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이상헌 교사 수사의뢰 300일 광주시교육청 규탄집회:
부당한 수사 중단, 검찰 기소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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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교육과 배이상헌을 지키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이 5월 4일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광주시교육청 행정폭력 300일 규탄대회’를 열었다.
광주시교육청이 배이상헌 교사의 성평등수업을 성범죄로 수사의뢰한 지 300일을 맞아 열린 집회였다. 광주뿐 아니라 전국에서 90명이 참가해, 긴 싸움에도 꿋꿋하게 싸우는 배이상헌 교사를 격려하며 함께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시민모임은 장휘국 교육감의 사과,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촉구했다. 검찰은 여덟 달이 넘도록 결정을 끌다가 최근 검찰 시민위원회에 기소 여부 판단을 의뢰했다.
전국도덕교사모임이 4월 말 전국의 중등 도덕교사들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가 이날 발표됐다. 응답자(271명)의 85퍼센트가 배이상헌 교사 수사의뢰 및 직위해제가 부적절하다고 답변했다. 많은 도덕교사들(응답자의 60퍼센트)이 비슷한 상황에 처할까 봐 두려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전교조 광주지부 김병일 지부장은 “교과서에 담긴 교육과정을 수업한 교사를 이렇게 고통에 밀어넣고 300일이 되도록” 버티는 “교육청의 작태는 정말 반교육적”이라고 질타했다. 참교육학부모회 김경희 광주지부장은 “N번방 사태 이후 많은 학부모들이 살아 있는 성교육을 해 달라고 하고 있다”며 성교육을 위축시키는 광주시교육청을 성토했다.
광주시교육청이 권위주의적 억압과 책임 회피로 일관하는 사이에 전교조 대의원 총 175명(발의 대의원 40명, 사전 동의 대의원 135명)이 사건 해결을 촉구하는 전교조 대의원대회 결의문(‘성평등 교육의 전진을 위한 특별 결의문’)을 발의해 놓았다.
이 결의문 발의에 전교조 역사상 가장 많은 대의원이 참가했다. 교사의 정당한 수업을 성범죄로 고발한 광주시교육청에 대한 분노가 큰 것이다. 지난해 전교조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 압도다수가 지지한 배이상헌 교사 방어 문제를 전교조 지도부가 계속 회피해 온 것에 대한 불만도 들어 있다.
대표 발의자인 박승철 교사는 집회 발언에서 “이것은 배이상헌 교사만이 아니라 성평등교육을 하는 모든 사람들의 문제”라며 “전교조 본부는 거대한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직위해제 상태 장기화로 재정적 곤란을 겪고 있는 배이상헌 교사에게 생활비를 지원하는 ‘급여연대’가 얼마 전 만들어져 이날 전달식을 했다. 직위해제 기간에 교사의 임금은 대폭 삭감되는데, 보험료 납부액 등을 제외하면 실수령액이 매우 적다. 배이상헌 교사가 직위해제 뒤 받은 월 급여는 최저 5만 9000원, 올해 4월 수령액은 16만원 정도에 그쳤다.
배이상헌 교사에게 1인당 매달 2만 원씩 지원하는 ‘급여연대’가 제안되자 이틀 만에 100명이 넘게 참가했고, 4월 30일 현재 149명이 신청해 총 380여만 원이 모였다(급여 지원 상한선 200만 원을 뺀 나머지 금액은 적립하고 사용처는 이후 판단한다).
집회에서 배이상헌 교사는 많은 사람들의 연대에 감사를 표하며 “우리가 원하는 학교, 성평등한 학교”를 위해 “300일이 아니라 3000일, 3만 일이 돼도 싸워 나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교육청의 부당한 횡포에 맞선 이 투쟁은 교사뿐 아니라 학생, 성평등과 진보 교육 지지자 모두에게 중요하다. 이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계속 연대하자.