조직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고광석 지도부는 이런 약점을 교묘하게 파고 들었다. 지도부는 4월 6일 발표한 대자보에서
지금이라도 금해투 등은 공장 곳곳을 누비며 행동을 조직하고 공개적으로 부결을 선동해야 한다. 그래야 설사 합의안이 가결돼도 지속적으로 투쟁을 조직할 수 있다.
금해투는 합의안이 부결되면 곧바로
혹여 차기 선거에서 노조 지도권만 바라보고 당장의 과제에 소홀한다면, 조합들의 불신과 실망을 사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분노가 절망으로 바뀌고 투쟁 가능성의 섟을 죽인 다음에는 이후를 도모하기 힘들 수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지금 금호타이어에선 투쟁의 구심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