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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은 경제 위기 고통전가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의 통합진보당 마녀사냥은 하반기에 더 가속도를 낼 재벌 퍼 주기, 노동자 쥐어짜기를 위한 정지 작업이기도 하다.

실제로 국정원이 통합진보당 마녀사냥을 시작한 날, 박근혜는 10대 재벌 총수들과 만나 기업 활동의 “장애물을 제거”하겠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는 대선 때 경제민주화 법안으로 공약했던 상법 개정안도 후퇴할 수 있다고 했고, “통상임금은 공멸의 문제다, 규제를 풀어 달라”는 재벌들의 요구에도 맞장구를 쳤다.

새누리당은 9월 국회를 “경제 엔도르핀 국회”로 만들겠다며 기업 규제를 완화하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등의 온갖 개악들을 준비하고 있다.

얼마 전 발표한 전월세 대책만 봐도 박근혜 정부가 부자 퍼 주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의 대책에는 전월세 상한제나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같은 실질적인 세입자 보호는 눈 씻고 봐도 없다. 대신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취득세율 인하 등과 같은 부자 감세 정책만 가득하다.

부자 감세

이명박 정부부터 계속되고 있는 이런 감세 정책은 국가재정과 지방재정을 악화시켰다. 그리고 이 때문에 지금 곳곳에서 “돈 없어서 복지를 못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공약이었던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은 곳곳에서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조선일보〉는 아예 “정부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내놓은 데 대해 솔직하게 사과하면서 … 공약과 복지 정책을 재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정부와 우파가 이렇게 경제 위기 고통전가의 고삐를 죄는 이유는 한국 경제가 여전히 침체해 있고,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신흥국 경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정부와 보수언론들은 ‘한국은 다르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올해 7월 산업동향을 보면 기업 설비투자는 15개월 연속 감소했다. 1997년 IMF 위기 이후 가장 긴 기간 동안 투자가 줄고 있는 것이다. 국내 건설 수주액도 12개월째 하락했다. 상반기에 정부가 역대 두 번째로 큰 ‘슈퍼추경’을 발표하고 1997년 이후 최대라는 4·1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좀체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경제 상황은 한국 경제에 더 큰 불안정 요소가 되고 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본격적으로 축소하기 시작하면 신흥국발 경제 위기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외환보유고가 많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의 금융시장은 크게 개방돼 있기 때문에 막상 위기가 시작되면 지금 가진 외환보유고는 단 7일치 외환 거래량에도 미치지 못한다.

실제로 올해 6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6월 10일부터 1주일간 한국 증시에서 이탈한 외국인 자금은 3조 6천억 원으로 아시아 최대였다.

이런 상황 때문에 박근혜 정부는 임금 억제, 비정규직 확대, 복지 축소, 민영화 등을 추진하며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 한다. 통합진보당 마녀사냥은 사회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며 고통전가 공격을 강화하겠다는 선전포고인 것이다.

지난 수년간 노동자들은 이미 많은 고통을 감내해 왔지만 경제가 살아나기는커녕 재벌들의 부만 늘어 왔다.

마녀사냥에 맞서며 박근혜 정부의 고통전가에 맞선 투쟁과 연대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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