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0 팔레스타인 연대 8차 집회·행진:
이스라엘의 만행과 이를 후원하는 미국을 규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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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를 봉쇄해 온 이집트 정부도 비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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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0일 오후 이태원 일대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한국의 36개 단체가 이 집회에 연명하여 지지와 연대를 표했다.
이날 집회는 가자지구를 침공한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시티를 포위하고 시가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학살자 이스라엘과 이를 돕는 미국을 규탄하고, 영웅적 저항을 이어가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연대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는 이태원 이슬람 서울중앙성원의 정오 예배가 끝나는 오후 1시 30분에 시작됐다. 예배를 마친 무슬림들과, 그 밖에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이태원역 2번 출구까지 행진했다.
참가자들의 인종, 연령, 정치적·종교적 배경은 저마다 달랐지만 팔레스타인 해방에 대한 염원만큼은 하나였다.
“Down, down, Israel(이스라엘에 패배를)!” “Free Gaza(가자에 자유를)!”
“From the river to the sea, Palestine will be free(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될 것이다)!” 역사적 팔레스타인 영토 모두가 해방되기를 염원하는 이 유명한 구호를 남녀노소 모두가 한목소리로 외쳤다. 행인들도 행진 대열에 손을 흔들고 행진 장면을 핸드폰에 담았다.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될 것이다”
행진 대열은 이태원역에 도착해 집회를 시작했다.
이집트인 하니 씨는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의 의의를 강조하며 연대를 계속하자고 호소했다.
“가자지구에서는 저장해 둔 식량과 물이 동나 이제 빵 하나를 수십 명이 나누어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투쟁은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강대국의 지도자들마저 ‘전 세계 여론이 이스라엘에 적대적으로 변했다’고 말합니다.”
하니 씨는 이스라엘을 돕는 미국과 다른 정부들도 매섭게 규탄했다. “미국이야말로 테러의 수장입니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어떤 짓을 했는지 떠올려 보십시오.
“아랍 국가 지배자들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고 싶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이 지원한 탱크로 권력을 잡은 배신자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들의 종말은 멀지 않았다. 아랍 민중이 당신들을 끝장낼 것이고, 그렇게 시온주의 국가도 끝장낼 것이다!’”
노동자연대 김종환 활동가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저항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언론들은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이 미처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만 말합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자신의 땅을 지키고 있습니다. 총이 있는 사람은 총으로, 대포가 있는 사람은 대포로, 아무것도 없는 사람도 맨몸으로 이스라엘에 맞서고 있습니다.
“하마스 관계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지금 이스라엘은 모든 것을 얻겠다며 휴전 중재도 거부하고 싸우고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이스라엘은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을 과소평가했다.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을 보라. 알제리를 보라. 그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식민 통치는 끝날 것이다.’
“이스라엘이 모든 것을 잃도록, 우리도 팔레스타인 연대의 목소리를 키웁시다.”
‘예수살기’의 최헌국 목사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학살을 규탄했다.
“엊그제 도저히 형언할 수 없는 영상을 봤습니다. 한 할아버지가 폭격을 맞아 반토막 난 아이의 시신을 안고 병원으로 달려가는 영상이었습니다. 저도 네 살 난 손자를 둔 할아버지입니다. 그 영상을 보면서 손자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목사로서, 기독교의 성지이기도 한 이스라엘에 발을 디디고 싶지 않습니다.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해서는 그곳에 달려가겠지만, 성지 순례를 위해서는 이스라엘에 결코 가지 않을 것입니다.”
“기독교 목사의 신앙적 관점으로 보면 기독교인과 무슬림 모두가 아브라함의 자손이고 형제 자매입니다. 팔레스타인에 평화를! 이스라엘은 학살을 중단하라!”
이집트인 무함마드 씨는 오늘이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이 시작된 지 34번째 날”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지금 가자지구는 봉쇄 때문에 음식도, 물도, 전기도, 통신도 끊긴 상황입니다. 가자지구에 필요한 구호 물자의 단 1퍼센트만이 반입이 허용됐다고 합니다. 가자지구에 진입한 구호 차량이 이스라엘의 폭격을 당하지 않으리라고 전혀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매우 엄중한 상황입니다. 우리 마음도 힘들 수 있지만, 운동의 모멘텀이 끊이지 않도록 계속 소리 높여 인종 학살을 규탄하고 진실을 알립시다.”
이후 집회 참가자들은 이집트 대사관 방향으로 행진했다. 이집트 정부를 비롯해 다른 중동 정부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과 죽음을 외면하는 데에도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집회 참가자들은 “라파흐 국경 개방하라”, “가자지구 봉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힘차게 외치며 한남오거리 방면으로 행진했다.
라파흐 검문소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통제하지 않는 유일한 외부 연결 통로다. 시위대는 이집트 정부를 향해 이곳 통행로를 무조건, 즉각, 영구적으로 개방해 구호 물품을 반입하고 더 많은 희생을 막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집회 조직자들은 집회 참가자들의 이런 뜻을 담은 항의 서한을 이후 이집트 대사관과 다른 아랍 국가 대사관들에 전달하기로 했다.
시위대는 한남오거리에서 행진을 마무리하며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을 지속할 것을 다짐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의 야만적인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놀라운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오늘 행동은 바로 그 저항에 연대하는 국제적 운동 물결의 일부다.
몇몇 대학 캠퍼스에서는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이 추방돼야 한다고 요구하는 캠페인이 시작됐다.
팔레스타인이 모두 해방될 때까지 연대가 계속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